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석유류 34.4% 급상승... 가공식품 등도 크게 올라
물가 상승 추세가 심상치 않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로만 살펴보면 세계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인상을 나타냈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 4월에 전년동월대비 5.7%나 급상승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7%, 전년동월대비 4.8% 각각 상승했다. 전월비는 공업제품, 서비스, 전기·가스·수도, 농축수산물이 모두 상승해 전체 0.7% 상승을 기록했고, 전년동월비는 공업제품, 서비스, 전기·가스·수도, 농축수산물이 모두 상승해 전체 4.8% 상승을 견인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8%, 전년동월대비 5.7% 각각 상승해 13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조사대상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의 물가지수를 의미한다. 생활물가지수 중 식품은 5.4%, 식품이외는 5.9% 전년동월대비 각각 올라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시름을 깊게 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번 달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전기·가스·수도 가격도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전년동월에 비해 4.8% 상승했다"면서 "상승폭이 전월에 비해 0.7%p 확대됐는데 이것은 석유류, 전기·가스·수도, 그리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름세가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 심의관은 또 "당분간 오름세가 둔화될 요인이 잘 보이지 않아 하반기에도 오름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예상했다.
전년동월대비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휘발유(28.5%)와 경유(42.4%), 등유(55.4%), 자동차용LPG(29.3) 등 유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소파(30.3%)와 빵(9.1%) 등의 공업제품도 큰 폭의 인상을 나타냈다.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수입쇠고기(28.8%), 돼지고기(5.5%), 포도(23.0%), 국산쇠고기(3.4%), 닭고기(16.6%), 참외(17.2%)의 인상 폭이 높았다.
한편 한국은행 역시 당분간 소비자물가의 오름세를 예측했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3일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4.8%)을 나타냈으며 앞으로도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4%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원유·곡물 등 원자재가격 추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나갈 방침이다.
이외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3일 열린 물가관계장관 회의에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요국 연간 물가전망을 상향조정하는 등 당분간 물가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는 등 정부당국도 물가 비상상황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