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직 사퇴...경실련 "대주주 지위 유지가 책임지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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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직 사퇴...경실련 "대주주 지위 유지가 책임지는 자세?"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2.01.17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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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이 회장직 사퇴 입장을 밝히는 모습 [사진=HDC]

정몽규 HDC회장이 거듭된 건설현장 붕괴사고와 이에 따른 인명피해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외벽붕괴 사고 발생 엿새만에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정 회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에서 대국민사과를 위한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에서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책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주주 지위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임기응변이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시민단체인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국장은 이날 "HDC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고 하지만, (정 회장이)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온전히 책임을 지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확실한 경영권 독립과 안전사고 재발 방지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달 국장은 이어 "이번 사고는 구조적인 문제도 봐야 한다. 최고경영자 한 사람만의 문제로 국한하지 말고 인허가권자의 관리의무와 감리에 대해서도 책임있는 자세로 살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이날 “저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간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며, 국민의 신뢰를 지키고자 했지만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돼 마음이 아프다”면서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 회장은 그러면서도 대주주 지위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대주주로서 책무는 다하겠다”며 “현 단계에서는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신뢰회복이 최우선이고, 향후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퇴로 제 책임이 벗어난다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현재로서는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압구정 현대아파트 개발을 시작으로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며 “그러나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철거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숨지시거나 다치셨고, 다시 지난 11일 시공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며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대산업개발은 환골탈퇴하는 자세로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다”면서 “전국 건설 현장에 대한 외부 기관의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과 품질상태를 충분히 확보해 우려와 불신을 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에 대해서는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려 입주민들이 편히 사실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안전이 문제가 돼 발생하는 재산상의 피해가 전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사장과 하원기 전무는 기자회견장에 나타났지만 거취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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