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김헌동 SH 사장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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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김헌동 SH 사장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11.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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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에서 답변하는 김헌동 SH사장 후보자 [사진=서울시의회 생방송 화면 캡처/녹색경제]
청문회에서 답변하는 김헌동 SH사장 후보자 [사진=서울시의회 생방송 화면 캡처/녹색경제]

그 어느때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명을 강행한 김헌동 신임 SH사장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첫번째 지원에서는 면접점수에 낙제점을 매겨 낙마시켰고, 두번째 지원에서는 청문회를 통해 '부적격' 보고서를 서울시에 제출한 바 있다. 서울시의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체110석 중 102석을 차지하고 있다. 

<녹색경제신문>은 지난 1년 반 동안 거의 매주 김헌동 사장을 인터뷰하고 취재했다. 지금은 김 사장이 뭔가 보여주길 바라거나 그것을 두려워하는 두가지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시의회, 반값아파트 비판했지만 박영선·이재명도 결국은 '반값아파트'

서울시의회의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지긋지긋한 '편가르기'를 또 한번 목도해야 했다. 

김 사장은 버릇처럼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회를 균등하게 줘야 청년들에게 미래가 있다'고 말한다. 그가 스스로 '진보'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같은 정책에 관한 입장이지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와는 무관하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그는 거대 양당은 물론, 정의당 등에도 당시 소속됐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이름으로 업무협약을 맺고 부동산정책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제공했다.

그리고 지난 2009년 4월1일 ‘반값아파트법안(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강남에 보금자리 주택이 들어서기도 했다. 

그러니, 사실 반값아파트가 실현가능한 정책이냐를 묻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이미 종로 한복판에 1968년 9월에 준공된 반값아파트가 여전히 건재하다. 낙원상가위에 있는 낙원아파트가 그것이다. 최근 시세는 5억원에서 약 7억원 사이다. 낙원아파트의 공급면적은 65.92㎡부터 170.12㎡까지다. 시세보다 훨씬 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준공된지 50년이 넘었지만, 재개발 얘기는 단한번도 없었다. 

김헌동 본부장 뒤로 1968년에 건축된 토지임대부 건물분양방식으로 지어진 낙원아파트가 보인다. [사진=녹색경제]
김헌동 본부장 뒤로 1968년에 건축된 토지임대부 건물분양방식으로 지어진 낙원아파트가 보인다. [사진=녹색경제]

땅이 턱없이 부족하면서도 집 걱정없이 살 수 있는 싱가폴에서는 주민의 80%가 이같은 토지임대부 주택에 거주한다. 영구임대형식으로 매매를 할 때는 주택거래청을 통해야 하는 점이 다르다. 

시의원들은 청문회 과정에서 이 정책이 오세훈 시장과 겨뤘던 박영선 전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이었던 점을 잊은 듯 했다. 박영선 전 후보는 평당 1000만원짜리 토지임대부 건물분양방식으로 주택을 대량공급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선거 후보의 공약인 기본주택과도 맥이 닿는다. 이재명 후보는 토지공개념을 도입해 3기신도시 등에서 토지공개념을 도입해 기본주택 10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헌동 SH사장 내정자 [사진=녹색경제]
김헌동 사장이 자신이 자란 북촌마을에서 한옥 자랑을하는 모습 [사진=녹색경제]

김헌동 "재건축할 때는 100년 이상 살 수 있도록 제대로 지을 것"

그를 비판하는 또 다른 시각은 '재건축에 대한 입장'과 '100년 이상 살 수 있는 주택 건설'이다. 

그는 재건축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재건축 시세차익을 노려 충분히 더 살수 있거나 고쳐서 살 수 있는 집을 부수는 것을 낭비라고 여긴다. 그래서 재건축을 허용하더라도 이후에는 제대로 지어서 장기간 재건축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가 쌍용건설에서 20여년 근무하면서 축적한 건축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나온 주장이다. 

그는 고향인 삼청동과 북촌을 자주 방문한다. 삼청동에서는 방 한칸에서 7식구가 자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주택이 단순 상품이 아니라, 필수재라고 강조한다. 북촌에서는 한옥이 얼마나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주택인지에 대해 한참을 설명하곤 한다. 

"주민·직원·시의회·구청 등과 언제나 활짝 열고 소통할 것"

김 사장은 첫 출근을 앞두고 "누구든 사장에게 얘기할 것이 있으면 대화에 응할 것"이라며 "사장실 문을 언제나 활짝 열어 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SH의 모든 정보를 서울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면서 "SH의 진짜 주인은 서울시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또한 "반값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소통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해를 얻어야 가능할 것"이라며 ""시의회와 자치단체, 주민, 직원들과 활짝 열고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민에게 좋은 품질의 아파트를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공기업으로서의 소명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SH사장직에 재공모에 지원한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 [사진=녹색경제신문]
김헌동 SH사장 [사진=녹색경제]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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