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미국, 러시아에 즉각 금융제재…“더 가혹한 조치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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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미국, 러시아에 즉각 금융제재…“더 가혹한 조치 남아있다”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2.22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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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든 대통령 러시아 파병 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금융제재
러시아 증시·화폐·국채가격 급락
현지시각 21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금융제재에 서명하는 모습. [출처=조 바이든 대통령 SNS]

현지시각 2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병력을 파병하는 등 전쟁 위기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러시아에 대한 자산동결, 국제거래 중지 등의 강력한 금융제재를 예고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협박" "보복"이라는 등 무타협 의지를 밝히며 향후 전개양상에 추이가 모인다.


美 러시아 독립승인 국가 두 곳 금융제재…EU "곧 제재 따라갈 것"


21일 백악관 러시아 금융제재 관련 보도자료 중 갈무리. [출처=백악관]

러시아의 파병소식에 미국과 EU는 곧바로 금융제재로 응수를 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가 독립을 주창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에 미국인의 투자, 무역 등 자금조달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러한 조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할 경우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력해 준비해온 신속하고 가혹한 경제 조치와는 별개"라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유럽연합(EU)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유럽연합은 이러한 불법행위에 가담한 이들에게 제재로 대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우르줄루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장 강력한 경제·금융 제재로 대응할 것"이라며 "금융제재는 러시아가 사실상 모든 국제 금융시장에서 차단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美 러시아 대형은행 미국 자산동결할 듯…SWIFT 배제는 보류


21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TV 연설에서 발언하는 모습. [출처=President of Russia]

그간 미국과 EU는 러시아의 도발에 금융제재를 무기로 압박해온 바 있다.

앞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19일 독일 멘헨에서 열린 안보회의 행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막대하고 전례없는 경제적 대가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두 국가에서 준비하는 제재 중에는 러시아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지급시스템 배제 안은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타국가의 금융기관 피해를 우려한 조처라고 백악관 당국자는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2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 은행의 국제결제 업무를 차단하는 제재 패키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미국 금융기관을 통한 국제결제 업무를 할 수 있는 외화결제 제휴은행의 업무를 막고, 러시아의 특정 개인 및 단체를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리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DN 명단에 오른 대상은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된다.

국제무역 전문 변호사 케이 조지는 "(외화결제 은행 업무중단은) 글로벌 무역이 대부분 달러로 이루어지는 배경에 가혹한 제재이지만 SDN 명단에 오르고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되는 것보다 더 복잡하고 치명적인 제재는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제재 움직임에 증시·화폐·국채가격 급락…"금융불안 위기 고조"


21일 기준 러시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6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모습.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재가 가까워지며 러시아 증시·루블화·국채가 모두 흔들리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21일 MOEX 러시아 지수는 전 거래일 10.50% 떨어진 3037 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20년 11월 이래 최저치로 지난 10월 고점 대비 30% 떨어진 규모다.

특히 이날 금융제재 대상으로 거론되는 VTB뱅크가 17.30% 스베르뱅크 16.89% 떨어지는 등 낙폭이 컸다.

자본유출이 가속화되며 루블화 가치도 폭락하고 있다. 21일 달러 대비 루블화는 2020년 11월 초 이래 최저치인 80루블을 기록했다. 국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0.57%로 2016년 2월 이래 최고치다.

국제금융연구소(IIF) 엘리나 리바코바 경제학자는 "(러시아의 외환보유고가 충분함에도) 이러한 잠재적 조치는 국가예산을 동나게 할 수 있다"며 "러시아 금융시스템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며 금융 불안 위험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당분간 지정학적 위험 불가피"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 및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연석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출처=청와대]

이러한 제재 분위기에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내 금융기관, 기업 등의 잠재적 충격에 대한 우려도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연석회의에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조치를 취하게 되면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01포인트(1.00%) 내린 2706.79에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6원 오른 1192.7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미국 등 서방의 제재가 이어질 것이어서 당분간 지정학적 위험고조가 불가피하다"며 "향후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인지 혹은 단기전일지 장기전일지 등에 따라 시장에 추가 반영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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