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스마트 콘택트렌즈, 대중적 웨어러블로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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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스마트 콘택트렌즈, 대중적 웨어러블로 성큼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05.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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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용으로 내구 실험에서 출발, 대중적 디지털 웨어러블로 포지셔닝 겨냥
미래 공상과학 영화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중 사이보그가 환경을 인지분석하는 시야를 보여준 장면. 이미지=영화 캡쳐
미래 공상과학 영화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중 사이보그가 환경을 인지분석하는 시야를 보여준 장면. 이미지=영화 캡쳐

미래 공상과학 영화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에 등장하는 미래서 온 사이보그는 겉보기엔 인간과 똑같아 보이지만 고도의 기계 인간 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사물과 환경을 인지한 후 분석하고 계산해서 수치화시킨 정보를 컴퓨터 터미널처럼 볼 수 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21세기 현대인들은 이미 광범위한 의미에서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사이보그화(化) 하고 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이란 소형 모바일 전자기기를 손에 쥐고 만사를 처리하며,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 속 센서로 신체 바이탈 신호를 기록하고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그 외에 오늘날 인간의 사이보그화에 가장 근접한 테크놀로지로 스마트 스티커, 스마트 문신(타투), 스마트 안경 등이 있다. 

여기에 추가로 최근인 3월 30일,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모조비전(Mojo Vision)은 실제로 작동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고 인간의 눈동자와 외부 세상 사이를 연결해 주는 혁신적 인터페이스를 제시했다.

스마트 안경이 전자기기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사이를 이어주는 관문적 가제트(gadget)라고 한다면,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눈동자 움직임으로 기능 명령과 제어를 할 수 있는 ‘눈에 넣는 초소형 스마트 디바이스’라 할 수 있겠다.

스티브 싱클레어(Steve Sinclair) 모조 비전 사 부회장은 2023년 연말 안으로 소량(100~300개)을 정품 샘플을 생산하고 시력저하자 대상 의료용도와 고도의 정보가 필요한 하이퍼포먼스 운동선수 같은 특수 직업군을 대상으로 내구 실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은 일본 최대의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인 메니콘(Menicon)이 담당한다.

모조 비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물론 대중 소비자 대상 상용화다. 그러기 위해서 美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절차도 앞두고 있다.

모조 비전의 작동 원리와 기술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긴 하나 작은 렌즈 안에 여러 첨단 기술을 응축시킨 이통 테크의 결정체다.

눈 안에 넣어야 하는 만큼 작은 사이즈 디스플레이 안에 많은 필요 부품을 장착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기술적 도전거리다. Courtesy: Mojo Vision
눈 안에 넣어야 하는 만큼 작은 사이즈 디스플레이 안에 많은 필요 부품을 장착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기성 하드 콘택트렌즈와 유사한 단단한 소재여서 유연하고 편안한 착용감도 풀어야 할 기술적 난제로 지적된다. Courtesy: Mojo Vision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안구에 직접 접촉하는 디스플레이 인터페이스다. 1990년대 초 등장한 도스 퍼스널 컴퓨터와 흑백 모니터를 연상시키는 녹색을 띠며, 단단한 하드 콘택트렌즈와 비슷한 단단한 렌즈 속에 모래알 보다 작은 무선 초소형 프로세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회로, 배터리, 저(低) 에너지 소모 블루투스를 장착했다.

모조 비전 외에도 구글, 삼성, 소니도 조용히 다가올 스마트 렌즈 대중화에 대비해 제품 개발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구글은 지난 10년 가까이 추진해 온 스마트 안경 개발이 사실상 대중화에 실패한 이후로 알파벳 산하 베릴리 라이프 사이언스(Verily Life Science) 연구소에서 스마트 컨택트렌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콘택트렌즈는 안경에 비해 크기가 작고 신체에 직접 접촉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 포용 잠재성이 크다고 분석이다.

이미 첨단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부품 기술을 보유한 삼성 또한 광학기술과 AR/VR 기술을 접목시키는 미국 스타트업 이노베가(Innovega) 등 스타트업들과 협력하고 이 분야 첨단 기술 특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렌즈 안에 카메라를 장착해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대중 전자기기로 개발하는 전략을 탐색 중인 것으로 웨어러블 업계는 추측한다.

그런가 하면 소니는 스위스 첨단의료기 제조업체 Sensimed AG와 영국산업소재 기업 PEGL과 협력하고 기존 이미징 기술을 레버리징하는 전략에 집중한다고 시장조사 연구소인 글로벌 마켓 비전(Global Market Vision) 시장보고서(4월 20일 출간)는 보고했다.

모조 비전은 아디다스(러닝), 트레일포크(등산, 사이클링), 웨어러블X(요가), 슬롭스(겨울스포츠), 18버디(골프) 등 스포츠 기어 섹터와 상업적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Courtesy: Mojo Vision
모조 비전은 아디다스(러닝), 트레일포크(등산, 사이클링), 웨어러블X(요가), 슬롭스(겨울스포츠), 18버디(골프) 등 스포츠 기어 섹터와 상업적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Courtesy: Mojo Vision

시력 교정용 의료 콘택트렌즈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마케팅조사업체인 퓨처마켓인사이트(FMI)에 따르면, 패션용 컬러 렌즈와 난시교정용 렌즈 처방 증가, 자외선 차단 및 블루라이트 차단 등 기능성 렌즈 수요의 증가 추세를 타고 전세계 콘택트렌즈 시장은 오는 2029년까지 미화 125억 달러 규모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추세에 발맞춰 운동선수, 여행자, 시력장애자 등 주변 환경과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해야 하는 퍼포먼스 사용자들을 겨냥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매력적인 기능성 신체 강화 보철 디바이스로써 포지셔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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