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TV토론 포커스] 안철수, 윤석열 '디지털 데이터 경제' 정책 답변에 '절레절레' 고개 흔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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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TV토론 포커스] 안철수, 윤석열 '디지털 데이터 경제' 정책 답변에 '절레절레' 고개 흔든 이유는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2.02.22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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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관위 주관 첫 토론회] 단일화 협상 결렬 후 첫 격돌, 관심 집중
- 안철수 “말씀이 핀트를 못 잡고 있는것 같다”...윤석열 코로나19 추경 관련 답변 비판
- 안철수, 디지털 데이터 경제 정책 집중 질문...윤석열 '동문서답' 잇달아
- 윤석열 자신의 정책도 제대로 이해 못한 모습...제조업 '삼성전자'도 구분 못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1일 TV 토론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디지털 데이터 경제 등을 놓고 맞붙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19일 윤석열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결렬을 선언한 뒤 이날 첫 토론에서 만난 터라 대중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의 정책인 디지털 데이터 경제 관련 질의응답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그런 추세”라며 “반면에 우리나라 정부는 확장재정으로 예산을 늘리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하고 있다. 금리를 올리게 되면서 동시에 확장재정을 하게 되면 금리 인상 효과가 상쇄돼 더 많은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이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생각을 물었다.

그러자 윤석열 후보는 “지금의 재정 확장은 임의적인 재량이라기보다 코로나19 손실보상이라고 하는 국가 의무를 지는 부분이라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우리 한국은행이나 재정 당국에서 국민이 피해를 안 보도록 여러 물가 관리나 주택 담보 대출의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피해가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이게(코로나19) 지나가면 빨리 우리가 재량지출을 줄여서 건전성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철수 후보는 “말씀이 핀트를 못 잡고 있는것 같다”며 “추경은 주로 국채를 발행해서 빚 얻는 것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땜질식 방법보단 확장 재정도 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거는 기존 예산을 구조조정을 해서 재원을 마련하면 빚을 안 얻고도 이것을 극복할 수 있다. 거기에 대해서는 제1야당에서 좀 고민이 부족하신 거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안철수 후보는 두번째 주제토론에서 윤석열 후보의 공약인 ‘디지털 데이터 경제’에 대해 질문했다. 

윤석열 후보가 모두 발언에서 "초저성장을 극복하는 방법은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 이런 것으로는 어렵다"며 "저는 여기서 강조하는 게 디지털 전환에서 더 한 걸음 나선, 디지털 데이터 경제를 강하게 키워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는 디지털 데이터 경제 정책에 대한 구체적 질문에 나선 것이다.

안철수 후보가 “디지털 데이터 경제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윤석열 후보는 “5G라거나 데이터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과, 이것들이 전부 클라우드에 모여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기기들이 전부 서로 연결돼 있으면서 정보 데이터가 물 흐르듯이 흐르고 있다. 이 속도를 더 빠르게 해야만 자율주행 자동차 , 이런 4차 산업 혁명의 총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내세운 데이터경제 정책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경제는 '데이터'가 경제활동의 중요한 생산요소로 사용되는 경제구조를 의미한다. 즉, 국가 중요 데이터가 유통, 물류, 금융, 의료, 제조, 농업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인프라를 닦아줘야 하는게 정부의 역할이다. 실생활에 가까운 예를 들자면 은행권 금융공공데이터 개방사업이 해당한다. 

안철수 후보는 데이터경제에 대해 질문했는데 윤석열 후보는 5G,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이나 클라우드 AI같은 동문서답을 한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데이터경제의 기본을 제대로 알지 못한 셈이다.

그러자 안철수 후보는 “핵심이 무엇이냐”, “말씀하시는 것은 하드웨어 쪽이지 데이터 인프라 쪽이 아니다”라고 거듭 공세를 폈고, 윤석열 후보는 “상당한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이 필요한 것”이라고 간단히 답하고 넘어갔다.

안철수 후보는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이 아니라 (데이터경제를 위한) 데이터인프라 구축을 물어본 것이다. 데이터가 전송되는 기반이 되는 하드웨어인프라가 아닌 데이터의 개방/가공/거래/유통 되는 인프라를 질문했는데 윤석열 후보는 또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 안철수 후보는 애초에 질문 자체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물어본 것이 아니기 때문.

윤석열 동문서답에 안철수 “데이터 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공공데이터가 기반"

안철수 후보는 이어 “정부 데이터 개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추가 질문에 나섰다. 윤석열 후보는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도 있는 것도 있고 보안사항도 있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안 후보는 이런 답변에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후보는 “데이터 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공공데이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정부에서 전혀 이런 것들을 공개를 하지 않다 보니까 우리나라가 갈수록 뒤쳐지고 있고, 차기 정부의 중요한 국정운영 목표 중 하나가 공공 데이터 공개라고 믿기에 여쭤본 것”이라며 “(윤 후보가) 확실하게 이런 문제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신 것 같아 그점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의 동문서답 답변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전혀 핵심을 모른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친절하게 현재 데이터경제의 중요 화두인 정부 공공데이터 개방에 대해서 콕 찝어서 물어본 것이다. 데이터경제에서 정부의 핵심 역할은 막혀있던 공공데이터를 개방하고 데이터인프라 정비를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기존 지속적인 민간의 요청에도 막혀있던 데이터들을 전면 개방한다는 원칙 아래 CDO(Chief DigitalOfficer·최고디지털책임자) 등을 통해 제도 정비와 함께 순차적으로 개방하여 민간중심 데이터 생태계 혁신을 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했으면 바람직한 답변이었을 것이다. 

윤석열 후보는 당황한 듯 “안 후보가 생각하는 그런 첨단 디지털 기술만 가지고 우리가 경제 부흥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걸 어떻게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 기업을 끌어내는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디지털 플랫폼을 구성하면 민간 관계자들이 들어오면서 절로 공공 데이터가 돌게 돼 있고, 특별히 보안을 요하는 것을 제외하면 정부가 국가 전체의 데이터 플랫폼에서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안철수 후보는 다시 한번 납득할 수 없다는 듯이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안철수 후보는 “빅데이터 기업과 플랫폼 기업은 완전히 다른데 윤 후보가 두 개를 구분을 못하는 것 같다”며 “기업의 경쟁력 제고 전략 등도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후보는 빅데이터와 플랫폼이 다른데 혼용해 사용했고, 민간 중심이 돼야 할 디지털 경제를 정부가 주도하는 관치경제로 말했기 때문이다.

선관위 주관 첫 TV토론이 MBC에서 열렸다

이 다음 발언 순서에도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질문했다. 

안철수 후보는 "미국의 경우 오바마 정부 1기부터 시작해서 안보와 관련 없는 모든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앞서가고 있다"며 "그 위에서 민간 데이터들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 정부가 이런 걸 공개하지 않다 보니 갈수록 뒤쳐지고 있어서 차기 정부 국정 과제로 생각해 윤 후보께 물어본 것"이라며 "확실한 문제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는 "데이터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안 후보는 삼성전자 같은 회사 5개가 있으면 우리 경제가 부강해진다고 하셨는데, 이제 삼성전자는 디지털 회사다. 삼성전자도 애플처럼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바뀌어야 하고, 전 세계 주름잡는 기업들은 전부 데이터 플랫폼 회사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성하면 거기 많은 민간인과 관계자들이 들어오면서 저절로 공공데이터가 공유된다"고 말했다. 

웃으며 답변을 듣던 안철수 후보는 한 번 더 발언권을 신청했다. 

안철수 후보는 '삼성전자급 회사 5개' 이야기는 세계 초격차 과학기술을 5개 분야에서 확보, 삼성전자급 기업을 5개 이상 만들어서 세계 5대 경제강국에 들어가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우리 전체 산업 중 우리나라가 가장 경쟁력 있는 것들은 대부분 제조업 기반"이라며 '삼성전자는 디지털 회사'란 윤석열 후보 발언도 에둘러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회사가 아니라 제조업 기반 회사이기 때문이다.

또 안철수 후보는 "제가 정부 데이터 공개를 얘기한 것은 빅데이터 기업"이라며 "플랫폼기업과 구분을 못하는 게 아닌가 싶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는 당초 데이터경제의 핵심인 공공데이터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질문한 것인데 자신의 공약도 모르고 계속 동문서답하자 한심하다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은 윤석열 후보가 외운 것도 이해못하고 엉뚱한 답변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는 반응이다.

한편, 안철수 후보는 앞서 “AI가 발전하려면 근본적으로 국가 데이터 개방과 인문학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타 후보들의 데이터, AI 등 신산업 관련 정책들을 비판해온 바 있다. 안 후보는 “그 언급(정부 데이터 개방)이 전혀 없이 그냥 기술 연구개발에 얼마를 투자하겠다는 것은 AI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적 지식과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고 지적해 왔다.

안철수 후보는 1988년 의대생 시절에 국내 최초 컴퓨터 백신 'V3'를 개발했으며, 국내 최대 정보보안 소프트웨어업체 ‘안랩’을 1995년 창업해 2005년까지 CEO로 재직했다. 또한 국내 굴지의 포스코그룹 사외이사에 이어 이사회 의장,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기업 경영과 과학기술 관련 두루 경험을 갖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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