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에 엇갈린 금융업계 명암…은행·보험 明·증권 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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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에 엇갈린 금융업계 명암…은행·보험 明·증권 暗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2.07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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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총 3차례 인상
거래대금 감소에 증권사 움찔
은행·보험사는 이자수익에 활짝
[출처=한국은행]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가 총 3차례(0.75%p) 오르는 등 가파른 긴축기조에 증권·은행·보험 등 국내 금융업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위축에 증권사의 표정은 어두워진 반면, 은행과 보험사는 각각 예대금리차 확대 및 자산운용 여건개선에 활짝 피었다.


증권사, 거래대금 피크아웃에 IB 집중…"진짜 강자 가려질 것"


금리인상에 증권사는 그간 활짝 웃던 미소를 감췄다.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장세에 증권사는 2021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국내 증권사는 네 곳(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에 이른다.

그러다 금리인상이 단행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12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0조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전년도와 비교해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지난 4분기 5개 증권사 실적 전망.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선 4분기부터 실적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모습. [출처=대신증권]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2021년은 거래대금 폭증, IPO(기업공개) 활황 등에 힘입어 역사상 유례 없는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2022년 기저효과에 대한 부담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부문 외에 주로 IPO 등의 IB(기업금융) 부문 역량을 갖추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두고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은 올해 초 "지금부터는 누가 진짜 능력 있는 투자전문가인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22년은 증권업계에게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오히려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권, 예대차금리 확대에 활짝…잠재부실 관건


잇단 금리인상에 은행권은 활짝 웃고 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가감한 이자마진율인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균형을 찾아도 당분간 예대마진차는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미 금리인상이 두 차례 이뤄진 지난 12월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21%로 전월대비 2bp(1bp=0.0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이러한 구조적 배경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은행종목에 대한 보유의견을 내고 있다.

SK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작년 11월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내 증시에서 은행주의 상대 성과가 양호하기 진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전망으로) 은행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출처=IBK투자증권]

다만 대출이자가 오름에 따라 잠재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오는 3월 말 종료되며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IBK투자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소상공인 만기연장, 상환유예를 3월말 종료하는게 원칙이라고는 하지만 (단계적인) 연착륙 방안이 병행되어 상환유예 종료가 바로 부실화를 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사, 자산운용 요건 개선에 활짝…"재무건전성도 넉넉"


금리인상기에 보험사도 웃고 있다. 통상 금리인상은 보험사에게 호재로 작용한다. 주요 운용자산인 채권의 이자수익이 금리가 오름에 따라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조건에 보험사는 보험료를 낮출 여력을 갖추게 되며 영업에 유리한 환경도 조성된다. DB손해보험·NH손해보험 등은 지난 달 예정이율을 올렸다. 예정이율이 오르면 고객 부담 보험료이 큰 폭으로 내려간다.

보험연구원 박희우 연구원은 5일 관련 보고서에서 "(지난해) 보험회사는 자산운용에 어려운 시기를 보내왔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2022년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보험회사가 신규로 매입하는 채권 금리도 상승하여 보험회사 자산운용 여건이 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보험사 RBS비율. [출처=금융소비자 정보포털]

다만 금리가 오르며 보험사가 보유 중인 채권의 평가손실 및 이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국내 보험사는 대표 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S)이 모두 권고치(100%)를 웃도나 지난 9월 전분기 대비 약 6%p 하락하기도 했다.

한 보험업계 전문가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단기 부채가 증가해 지급여력비율(RBS)이 낮아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신규 채권 수익률이 이러한 건전성 부담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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