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바이든 업은 인텔’ 부러웠던 삼성·SK, 든든한 반도체 지원군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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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바이든 업은 인텔’ 부러웠던 삼성·SK, 든든한 반도체 지원군 생길까?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2.03.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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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육성’ 공약 전면 내세워...규제 완화 및 민간 주도 시장 실현될지 업계 주목
-경기에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속도...평택·용인·이천 등 생산라인 증설 탄력 기대
-반도체 인력 10만 양성 및 민관 협동 반도체 기금 조성에 정부 50조원 출자까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평택시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1등! 경제도시 평택 건설!" 유세를 진행한 모습. [사진=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 평택시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1등! 경제도시 평택 건설!" 유세를 진행한 모습. [사진=국민의힘]

윤석열 정부의 출범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후보 시절 ‘반도체 미래 도시 전략’을 핵심 산업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짙은 반도체를 두고 글로벌 빅테크 간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일발 장전이 절실히 필요한 K반도체를 물심양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특히 그간 정부 규제 등으로 기업들이 국내 생산라인 증설과 대규모 투자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바이든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인텔·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업체와의 본격적인 경쟁에 추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새 정부에 업계가 건 기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정부 출범을 환영한다”라며, “그간 행정 문제와 각종 규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던 반도체 산업에 힘을 실어주길 기대하며 한국 반도체의 미래 발전을 위해 원활한 글로벌 진출과 미래 인재 양성에 있어서 정부가 주도해 기업들을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평택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평택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기업들의 반도체 산업 투자와 관련해 유독 한국 정부의 규제 정도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의 경우 송전선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들로 인해 전기를 끌어올리는 데 5년이 걸리는 등 P1라인 공장 가동에만 7년이 걸렸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수도권 공장 총량제의 예외 사례로 인정할지를 결정하는 정부 심의만 2년이 소요됐으며, 2019년 3월 지원 방안 확정 이후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반면, 인텔·퀄컴·AMD·엔비디아 등 미국 굴지의 반도체업체는 조 바이든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투자에 날개를 펴고 있다. 미 정부가 향후 1000억 달러(한화 약 120조원) 이상의 반도체 산업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대표적으로 인텔은 최근 200억 달러(한화로 약 24조원) 규모의 지원을 기반으로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겠다고 공표했으며 이외에 엔비디아 등 다른 기업에도 잇따른 혜택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생산라인 건설 계획 역시 미국에서는 속전속결이다. 삼성은 미국 텍사스 현지에 반도체 파운드리 라인을 설립하겠다고 지난해 11월 공식화한 이후 올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가기로 했으며 2024년 하반기를 목표로 가동될 예정이다. 삼성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공장 부지를 굳이 해외로 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석열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속도 낼 것”...10만 인력 양성·기금 조성 등 각종 반도체 육성 방안 발표


윤석열 정부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당선인은 반도체 육성 정책을 목표로, 가장 먼저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 한창인 경기도를 비롯해 각 지역에 반도체 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산업 발전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AI 반도체 등 다양한 시스템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선도국을 추월할 수 있도록 기업의 기술 혁신과 설비 투자를 적극 유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 중인 평택·용인·이천 등 부지에 눈길이 쏠린다.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강화하는 삼성은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평택 3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며 4라인 설립에도 예열작업을 가하고 있다. 평택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세제‧금융 지원 등 범부처적인 대책을 약속한 ‘반도체 메카’ 지역으로, 새 정부에서도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의 이천 M16 팹 준공식에 참가한 최태원 SK 회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이천 M16 팹 준공식에 참가한 최태원 SK 회장. [사진=SK하이닉스]

용인에서는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120조원 이상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환경 영향 등을 이유로 6개월 이상 착공이 미뤄진 바 있으며 현재는 토지 보상 등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을 풀어야 하는 과정들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나서 문제 해결에 실마리를 풀어줘야 할 곳이다. 이외에도 이천은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 M16 팹을 가동 중인 곳으로, 기업은 이곳에 추가 시설 투자를 예고했다.

차세대 반도체 산업 육성과 더불어 10만명의 반도체 기술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도체 기금 조성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민관 협동 반도체 기금 ‘코마테크펀드’에 정부 자금 50조원 이상 출자를 시작으로 민간 기업도 참여하게 함으로써 인공지능(AI)과 로봇, 미래차, 사물인터넷(IoT) 등에 활용되는 차세대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는 윤석열 당선인. [사진=국민의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는 윤석열 당선인. [사진=국민의힘]

한편,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고 첫 외교안보 일정으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두 정상의 대화가 백악관의 요청으로 기존 일정보다 하루 앞당겨진 것이다. 국민의 힘에 따르면 이날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윤 당선인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등에 대한 동맹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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