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이코노미] “오직 해양보존 목적”…녹색 이어 블루본드 발행 봇물
상태바
[블루 이코노미] “오직 해양보존 목적”…녹색 이어 블루본드 발행 봇물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11.11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이셸 공화국, 2018년 세계 첫 블루본드 발행
-중국, 단일 국가기준 블루본드 발행 최다
-캐나다 시스팬, 민간기업 최초 블루본드 발행

바다는 지켜보는 눈이 적기 때문에 흔히 그 가치가 간과되기 쉽다. 그러나 바다는 전 지구 8억2000만 명에게 생계를 제공하고 인류가 배출한 전체 탄소 중 30%를 저장하는 ‘지구의 탄소저장고’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바다가 최근 난개발과 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30년 뒤에는 모든 해양 생물이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지구 최대의 자원 생태계 바다를 지키기 위한 자본의 역할은 무엇일까. 지구촌에 불고 있는 푸른 자본의 변화를 3차례 걸쳐 살펴본다.

① 해양보존 테마 ETF 주목…운용수익 10% 환경단체 기부 눈길

② “오직 해양보존 목적”…녹색에 이은 청색채권 봇물

③ 국제기관, 해양투자 마중물 작업…투자원칙제정·범국가적 기금마련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해양보존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지며 녹색채권에 이어 청색채권(블루본드)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블루본드는 지속 가능한 해양자원 프로젝트에 자금사용이 제한된 특수목적 채권으로 2018년 아프리카 세이셸 공화국에서 처음 발행됐다.

지난해 중국은 국영은행과 공기업에서 블루본드를 발행하며 단일 국가기준 최다 블루본드 발행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의 청도은행은 세계은행과 함께 개발한 블루본드 발행을 앞두고 있다.

올해 민간기업의 블루본드 발행도 눈에 띄었다. 캐나다의 컨테이너선사 시스팬은 지난 7월 7억5000만 달러 규모의 블루본드를 발행했다. 초기 예정 발행량은 5억 달러였으나 투자자들의 수요에 발행량을 50% 늘렸다.

◇ 세이셸 공화국, 세계 최초 블루본드 발행

아프리카 세이셸 공화국은 2018년 10월 세계 최초로 블루본드를 발행했다. 발행규모는 1500만 달러로 조달자금은 모두 지속 가능한 해양 및 어업 프로젝트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세계은행이 채권을 개발했고 칼버트임팩트캐피탈, 누빈, 푸르덴셜파이낸셜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세이셸은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도서 국가로 115개 섬으로 구성돼있으며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다양한 해양생물이 관리 수역에 서식하고 있다. 또 해양자원은 세이셸의 핵심 경제자원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어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에 달한다.

블루본드에 투자한 칼버트임팩트캐피탈의 젠 프레이스 대표는 "해양 금융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해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의 필요성은 더욱 시급하다"며 "블루본드는 정부의 리더십과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자금 조달유형에 대한 훌륭한 예시"라고 밝혔다.

◇ 중국 블루본드 시장 선점…회의적인 시선도 존재

중국은 블루본드 발행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다. 지난해 9월 중국공상은행은 아시아 최초로 블루본드를 발행했다. 발행규모는 총 9억4250만 달러로 파리지점에서 달러화 2년물, 마카오지점에서 위안화 3년물을 각각 발행했다. 자금은 중국 및 영국, 프랑스 해양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의 국영기업 칭다오워터그룹에서 3억 위안(약 550억원)의 블루본드를 발행하며 중국은 단일 국가기준 최다 블루본드 발행국으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중국의 청도은행은 세계은행과 함께 개발한 블루본드 발행을 앞두고 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CBIRC)는 지난해 1월 발행한 지침에서 자국 금융기관에 혁신적인 녹색금융상품의 개발을 요구하며 그 예시로 블루본드를 명시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의 블루본드를 바라보는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중국은 글로벌 1위 유해 어업 보조금 지급국가로 여러 환경단체로부터 해양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또 세계 최대의 해양 플라스틱 폐기국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 캐나다 시스펜, 민간 최초 블루본드 발행

지난 7월 캐나다의 컨테이너사 시스팬은 민간기업 최초로 블루본드(Blue Transtion Bond)를 발행했다. 발행규모는 당초 5억 달러였으나 공모흥행에 7억5천만 달러로 확대 발행됐다. 채권의 수익금은 모두 친환경 컨테이너선 건조, 기술개발, 저탄소 연료사용 등에 쓰일 예정이다.

다만 이번에 발행된 채권은 트랜지션 본드로 엄밀히 따지면 ESG 채권이 아니다. 트랜지션 본드는 기업의 친환경 전환을 목표로 하는 채권으로 녹색기업이 아니어도 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019년 프랑스 악사그룹에서 처음 제시돼 같은 해 유럽연합에서 도입됐다.

시스팬이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악사의 트랜지션 본드 가이드라인이 아닌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의 녹색채권원칙(GBP)을 기반으로 제작한 자체 프레임워크에 따라 발행됐다.

IMO2020’ 조치에 이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추가로 예고된 가운데 국제 해운업체의 블루본드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스펜의 빙 첸 대표는 ”50% 규모의 오퍼링 증가로 주목받은 이번 거래는 기관 투자자와 신용평가기관의 신뢰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