[데이터센터도 ‘그린’ 시대] 노틸러스가 강물에 띄운 ‘선박 DC’...‘친환경’ 수냉식 기술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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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도 ‘그린’ 시대] 노틸러스가 강물에 띄운 ‘선박 DC’...‘친환경’ 수냉식 기술 눈길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06.1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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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틸러스, 미국 ‘최악의 도시’ 스톡턴에서 ‘물 위에 뜨는’ 수상 데이터센터 운영
-자체 특허 ‘TRUE’ 냉각 방식 도입...냉매·화학물질 일절 없이 자연 냉수만 활용
-열 흡수 속도 3500배 빠르고 전력효율 극대화...계절 상관없이 PUE 1.15 유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5G 시대에 들어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의 등장과 함께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막대하게 늘어났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이 이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문제는 이 데이터센터가 최근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서버와 저장장치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각 시스템이 필수이며, 여기에서 배출되는 탄소는 웬만한 전력발전소나 항공산업과 맞먹는 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터센터가 점점 커지고 많아짐에 따라 탄소배출량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상황이다.

이에 최근 데이터센터의 트렌드가 ‘친환경’ 쪽으로 기우는 움직임이다. IT기업들은 너도나도 전력량을 최소화하고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총동원해 ‘그린 데이터센터’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기업마다 그린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녹색경제신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국내외 주요 IT기업들의 친환경 데이터센터 사례를 찾아보기로 했다.

노틸러스의 '선박 형태' 스톡턴 1 데이터센터. [사진=노틸러스]
노틸러스의 '선박 형태' 스톡턴 1 데이터센터. [사진=노틸러스]

기존 틀을 깬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면서 주목받은 기업이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노틸러스 데이터 테크놀로지스(Nautilus Data Technologies)’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해군 특수부대 출신 아놀드 멕케일(Arnold Magcale)이 설립한 노틸러스는, 물에 둥둥 떠다니는 세계 최초의 ‘선박’ 형태 데이터센터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평평한 형태의 700톤급 부선을 해군조선소에서 가지고 와 개조해서 만든 데이터센터로, 2020년 12월부터 본격 운영을 개시했다. 멕케일은 현재 노틸러스의 최고기술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다.

선박 형태의 데이터센터가 가진 장점은 에너지 효율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물과 바로 가까이 있어 많은 전력을 소비하지 않고도 뜨거운 서버를 자연 냉수로 냉각시키기에 효율적이며, 접근성이 좋고 데이터센터 자체를 이동시킬 수도 있다. 지상에 있는 타 데이터센터 대비 사용하는 토지 면적이 작아 비용도 적게 든다.

노틸러스의 '선박 형태' 스톡턴 1 데이터센터. [사진=노틸러스]
노틸러스의 '선박 형태' 스톡턴 1 데이터센터. [사진=노틸러스]

다만, 노틸러스가 자사의 첫 데이터센터 사업을 개시한 부지를 두고 업계에서는 의아한 시선이 적지 않았다. 노틸러스의 ‘선박’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곳은 미국 최악의 도시로 손꼽히는 스톡턴의 칼라베라스 강 인근으로, 도시를 가로지르는 이 강은 최근 수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곳이기 때문이다.

친환경 기술로 환경문제를 개선하고, 동시에 스톡턴 지역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데이터센터 운영을 통해 ESG 경영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노틸러스는 자연 강물 바로 위에 무거운 데이터센터를 띄우면서도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틸러스는 “당사의 수냉식 데이터센터는 고성능과 고효율 및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운영으로의 글로벌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라며, “특허에 이어 각종 수상 이력을 가진 우리의 냉각 기술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규제와 요구 사항을 뛰어넘는 높은 수준의 친환경 기술임이 입증됐다”라고 전했다.

노틸러스의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노틸러스]
노틸러스의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노틸러스]

노틸러스가 데이터센터를 물에 띄우는 선박 형태로, 그러면서도 친환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데에는 자사의 특허 기술 ‘TRUE(Total Resource Usage Effectiveness)’ 냉각 시스템이 핵심으로 작용한다.

TRUE 냉각 시스템은 강 속에서 찬물을 끌어들여 데이터센터 내 서버의 열을 흡수하고 다시 강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기존 해양 및 산업용으로 활용된 냉각 기술인데, 노틸러스가 이를 처음으로 데이터센터 시설에 적용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물을 끌어들이고 다시 내보내는 과정에서 중간에 물이 새는 등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내부 폐쇄형 루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폐쇄형 루프를 통해 외부의 차가운 물이 내부 침지에서부터 서버 랙까지 도달하며 열을 흡수하고, 그렇게 따뜻해진 물은 다시 열 교환기를 거쳐 냉각된 뒤 다시 데이터센터를 순환한다.

제 역할을 모두 마친 물은 외부 개방 루프를 통해 밖으로 내보낸다. 냉각 과정에서 어떠한 냉매도, 화학물질도 사용하지 않아서 원래 상태의 물 그대로를 유지하며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노틸러스는 “우리는 데이터센터 운영에 있어서 식수를 사용하지도, 폐수를 생성하지도 않으며 (서버 열을 식힌) 물을 내보낼 때 일절 화학물질이나 냉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다중의 여과 시스템을 거치기 때문에 물이나 야생 동물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노틸러스의 'TRUE' 냉각 방식 원리. [사진=노틸러스]
노틸러스의 'TRUE' 냉각 방식 원리. [사진=노틸러스]

노틸러스에 따르면 스톡턴 데이터센터는 TRUE 냉각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기존 미네랄 계열의 오일 냉매나 공기를 이용한 방식 대비 3500배가량 빠른 속도의 열 흡수 성능과 70% 더 높은 에너지 효율을 구현했다. 소비전력 저감에도 기여해 전력효율지수(PUE)는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글로벌 최고 수준인 1.15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정부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실시하는 각종 환경 규제도 모두 충족했다. 노틸러스는 미국 해양수산청과 야생동물 관리국에서 규정하는 멸종위기종 보호 관련 규제와 캘리포니아 내 수질 및 대기질 보호, 천연자원 보호, 환경 품질법 등에서 정하는 기준을 준수하고 관련 승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노틸러스는 “수냉식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당사의 데이터센터는 현존하는 상업용 데이터센터 중 가장 낮은 수준의 PUE를 보장하며 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 30%까지 줄인다”라며, “물 위에서 운영되는 경제적 이점은 모두 가져가되, 특정 염도 및 수질 조건에 최적화되도록 기술적으로 설계돼 있어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한다”라고 강조했다.

노틸러스의 '선박 형태' 스톡턴 1 데이터센터 전경. [사진=노틸러스]
노틸러스의 '선박 형태' 스톡턴 1 데이터센터 전경. [사진=노틸러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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