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SH아파트 분양원가 전면 공개...분양가상한제·반값아파트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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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SH아파트 분양원가 전면 공개...분양가상한제·반값아파트 가능성 높아져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12.15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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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구 고덕강일4단지 분양원가 평당 1585만원...건축원가는 평당 688만원
김헌동 SH 사장 [사진=녹색경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이로써 분양가상한제와 토지임대부 건물분양방식의 반값아파트 공급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김헌동 사장은 15일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SH의 최근 10년치 건설 단지 34곳에 대한 분양원가도 내년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시와 SH의 아파트분양원가 전면공개에 대해 즉시 환영한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나머지 지방주택공기업들도 모두 분양원가 공개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SH, 고덕강일4단지 분양원가 71개 항목 전면 공개..."최근 10년치 모두 공개할 것"

서울시와 SH공사가 이날 공개한 고덕강일(강동리버스트)4단지의 분양원가는 택지조성원가를 포함한 71개 항목이다. 이와 함께 분양수익에 대한 내용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전에 설계‧도급 등에 대한 내역서를 공개한 적은 있었지만, 아파트 분양원가를 산정해 완전히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10가지의 택지조성원가 항목이 모두 공개된 것은 사상최초여서 향후 건설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시와 SH는 고덕강일4단지에 대한 분양원가 공개를 시작으로 사업정산이 마무리된 최근 10년 치 건설 단지 34곳에 대한 분양원가를 내년까지 모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07년 재임 당시 ‘분양가심의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SH공사 건설 아파트에 대한 분양원가를 지자체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8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국토부가 기본형건축비를 분양가 산정 표준으로 정하면서 서울시와 SH공사도 분양가격만을 공개해왔다.

SH공사는 지난해 항동 공공주택지구 4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했으나 건설원가에 대해서만 공개했고, 택지조성원가는 포함하지 않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택지조성원가 10개 항목은 ▲용지비 ▲용지부담금 ▲조성비 ▲기반시설설치비 ▲이주대책비 ▲직접인건비 ▲판매비 ▲일반관리비 ▲자본비용 ▲그 밖의 비용이다.

SH관계자는 "총 분양원가와 71개 항목은 물론,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설계‧도급 내역서도 함께 공개한다"며 "분양원가는 정리된 것이어서 상세 근거와 객관적 지표가 담긴 기초데이터(raw data)까지 함께 공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도급내역서는 향후 신규 도급을 체결할 때 계약 조건에 자료 공개 여부를 명시하는 방식으로 공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아파트 분양원가를 투명하게, 낱낱이 공개해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SH공사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분양가 거품을 제거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헌동 SH 사장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설공기업으로서 열린경영‧투명경영을 실현해 가겠다”며 “작년에 공개한 분양원가 61개 항목에 더해 택지조성원가와 설계·도급·하도급 내역서까지 대폭 공개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풍선처럼 부풀려진 주택분양가의 거품 제거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 앞으로도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택지조성원가와 건설원가, 하도급·설계내역서까지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지자체 최초”라며 “공공주택은 시민의 세금으로 짓고 관리되는 ‘시민의 집’으로, 이번 분양원가 확대 공개는 주인인 시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고덕강일4단지, 분양원가는 평당 1585만원...총 분양수익 980.5억원

SH가 이날 공개한 고덕강일4단지 1239세대의 총 분양원가는 1765억800만원으로, 택지조성원가는 ㎡당 271만7119원, 건설원가는 ㎡당 208만6640원이며, 관련 분양수익은 980억5300만원이었다.

건설원가만 놓고보면 평(3.3㎡)당 688만5912원이다. 만일 토지임대부 건물분양방식을 적용한다면 평당 1000만원 분양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김헌동 사장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날 SH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고덕강일4단지는 지난해 8월 입주했으며, 2025년까지 5년간 의무입주기간을 거쳐 2030년까지 10년간 전매제한을 두고 있다"며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전세와 월세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미 준공돼 사업정산을 완료한 28개 단지(5개 지구-마곡지구, 내곡지구, 세곡2지구, 오금지구, 항동지구)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중에, 준공과 정산을 앞두고 있는 5개 단지(마곡지구 9단지, 고덕강일지구 8단지·14단지, 위례신도시A1-5BL·A1-12BL)는 각 단지별로 검증절차를 거쳐 하반기 중에 분양원가 공개를 각각 마친다는 계획이다.

SH는 설계내역서와 도급내역서의 경우 작년에 공개한 항동 공공주택지구 4단지를 포함해 총 35개 단지에 대한 정보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완료했다.

 

경실련 "SH분양원가 공개 환영...LH 및 GH등 지방공기업들도 동참해야"

SH공사의 이번 분양원가공개에 대해 경제실천시민연합(경실련) 측은 환영한다는 입장과 함께 LH도 분양원가를 공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실련 관계자는 "건설원가 공개는 집값거품 제거와 서민주거 안정 위한 첫걸음"이라며 "오 시장은 후퇴없는 분양원가 공개로 공사비 거품 제거하고, LH와 GH 등 지방공기업도 모두 건설원가 공개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서울시의 이번 발표는 경실련이 그동안 요구해왔던 공공아파트 공사비 내역 투명공개를 통한 거품제거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한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무려 12년만에 투명한 건설원가 공개가 재개됐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우려하면서 "남은 임기 동안 건설원가 공개체계를 구축하고, 반값 아파트를 조속히 공급해 SH 혁신방안 약속을 완수해야 하며, 경실련과 소송중인 아파트 분양원가 상세내역도 조속히 공개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어 "서울시의 SH원가 공개를 시작으로 LH 뿐 아니라 GH 등 모든 지방공기업도 건설원가 공개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며 "시가 공개한 분양원가 자료를 토대로 지속적인 공사비 검증을 통해 공사비 거품을 걷어내고 적정공사비가 책정돼 소비자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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