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 정기주총서 여성이사 확보 총력…외부영입 한계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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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 정기주총서 여성이사 확보 총력…외부영입 한계도 지적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3.04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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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첫 여성 등기이사 추천
신한지주, 두 번째 여성이사 추진
금경연 “내부직원 롤모델 부재”
[출처=Unsplash]

이달 말 국내 금융지주의 정기주주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의 잇따른 여성이사 발탁 행보가 주목 받는다. 우리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첫 번째 여성이사를 등용할 예정이며 신한지주는 두 번째 그룹 여성이사를 발탁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외부영입에 치우친 여성이사 확보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금융경제연구소 현은주 부연구위원은 "지속적으로 외부인사로 등용될 경우 내부 동기부여 저하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우리금융, ESG 전문 송수영 변호사 추천…"후보 능력에 초점"


법무법인 세종 송수영 변호사. [출처=법무법인 세종]

우리금융지주는 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법무법인 세종 송수영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후보로 지명된 송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세종에서 주로 금융·ESG 분야를 맡고 있으며 법무부 창조경제혁신센터 자문변호사, 동반성장위원회 협력사 ESG 지원사업 운영위원회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사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발탁하게 됐다"며 "개정 자본시장법 등을 고려한 부분도 없지 않으나 무엇보다 민영화 이후 조직을 이끌 후보의 능력에 가장 큰 초점을 뒀다"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이번에 송 변호사가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임명될 경우 우리금융은 이사회 내 여성 등기이사 1명(전체 중 12.5%)을 두게 된다. 우리금융은 그간 개정 자본시장법 기준(최소 1명 이상 여성 등기이사)에 미달되며 관련 ESG 리스크에 꾸준히 노출돼왔다.


신한지주, 김조설 경제학 교수 추천…여성 등기이사 총 2명


오사카상업대학교 김조설 경제학 교수. [출처=오사카상업대학교]

신한금융지주는 3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오사카상업대학 김조설 경제학부 교수를 신규 자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아시아 경제학 전문가로 국내 복지정책을 주요 연구주제로 다루고 있으며 주 저서 「한국 복지정책 형성의 역사」는 2017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 학술 도서로 지명되기도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주 사외이사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경제·사회복지 분야 전문가인 김조설 교수를 후보로 추천하게 됐다"며 "그룹 ESG 및 금융소비자보호 부문에서 김 교수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김 교수가 정기주주총회을 거쳐 임명될 경우 신한지주 이사회는 총 2명의 여성 사외이사(전체 중 15%)를 두게 된다. 이는 KB금융과 함께 금융지주 중 최다수다.


금융지주, 타 업종 대비 다양성 개선세…외부영입 의존 비판도


지난 달 계열사 인사에서 하나금융지주는 첫 여성 CEO(노유정 하나펀드서비스 대표후보)를 발탁하는 등 금융지주사들은 적극적으로 여성리더를 전방 배치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 국내 금융지주 3곳(KB·신한·하나)은 지난 1월 '2022 블룸버그 성평등 지수(BGEI)'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외부인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다양성 확보방식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여성 등기이사는 모두 외부영입인사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회사 내 여성인재 교육을 진행했고 그 결과 CEO 등 다수의 여성리더를 배출했다"며 "다만 이러한 교육은 임원후보풀 확보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라 (내부 여성임원 등용) 가능성을 더 열어주는 역할"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전체 및 금융업종 근로자 대비 임원 비율 비교. [출처=금융경제연구소]

지난해 금융경제연구소에서 발간된 <금융권 노동시장 성평등에 관한 연구>에서 현은주 부연구위원은 "(내부 여성임원 후보풀을 확보하지 않고) 외부영입만 한다면 롤모델 부재 및 단기적으로 사외이사 중심의 여성 임원 선임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 부연구위원은 연구에서 진행한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에서 금융권 직원들이 "중간관리자나 롤모델이 육성되지 않은 채 여성임원을 등용하는 것에 급급하다보면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비교적 부족한 외부인재로 채워지게 되고 이로 인해 내부에서 여성임원 승진이 어렵다는 좌절감을 형성한다고 답변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현 부연구위원은 '외부영입은 내부 전문가가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지주사측 입장에는 "내부 전문가 부족은 일시적인 문제로 장기적으로는 관련 내부 전문가를 배출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과 장기플랜을 통한 인재육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김윤화 기자  meron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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