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 붐이 일어난 지난 한 해 국내·외 ESG 펀드 동향이 주목 받는다. 작년 글로벌 ESG 펀드자산은 약 3300조원, 총 펀드는 5000여개로 집계됐다. 국내 ESG 펀드자산은 약 8조원, 갯수는 120여개로 조사됐다.

서스틴베스트 정다솜 선임연구원은 "(ESG 워싱 방지를 위해) 최근 국내에서도 펀드 정보공시를 손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진짜 ESG 펀드를 구별하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작년 글로벌 ESG 펀드, 자산 2조7400억 달러…전년 대비 70% 증가

글로벌 금융정보기관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ESG 펀드 자산은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한 2조7400억 달러(약 3300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모닝스타는 ESG 펀드 투명성 강화를 위해 투자설명서 등 자료를 검토해 펀드 약 1200개(약 1조4000억 달러)를 ESG 펀드 리스트에서 제외한 바 있다.

이 영향으로 ESG 펀드 자산총액은 3분기 발표(3조7000억 달러) 대비 명목적으로 큰 폭 감소하게 됐다. 모닝스타 측은 "펀드 공개 정보를 재검토하고 지속 가능한 투자 분류기준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펀드 종목 조정은 전체적인 자금 흐름과는 무관했다.

지난 4분기 글로벌 ESG 펀드에는 전 분기 대비 12%(1420억 달러) 증가한 자금이 유입됐다. 이 기간 중 ESG 펀드도 총 266개(전체 중 5%) 늘어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국내 ESG 펀드, 지난해 펀드시장 이끌어…"옥석 가리기 본격화"

국내 ESG 평가·리서치 전문기업 서스틴베스트는 7일 국내 ESG 펀드 동향을 분석한 '하반기 ESG 펀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ESG 펀드자산총액은 총 7초906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5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ESG 펀드 갯수는 총 116개로 전년 대비 56개(93%) 증가했다.

미국 긴축 재정기조 등의 영향에 지난 하반기 ESG 채권형 펀드는 약 6000억원 빠지는 등 부진했으나 주식형 ESG 펀드가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국내 주식형 ESG 채권에는 3737억원이 유입되며 같은 기간 약 4조원 빠진 일반 주식형 펀드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ESG 펀드가 국내 펀드시장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ESG 펀드는 벤치마크 지수 대비 수익률도 견조했다. 국내 주식형 ESG 펀드는 하반기 -3.30%를 기록하며 코스피 대비 6.38%, 코스피200 대비 6.87%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스틴베스트 정다솜 선임연구원은 "벤치마크 지수 내 대형주가 작년 부진했던 등 여러 이유가 있으나, 전기·수소차, 친환경 첨단소재 등 친환경 기술주가 포함된 ESG 펀드 비중이 높아진 영향이 주요하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진 이유는) ESG 펀드가 양적으로 늘어난 배경도 크지만 무엇보다 투명성 문제 때문"이라며 "유럽 SFDR(지속가능금융 공시규제)과 같은 국내 펀드공시 환경이 갖춰지면 자연스레 진짜 ESG 펀드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