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엔씨소프트, ESG 늦깍이 게임업계 장학생으로 거듭나...성과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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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엔씨소프트, ESG 늦깍이 게임업계 장학생으로 거듭나...성과 비결은?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2.01.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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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SG 기준 'A'등급 획득
ESG경영위원회 신설 주효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 탈피해야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대다수의 게임기업들은 다른 산업군에 속해있는 기업들과 비교해 늦은 ESG 경영 행보를 보여왔다. 업력이 짧은데다 ESG 경영과 접점이 많지 않다는 한계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 게임기업인 엔씨소프트가 ESG 경영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뤄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공개된 ESG 평가모델에서 'A'등급을 획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엔씨가 빠른 기간 게임업계 ESG 경영의 선두적 역할을 해내게 된 배경을 놓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

글로벌 ESG 기준 'A'등급 획득...국내 게임사 가운데 '으뜸'

엔씨는 지난해 글로벌 ESG 평가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제공하는 ESG 평가모델에서 'A'등급을 획득했다. 지난해 'BBB'등급보다 상향된 평가로, 조사 대상에 포함된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높고 글로벌 게임사 가운데서는 두번째로 높은 성과다.

MSCI는 엔씨의 △글로벌 수준 정보보안 체계 △독립적인 투명한 지배구조 △다양성을 포용하기 위한 노력 등을 높게 평가했다. MSCI는 지난 1999년부터 전 세계 상장기업의 ESG 지수를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엔씨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실시한 ESG 평가에서도 종합 등급 'A(우수)'를 달성했다. 국내 상장 게임사 중 유일한 A등급이라고 엔씨는 전했다. ESG경영 강화와 정보공개 확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엔씨소프트 ESG 플레이북 2020' 표지.
'엔씨소프트 ESG 플레이북 2020' 표지.

ESG경영위원회 신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주효해

이와 같은 엔씨의 ESG 경영 분야 약진을 놓고 업계에서는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의 진두지휘 아래 ESG경영위원회가 발빠르게 ESG 경영 관련 행보를 펼친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바라보고 있다.

엔씨는 ESG 경영에 힘을 쏟기 위해 지난 해 3월 게임업계 최초로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위원회는 ESG 경영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며 세분화된 업무는 브랜드전략센터 내 ESG 경영실에서 추진한다.

엔씨는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ESG 경영 핵심 분야를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미래세대에 대한 고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AI 시대의 리더십과 윤리, 환경 생태계 보호 등 네 가지로 구성됐다. 그동안 엔씨가 진행해온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강화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엔씨는 국내 게임사 가운데 처음으로 ESG 경영 비전과 성과를 담은 '엔씨소프트 ESG 플레이북 2020'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윤송이 엔씨소프트 ESG경영위원회 위원장은 "콘텐츠 안팎에서 사회적 다양성을 포용하고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 '리니지W' 대표 이미지.
엔씨 '리니지W' 대표 이미지.

ESG 평가 중요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높이는 데 힘 실어

업계에서는 이번 계기로 엔씨의 글로벌 진출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많은 해외 국가에서 타국의 게임기업의 진출을 받아들이는 데 ESG 평가를 중요한 요인으로 바라보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엔씨가 'A'등급을 획득한 일이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 엔씨는 ESG 경영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북미·유럽 시장에 자사의 대표 게임인 '리니지W'를 선보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때문에 ESG 경영이 강화될수록 '리니지W'의 해외 점유율 상승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의 해외 진출 성공은 오랜 숙원사업이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엔씨는 그동안 여러 게임들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으려는 시도를 펼쳤지만 현지화 실패 등을 이유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이번 '리니지W'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ESG 경영 성과와 맞물려 새로운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나 '리니지W'는 글로벌 단일화를 내세워 전 세계 모든 유저들을 한 데 모은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작들과 다른 깜짝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ESG 경영 완성 위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 완전히 벗어야

한편 일각에서는 엔씨가 ESG 경영을 완전히 펼치기 위해서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엔씨는 최신작인 '리니지W'를 내놓으며 확률형 아이템의 비중을 낮추긴 했지만 여전히 일부 BM에서는 여전히 극악의 확률로 인해 유저들의 비판을 받고 있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 엔씨가 선보인 '스킨'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거듭날 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엔씨는 캐릭터 스펙에 영향을 주지 않은 채로 외형만 바꿀 수 있는 스킨 아이템을 최근 선보였는데, 이것이 확대된다면 확률형 아이템의 비중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엔씨는 최근 글로벌 유명 IP들과 '리니지W'의 협업을 예고했다. 일본의 최대 히트 IP 가운데 하나인 '베르세르크'가 곧 '리니지W'에 등장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베르세르크'의 사례와 같이 다양한 IP와의 협업을 통해 스킨을 다양화하며 확률형 아이템을 덜어내야만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북미·유럽 시장에서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BM을 통해 성공을 거둔 사례는 전무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가 ESG 경영 강화를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를 낮추지 못한다면 'ESG 세탁'에 머무를 수도 있다"면서 "스킨 등 다양한 요소를 게임에 적용해 BM 다각화를 이뤄내야 게임 외적인 ESG 경영 역시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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