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드라마’로 맞붙는 네이버·카카오 … '클럽하우스' 이어 ‘듣는 콘텐츠’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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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드라마’로 맞붙는 네이버·카카오 … '클럽하우스' 이어 ‘듣는 콘텐츠’ 인기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5.2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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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카카오, 오디오 드라마로 새 경쟁 … “유명 연예인 섭외 등 공들여”
-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 … "부담 없고 듣는 즐거움 있어" 반응
- 음성 SNS 클럽하우스 이어 오디오 기반 콘텐츠 다시 인기
- “웹소설·웹툰 등 IP 활용 쉽고 제작 비용 낮아 공급자 입장에서도 이점 많아”

네이버·카카오, 오디오 드라마로 ‘콘텐츠 대전’ 이어가나

카카오가 새로 출시한 오디오 드라마 "아파도 하고 싶은" [사진 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가 새로 출시한 오디오 드라마 "아파도 하고 싶은" [사진 제공=카카오엔터테인먼트]

국내 콘텐츠·IP 플랫폼의 대표 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듣는 드라마’로 경쟁을 벌인다. 영상이 아닌 대사와 효과음 등 ‘소리’만으로 이루어진 오디오 드라마가 속속 출시되며 시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된 채랑비 작가의 인기 웹소설 <아파도 하고 싶은>의 오디오 드라마를 출시한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아파도 하고 싶은>은 웹소설과 웹툰을 합쳐 120만 명이 열람하고, 약 45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작품이다. 이번 오디오 드라마는 배우 이준, 에이핑크 박초롱이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웹소설과 웹툰을 각색한 오디오 드라마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로도 제작됐던 <사내 맞선>과 올해 슈퍼 웹툰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았던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오디오 드라마의 경우 100만 조회수를 넘겼다. 이외에도 <나는 이 집 아이> 등의 작품이 오디오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오디오 드라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앞장서고 있는 IP 확장 사례의 하나로, 작품들의 연이은 성공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프리미엄 IP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IP 실험들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오디오 드라마 부문 랭킹 [캡처=녹색경제신문]
네이버 오디오클립의 오디오 드라마 부문 랭킹 [캡처=녹색경제신문]

네이버 역시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오디오클립으로 일찍부터 오디오 드라마를 선보여왔다. 네이버는 오디오클립을 통해 2018년부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디오 드라마를 제작해왔으며, 최근에도 꾸준히 신작을 출시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오디오클립의 오디오 드라마 부문 구독자 수는 50만명이 넘는다. 특히 단일 작품으로 1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재혼 황후>, <울어봐, 빌어도 좋고>, <문제적 왕자님> 등이 성공 사례로 꼽힌다.

카카오 관계자는 “웹소설과 웹툰 IP를 활용한 오디오 드라마에 대한 호응이 크다”며 “이용자들이 귀로 듣는 즐거움에 참신한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밝혔다.

클럽하우스 이어 ‘듣는 콘텐츠’ 열풍 … “듣는 즐거움”, “라디오 추억” 반응

이러한 오디오 드라마의 인기는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를 떠올리게 한다. 현재는 사그라들었지만 당시 클럽하우스는 미국 유명인사들과의 직접 소통이 가능해 화제를 모았다. 또 아이폰 사용자들만 이용할 수 있고 기존 가입자의 초대를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는 등 참여에 제약이 있는 점도 오히려 관심을 끌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사진과 영상 콘텐츠가 주목받아온 상황에서 소리만으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클럽하우스는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 오디오 드라마의 인기도 ‘보는 콘텐츠’에 지친 이용자들이 소리만으로 콘텐츠를 즐기며 새로운 ‘맛’에 눈을 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플랫폼으로 유통되는 오디오 드라마의 주 소비층으로 분석되고 있는 MZ세대는 ‘듣는 즐거움’을 참신한 묘미로 꼽고 있다. 오디오 드라마를 들어본 적이 있다는 직장인 A씨는 “이동 중에 영화나 예능을 보면 스마트폰을 들고 있어야 해 팔도 아프고 정신적으로도 은근히 피곤했는데, 듣는 콘텐츠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런 부담이 없다”고 오디오 드라마의 매력을 설명했다.

또 오디오 드라마는 들으며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멀티태스킹에 익숙한 MZ세대에 가장 적합한 콘텐츠로 제시되고 있다. 눈으로 집중을 해야만 하는 영상 콘텐츠와 달리 오디오 드라마는 업무를 보거나 공부를 하면서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연령대가 있는 소비층은 과거 라디오를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오디오 드라마를 친근하게 여기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별이 빛나는 밤에>와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익숙한 세대의 ‘복고 감성’을 건드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웹툰이나 웹소설 같은 젊은 층 대상 IP를 주로 활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드라마뿐 아니라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로 확장하게 되면 대상 연령대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IP 활용 쉽고 제작 비용 낮아” … 공급자 입장에서도 이점 크다

오디오 드라마는 사업자 입장에서도 충분한 매력이 있다. 인기가 검증된 웹툰·웹소설 스토리텔링을 빠르게 2차 콘텐츠 저작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IP 활용이 쉬워 성공한 IP를 보유한 플랫폼들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나 드라마는 한 편을 만들더라도 배우·장소 섭외, 시나리오 작업 등 최소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반면 오디오 드라마의 경우 웹툰이나 웹소설 문장을 그대로 가져와도 이질감이 적어 완성까지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제작 비용이 낮은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웹툰 한 편을 드라나마 영화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수십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다. 실제로 2017년도에 영화진흥위원회가 한국 영화 가운데 개봉 작품 제작비를 조사한 결과 평균 제작비는 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금은 당시보다 더 크게 올랐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반면 오디오 드라마는 소리만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섭외 등 제작 비용이 크게 낮아진다. 인기 연예인을 섭외하면 비용은 좀 더 올라가겠지만 영화나 드라마 섭외 비용에 비할 바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웹드라마도 제작비 수십억원은 기본”이라며 “하지만 오디오 드라마는 성우와 효과음 등만 갖추면 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다”고 밝혔다.

소비자와 공급자가 모두 매력을 느끼고 있는 오디오 드라마가 일시적인 인기를 넘어 새로운 장르이자 콘텐츠 포맷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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