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이자율로 자금 조달 비용 낮추는 '효자 역할'
실제 5대 은행 수익성 지표인 'NIM' 일제히 상승
다만 수시입출금 자유로워 조달 안정성은 저하 우려
올해 기준금리 경로, 중동 위기 등 대외적 요인에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중은행권에서 대기성 자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이 급증했다. 요구불예금 급증이 은행권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나, 조달 안정성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의 경우 수시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이라 예치 기간을 설정하는 정기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조달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616조3371억원이다. 지난 1월 말 590조7120억원과 비교하면 25조원 넘게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통상 이자율이 연 1% 미만으로 낮아 은행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대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이 늘어나면서 은행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전분기 보다 상승했다.
실제 요구불예금 등으로 불리는 저원가성예금 잔액 규모가 153조1000억원으로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NIM은 1.87%로 전 분기보다 0.04%p 상승했다. NH농협(1.83%→1.87%), 신한(1.62%→1.64%) 하나(1.52%→1.55%) 우리(1.47%→1.50%)은행도 일제히 상승했다.
요구불예금 증가로 은행권의 수익성에 청신호가 들어왔지만, 조달 안정성이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밑도는 정기예금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고조,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 퇴보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요구불예금에 몰린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요구불예금이 다시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활성화 기대감 등이 높아지면 기업이 맡긴 단기 자금이 빠지면서 요구불예금이 빠르게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월 886조2501억원을 정점을 기록한 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872조8820억원을 기록했다.
정수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