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인사 2022 ⑥현대차그룹] '정의선 시대' 이끌 차세대 리더 역대급 발탁 '세대교체'...정태영 부회장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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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인사 2022 ⑥현대차그룹] '정의선 시대' 이끌 차세대 리더 역대급 발탁 '세대교체'...정태영 부회장만 남았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12.20 0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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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사상최대 임원 인사...R&D부문 ‘젊은 리더’ 대거 중용
- 윤여철 부회장·하언태 사장 등 '정몽구 라인' 사실상 모두 퇴진
- 임원인사 키워드는 변화·발탁...자율주행 등 신기술 분야 중용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윤여철 부회장을 퇴진시키며 사실상 '정몽구 라인'이 모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정의선 직할 체제' 구축을 완료했다. 

특히 40대 젊은 임원을 대거 승진시키는 역대급 발탁 인사로 지속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리더십 확보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17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임원 인사'에서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 총 203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최근 3년간 평균 130~14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며 파격적인 수준이다. 

60~70대 임원진도 대폭 교체되며 '세대교체'가 가속화됐다. 

무엇보다, 20년 넘게 현대차그룹 노무를 담당해 온 윤여철 부회장은 지난 15일 퇴임식을 열고 고문으로 물러났다. 

윤여철 부회장의 퇴임으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제외하면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임명된 부회장은 모두 회사를 떠나게 됐다. 앞서 작년 정의선 회장이 취임 이후 단행한 첫 인사에서 정몽구 명예회장의 핵심 측근이었던 김용환 부회장, 정진행 부회장, 우유철 부회장 등이 퇴진하면서 부회장이 2명으로 줄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따라서, 기존 부회장단은 모두 퇴진하고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만 남게 됐다. 정태영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의 매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몽구 명예회장의 측근인 부회장단이 모두 퇴진한 셈이다.

정의선 회장이 독자적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다. 정의선 회장은 "창의적인 근무환경을 마련하고,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하며 인사·조직문화 개편을 통한 변화와 혁신에 나선 바 있다. 

국내 생산(울산공장장)을 담당해 온 하언태 사장과 이원희 사장(완성차 부문), 이광국 중국사업총괄 사장은 각각 고문으로 퇴진했다.

디자인경영담당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각각 담당분야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는다. 후임 연구개발본부장은 박정국 사장이 맡아 제품 통합개발을 통한 성능 향상 및 전동화, 수소 등 미래기술 개발 가속화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윤여철 부회장과 하언태 사장 후임은 정상빈·이동석 부사장이 맡아 새 노무라인 진용을 갖추도록 했다. 이원희·이광국 사장의 후임으로는 정준철(제조솔루션본부장)·박홍재 부사장(경영혁신본부장)과 현대차그룹 중국 유한공사(HMGC) 총경리 이혁준 전무가 맡는다.

정의선 회장은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회장 취임 2년차를 맞아 신속한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및 인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 나선 셈이다. 

"신규 임원 승진자 중 3명 중 1명은 40대로 성과와 능력 인정받은 우수 인재 발탁 인사"

현대차그룹 측은 "신규 임원 승진자 중 3명 중 1명은 40대로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은 우수 인재에 대한 발탁 인사"라며 "연구개발(R&D)부문의 승진자 비율도 37%에 달하는 등 실적 위주 인사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신규 임원 수를 예년보다 대폭 늘려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하고 변화와 혁신에 대한 메시지 전달을 위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차세대 리더는 인포테인먼트, ICT(정보통신기술), 자율주행 등 주요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게 된다. 

(왼쪽부터) 김흥수 부사장, 임태원 부사장, 진은숙 부사장, 김선섭 부사장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추교웅 전무,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김흥수 전무,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임태원 전무를 각각 부사장에 승진 임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ICT혁신본부장엔 NHN CTO( 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의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해 선임했다. 자율주행사업부장·모셔널CSO 장웅준 상무와 에어스컴퍼니(AIRS Company·인공지능 기술 전담 조직)장 김정희 상무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추교웅 부사장은 미래 핵심 사업 분야인 전자·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주도해온 데 이어 향후 커넥티드카 대응을 위한 신규 플랫폼 및 통합제어기 개발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김흥수 부사장은 제품 라인업 최적화 및 권역별 상품전략 고도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왔는데, 앞으로 그룹 차원의 미래기술 확보 및 신사업 추진역량 내재화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상엽 부사장은 현대차와 제네시스 디자인을 총괄하며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으며, GV80·GV70 등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임태원 부사장은 재료 및 수소연료전지 분야 기술 전문가로 기초선행연구소장으로서 그룹의 미래 선행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최근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겸직을 통해 수소연료전지 사업 총괄 역할도 맡게 된다.

진은숙 부사장은 데이터와 클라우드, IT서비스플랫폼 개발 전문가로 유명하다. NHN 재직시 기술 부문을 총괄하며 클라우드와 보안솔루션, 협업 플랫폼 등 다수의 신규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자회사 NHN 소프트 및 에듀(EDU) CEO를 겸직하며 클라우드 관련 기술·사업·조직도 이끌었다. 앞으로 현대차의 IT 및 SW(소프트웨어) 인프라 관련 혁신을 추진하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데 힘쓸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글로벌 사업실적을 달성한 우수 인재를 발탁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외부영입도 실시했다.

현대차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과 러시아권역본부장에 각각 김선섭·오익균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김선섭 부사장은 인도권역본부장으로서 탄력적 생산 운영을 통해 탁월한 사업실적을 달성했으며,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 보임을 통해 글로벌 권역체계 고도화 및 권역 간 시너지 확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오익균 부사장은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러시아 시장 판매 점유율 확대 및 손익 극대화에 기여했으며, 모빌리티(이동수단) 신규사업의 성공적 런칭 등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네시스 CBO(Chief Brand Officer·최고브랜드책임자)로 그레이엄 러셀 상무를 영입했다. 벤틀리와 맥캘란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쌓은 전략 수립 경험 및 마케팅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네시스 고객 경험 전반에 걸쳐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 시절부터 임원인사를 통해 단계적으로 친정체제 구축에 나서왔는데 올해 인사에서 자신과 함께 할 차세대 리더로의 세대교체를 확고히 했다"며 "재계는 앞으로 성과에 따른 30~40대 젊은 임원이 발탁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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