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채비·중앙제어 충전기 일부, 벤츠EQS 충전 불가..."소프트웨어 충돌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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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채비·중앙제어 충전기 일부, 벤츠EQS 충전 불가..."소프트웨어 충돌이 원인"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2.02.0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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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식 오래된 충전기, 벤츠 프로그램과 충돌..."충전 시작 불가"
- 전기차, 충전중 벽돌 현상 빈번..."복잡한 소프트웨어도 원인의 일부"
벤츠의 전기차 EQS [사진=벤츠코리아]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전기차 충전 관련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의 EQS는 전국 공용시설에서 운영하고 있는 개방형 급속충전기를 통해 충전이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충전기는 50·100·200㎾급 설비다. 이로 인해 EQS 차주는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벤츠 전용 충전소 혹은 완속충전기(7kW급)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벤츠코리아는 차량에 들어간 소프트웨어 일부가 충전기 프로그램과 충돌을 빚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벤츠와 충전기 업체들이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중앙제어, 대영채비 등 다양한 제조사의 충전기 가운데 연식이 오래된 일부 충전기에서 '충전이 시작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모델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충전기가 문제인지 안내하긴 어렵다"며 "벤츠 본사에서 테스트 과정을 거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충전기의 소프트웨어를 일부 수정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부분의 충전기에서 충전이 가능하지만 연식이 오래된 모델은 피하시는 것이 좋다. 일단은 완속충전기 위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사실 전기차의 충전 문제는 전기차가 보급되면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테슬라 차량의 경우 테슬라 어댑터 권고 사양인 '300A 이하 충전기'를 사용했음에도 차량시스템 오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양팔형 급속 충전기에 두 대의 차량이 충전을 진행할 경우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홈페이지에 실린 설명 대로 300A를 넘지 않는 선에서 충전을 진행하면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과전류가 되면 필요시 차량의 퓨즈가 나가기도 한다. 이런 경우 센터에 입고하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전기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례가 다양하게 올라오고 있다.

환경부 충전기만 1년 넘게 이용해오던 르노 조에 차주 A씨는 대영채비 충전기로 충전하던 도중 갑자기 충전이 중단됐을 뿐만 아니라 전기시스템 오류로 차량은 벽돌 상태가 되고, 정비소에서 확인 결과 차량 컴퓨터의 메인보드가 고장나는 손실이 발생했다. 

컴퓨터 자체를 교체한 A씨는 "원인을 밝힐 수는 없었다. 다른 분들도 전기시스템 이상으로 멈췄다는 경우가 더러 있다. 1년 넘게 문제 없이 잘 타고 있었는데 항상 충전하던 환경부 급속 충전기 사용 도중 이런 경우가 발생했다. (르노 쪽에서는) 별다른 보상이나 대응은 없고 해결책도 없었다" 며 충전 자체가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충전시 충전량이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아우디의 이트론 차주 B씨는 충전중 오히려 충전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겪었다. 차량 내부에서 차량이 충전되길 기다리던 B씨는 주행 가능 거리가 120km에서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해 이상함을 느끼고 충전기로 가보니 충전 속도는 그대로, 요금도 그대로 부과되는데 충전량은 18%에서 17%로 서서히 줄어들었다. 

B씨가 공유한 영상을 확인한 결과, 오후 10시 20분에는 충전량 16.10kW, 충전금액 4976원이었던 차량은 39분 후인 오후 10시 59분에 충전량은 16.68kW, 충전금액은 5156원으로 모두 올라갔지만 비중은 18%에서 17%로 오히려 줄어든 것.

B씨와 비슷한 현상을 겪은 니로EV 차주 C씨의 경우 급속으로 두 번을 연달아 충전했다. 처음 급속으로 59%까지 충전 후 다시 충전을 걸었는데 25분 후 54%로 5%가 떨어져 있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대영채비 고객센터 확인 결과 1회차에 36.24, 2회차에 17.31 충전됐다고 답변했다. 64kW 용량의 니로에 53.55kW을 충전했는데 54%로 뜬다는 것은 충전손실을 감안하더라도 터무니 없이 낮은 수치라는 것.

B씨는 주행 가능 거리가 120km에서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해 이상함을 느끼고 충전기로 가보니 충전 속도는 그대로, 요금도 그대로 부과되는데 충전량은 18%에서 17%로 서서히 줄어들었다. [사진=제보]

 

전기차 충전중 차량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오류 정보가 쌓여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색경제신문에 "전기차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자율주행기능까지 들어가게 되면 항공기보다도 복잡한 코딩이 들어갈 것.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소프트웨어를 일일이 검수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런 류의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전기차와 관련된 문제들은 아직까지 초기다 보니 침소봉대 할 순 없다. 테슬라도 오토파일럿이 초기부터 꾸준히 문제가 제시돼 왔는데, 문제와 관련된 데이터가 쌓이니까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나서지 않나.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의 누적분이 쌓여야 조사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벤츠 차량의 안전성 문제와 관련해 이 위원은 "(안전성 문제는) 안전연구원에서 평가를 받는데, 전수 조사는 당연히 아니다. 테스트는 통과하고 불량이 났을 것"이라며 "불량이 한 두 건 발생해서는 원인 조사를 규명하기 어렵고, 여러 건이 발생해야 국토부에서 조사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충전기의 문제 발생과 관련해 이 위원은 "초기 충전기 사업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이 맡았다. 전기공사를 하던 업체들이 사업을 맡으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라며 "지금은 포스코나 현대차가 직접 뛰어들기도 하면서 중소기업들이 많이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움직이는 컴퓨터라고 봐야 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점점 더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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