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현대車, 日자동차 시장 13년 만에 재도전...관전 포인트 4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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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현대車, 日자동차 시장 13년 만에 재도전...관전 포인트 4가지는?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2.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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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오닉5 넥쏘, 전량 온라인으로만 판매
- 日 충전기 1기 당 전기차 대수 10대 부족할까?..."주택이 많아 완속충전기 보급 용이"
- 일본, 자국기업 위주 유통구조..."온라인 운영으로 비용 절감"
현대차는 8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미쓰이홀에서 일본 미디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갖고 일본 승용차 시장에 재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13년만에 다시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필두로 온라인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5월부터 주문을 접수하고, 7월부터 소비자에게 차량을 인도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다양한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를 일본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율이 높은 일본 현지 상황을 놓고 볼 때 전기차 및 수소차 공략이 먹혀들어갈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일본 내에서 지난해 전기차는 3만대 수준으로 팔렸기 때문이다. 한국은 10만대 이상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일본의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현황과 현대차의 과거 및 현재 판매전략 등을 토대로 현대차가 일본에서 재도약 할 수 있을지 분석해 본다.

일본 오사카 도심 [사진=녹색경제신문]
일본 오사카 도심 [사진=녹색경제신문]

1. 일본의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현황

한국과 비교했을 때 전기차 보급률은 상대적으로 낮을 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 구축도 미흡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이라는 시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한국과 시장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일본은 차고지증명제라는게 있기 때문에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차고지에 완속충전기를 달기가 굉장히 쉽다. 전기차 판매량이 높아지기 좋은 구조" 라며 "수소차같은 경우도 국내에는 충전소가 130기 있지만 일본에는 180기가 넘는다. 굉장히 잘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장 가치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일본 가정집에 경차가 주차된 모습 [사진=녹색경제신문]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충전기 1기 당 전기차 대수는 2.4대인 반면 일본은 10대 수준이다.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일본의 인프라 구축이 부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비자들이 불편을 적게 느낄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일본에도 몇 가지의 전기차가 판매되고 있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차량이 많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충전기가 10만기가 넘는다. 앞으로도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주택 마당에는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2. 현대車, 100% 온라인 판매 전략

현대차가 일본에 아이오닉5와 넥쏘를 온라인으로만 판매를 하는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일본은 자국기업 위주의 유통구조를 지녔기 때문에 딜러샵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에서 온라인 위주로 판매하는 것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위원 연구위원은 녹색경제신문에 "일본이 인정하지는 않지만, 일본은 예전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자국기업 위주의 유통구조가 있다. 이로 인해 땅을 빌려달라고 해도 비싸게 받고, 그렇다 보니 딜러샵을 운영하기가 매우 불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수입차 비중이 18%인 것과 비교했을 때 일본 내 수입차 비중은 5%수준에 불과하다. 일본 내에서 수입차가 버티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미다. 현대가 온라인 판매 전략을 펼치는 이유다.

김 교수는 "지금은 온라인이 보편화 됐기도 하고 테슬라가 온라인으로 성공한 것도 좋은 선례다. 이미 소비자의 트랜드는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시승이나 서비스점을 넓히고, 딜러샵은 온라인으로 대체하게 되면 비용을 절감하면서 일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일본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아이오닉5와 넥쏘를 게시했다. [사진=현대차 일본 홈페이지]

3. 현대車, 13년 전에 왜 日 시장 철수했나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무참히 패했다. 2000년 초반에는 연 2000대 수준의 판매를 이어갔지만 판매량이 점점 줄어들어 철수 전인 2008년 판매량은 500대 수준에 머물렀다. 9년 누적 판매량은 1만5000대에 불과하다. 지난해 일본차의 국내 판매량이 2만대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실적이다.

전문가들은 당시 현대차가 일본시장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로 두 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일본 국민이 한국차를 보는 시각이다. 한국차의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던 것. 김 교수는 "우리가 미쓰비시 등과 협업해 자동차를 개발했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이 현대차를 상당히 낮게 평가했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는 시장 분석 실패다. 일본의 경우 경차가 37%를 차지할 정도로 작은 차들이 인기있다. 심지어 경차의 기준은 국내(1000cc미만)보다도 340cc나 낮은 660cc다. 초소형 차량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중형차인 쏘나타는 일본 국민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에서 경차의 기준은 660cc 미만으로, 점유율은 무려 37%에 달한다. [사진=녹색경제신문]

4. 현대車, 중형 전기차로 日수입차 시장 장악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런 부분들을 검토했을 때 일본에서의 전기차 시장을 지금부터 점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를 필두로 600만대가 넘는 일본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내연기관차의 경우 현대차를 일본이 낮게 평가했던 부분은 사실이지만, 전기차는 얘기가 다르다. 아이오닉5나 EV6는 이미 전세계에서 인증받은 모델이다. 아직 단점은 있지만, 기술력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보면 되기 때문에 이번 진출은 승산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우려하는 부분은 현대차가 일본에 들이려는 차종이 중형차라는 점이다. 경차를 선호하는 일본 국민들에게 중형차가 선호도를 일으킬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김 교수는 "일단 아이오닉5는 중형차급이기 때문에 고민이 되긴 할 것. 다만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인다. 12년전 수준은 아니고 아마 어느정도의 성과는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경차의 기준은 660cc 미만으로, 점유율은 무려 37%에 달한다. [사진=녹색경제신문]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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