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알파고(AlphaGo) 인공지능(AI기술) 소프트웨어의 등장과 더불어 가상 현실(VR)과 증강 현실(AR) 기술이 언론에서 다뤄지기 시작한 불과 5~6년 전 만해도 부동산 개발업자와 거래 중개인들의 태도는 이 디지털 기술의 구체적 도입 방안과 실질적 응용성에 대해 냉담과 회의를 오가는 정도였다.

첨단 디지털 신기술 도입에 따르는 비용 부담감과 정보와 노동의 자동화가 중개인의 직장을 앗아갈수도 있다는 막연한 공포심리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2020년 초 전세계를 압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이후 그같은 분위기는 극적으로 반전됐다. 美 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이동의 제약이 만연된 이후로 부동산 매물을 물색하는 고객들의 70% 이상이 웹이나 모바일 앱을 경유해 매물 검색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VR 기술 - 컴퓨터화된 헤드기어 디바이스를 착용하면 실감나는 컴퓨터 생성된 3차원적 가상 환경 - 과 AR 기술 - 현실 속 공간 속에 가상의 이미지, 사운드, 촉각 경험을 덧입히기(overlay) - 은 어느새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모바일폰과 태블릿의 앱으로도 체험할 수 있게 된 생활 속 체험으로 자연스럽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왜 가상 부동산 매물보기 서비스는 유망한가?
코로나-19 이후로 대면 고객 서비스와 특히 해외 고객 수 감소로 매출 타격을 경험하고 있는 고급 건축사와 부동산 중개 및 개발업자들에게도 VR/AR 기술을 이용한 원격 매물보기 서비스는 부동산 업계의 매출 회복 기회일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중이다.

일부 지역 상업공간과 직장 사무 공간의 거래 침체 및 공실율 증가와는 대조적으로, 주택과 아파트 같은 주거용 부동산 수요는 증가세를 거듭하며 글로벌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이전과는 또다른 붐을 맞고 있다. 

디지털 전환 트렌드는 호화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들 사이서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예컨대, 세계적 미술품 경매소 서더비의 자매 회사 서더비 인터네셔널 리얼티(Sotherby’s International Realty)는 호화 주택을 물색하는 고객들을 상대로 AR 앱 ‘큐레이트’를 런칭하고 부동산 매물의 외부 및 실내 공간의 랜선 구경은 물론 가상으로 가구 및 액세서리 배치해 볼 수 있는 디지털 기능을 제공한다.

美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오는 2025년까지 전세계 경제활동인구의 75%를 차지하게 밀레니얼 소비자군  사이에서 가상 부동산 매물보기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제약 속에서 직장/가정 생활 간 균형을 추구하는 동시에 디지털 컨텐츠와 게이밍 문화에도 친숙한 이 세대는 아파트나 집 장만을 할 때도 그같은 디지털 서비스를 요구할 것임은 당연한 논리다.

디지털 전환 - ESG 경영 전략은 부동산 업계에 새 원동력 될수도
ESG 관점에서, 기업의 디지털 전환 포용은 탄소제로에 기여하는 친환경적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장려된다. 업계가 온라인 버추얼 부동산 거래를 집 보고 간 수요자를 매물 고객으로 전환하는데 비용 절감 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여기는 이유다.

AR/VR 디지털 기술 도입은 최근 글로벌 투자업계에서 장려하는 ESG 정책을 비즈니스에 적용해 기업 가치 증대를 추구할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 실제로 굴지의 글로벌 부동산 개발기업과 중개업체들은 디지털 기술의 도입으로 친환경 정책에 부합하여 기업 장부의 손익계정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방책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기업형 임대주들은 녹색인증을 받아 감세 혜택 등 사업 이득을 노린다. 예컨대, 나이트 프랭크 글로벌 부동산 투자 컨설팅 사는 런던의 오피스 구역에서 디지털 기술을 사무실 임대 거래에 활용하여 12.3%의 임대 수익 프리미엄을 챙기고 있다(자료: 『포브스』  2021.11.18.). 

한 연구의 자료에 따르면 항공 여행이 지구적 이산화탄소 배출과 기온 온도 상승에 5% 가량 기여한다고 한다(자료: BBC Smart Guide to Climate Change, 2020.2.19). VR/AR 기술은 지리적・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부동산 중개매매업자/집주인 간 매물 수요자/고객이 매물보기에 소요되는 이동과 시간, 서류 교환과 거래, 구조물 수리 및 개조 등 부동산 거래 성사에 이르까지 소요되는 각종 비용과 시간의 절감 효과를 줄 수 있다.

AR/VR 기술, 광범위 디지털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선행돼야
현대 건축과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활용돼온 CAD 3차원 공간 렌더링 기술은 실물인지 인공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발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같은 2차원 이미지를 AR과 VR로 확장시킨 3차원으로 이미지로 실시간 스트리밍하기 위해서는 빈틈없고 세밀한 360도 카메라 촬영 작업(매물건당 평균 미화 약 3천 달러 소요)과 5G 네트워크로나 가능한 초고속 디지털 데이터 전송력이 뒷받침돼야 유려한 실현이 가능해 기술과 비용 면에서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다.

소비자가 요구에 따라 부동산 업계도 디지털 전환 할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사와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들이 건설과 수리 시공에 착수하기 전 공간 재구성과 변형을 사전 시뮬레이션 할 수 있고 고객별 취향과 목적에 따라 맞춤 조정을 실험해 볼 수 있어 절차 간소화와 비용 절감→친환경∙에너지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건축사와 인테리어 디자인 업계는 긍정적으로 내다본다.

부동산 매물을 물색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매매 업자가 AR/VR 앱으로 부동산 매물을 공개하면 소비자는 집보기 방문에서 보지 못한 디테일을 인지하고 타 매물과 비교하여 목적에 한결 적합한 매물을 결정하고 인테리어/리모델링도 사전에 계획할 수 있게 된다.

이미 게이밍과 온라인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소비자 대상용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은 소비자들의 이상으로 침투해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AR/VR 기술의 응용은 특히 젊은 세대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마케팅 혁신 수단 겸 업체 이미지 쇄신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까? 테크는 그럴 수 있다(why not?)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