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풀 꺾인 ESG 채권…“ESG 영향력은 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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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풀 꺾인 ESG 채권…“ESG 영향력은 건재”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2.2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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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 ESG 채권 발행액
지난해 월평균 절반 수준 하락
채권시장 ESG 영향력 견조
[출처=Unsplash]

최근 두 달간 ESG 채권 발행량이 전년도와 비교해 절반 가량 줄어드는 등 ESG 채권 붐이 가라앉고 있다. 다만 ESG 이슈는 회사채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등 채권시장에서 여전히 큰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김상훈 연구원은 "지난해 초도발행 효과로 전년대비 ESG 채권 발행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ESG 경영 여부에 따라 채권금리가 달라지는 등) ESG 채권 발행이 밀물처럼 빠진 자리에서 ESG의 영향력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1~2월 ESG 채권 발행량, 전년대비 절반 '뚝'…초도발행 효과


국내 ESG 채권 발행 추이. [출처=신한금융투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2월(1/1~2/24) ESG 채권 발행액은 각각 3조3100억원, 4조6600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연간 월평균 7조2300억원을 절반 가량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9조3000억원)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로 전체 채권 발행량이 15% 줄어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HF) MBS(주택저당증권) 등 공사채 발행은 늘어난 반면 미국 긴축정책에 따른 크레딧 불확실성 확대, 초도발행 효과 등에 여전채, 회사채 등 발행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이번 해 카드채는 하나카드(1500억원)를 제외하면 발행사가 전무했다. 회사채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ESG 채권 발행액이 총 1조6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1조원(38%) 줄어들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에서 ESG 투자자산 비중을 늘린다는 정책변화도 이미 지난해 모두 반영됐다"며 "(초도발행 등 영향으로) 채권발행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막을 변수가 딱히 없다"고 말했다.


"ESG 영향력 밀물보다 썰물에서 더 빛나"…ESG 회사채 영향력 과시


이처럼 ESG 채권발행량은 올초 주춤했지만 같은 기간 ESG는 일반 회사채 발행금리 등에 여전히 큰 영향력을 끼치는 모습을 보였다.

신한금융투자 김상훈, 정혜진 연구원은 24일 발간한 <명확해진 ESG의 영향력> 보고서에서 최근 한국전력공사, 여천NCC의 채권발행 과정에서 이러한 모습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공사채 대비 한국전력공사의 발행 비중과 크레딧 스프레드가 모두 확대되는 모습. [출처=신한금융투자]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에너지 원자재값 급등에 5조8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보는 등 발전 비용부담 확대에 채권발행량을 대폭 늘렸다. 지난 12월 한국전력공사는 전체 공사채 발행량 중 절반(45.5%) 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한국전력공사 크레딧 스프레드(동일만기 국채 대비 금리차)는 23일 기준 41.5bp(1bp=0.01%)까지 벌어지며 전년 동일 대비 26.9bp 확대됐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통상 회사채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된다.

한전채는 동급 크레딧(AA+) 금리와 비교해도 7.3bp 높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신한금융투자 김상훈 연구원은 "(정부의 직간접적 지원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는 다분히 투자측면에서 ESG에 반하는 기업에 대한 명확한 행동 결과"고 분석했다. 

[출처=여천NCC]
[출처=여천NCC]

김 연구원은 이와 비슷한 예로 여천 NCC를 꼽았다. 여천NCC는 지난 11일 폭발사고로 정부가 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화학업계 최초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거론되고 있다.

여천NCC는 재해 발생 3일 후 앞서 계획된 회사채 수요예측이 진행됐고 결국 2000억원(3년물 1200억원 5년물 800억원) 전액 미달됐다.

김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이 여천NCC를 외면한 것은 높아진 ESG의 영향력을 시사한다"며 "ESG의 영향력은 밀물보다는 썰물에서 더 빛을 발한다. ESG 흐름에 반하는 대상들에 대한 행동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덧붙여 오는 3월은 통상 주주총회 등 기업일정으로 전반적인 채권시장 휴지기로 ESG 채권 발행도 한 차례 멈춰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ESG 채권이 가장 뜨거웠던 21년에도 3월은 상대적으로 발행이 적었다"며 "(미국 긴축정책, 우크라이나 전쟁 등) 이런 변화무쌍한 시기 발행이 적은 것은 발행사나 투자자 모두에게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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