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헌동 SH사장 내정자 "원래 내 꿈은 우리나라를 건축 강국으로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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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헌동 SH사장 내정자 "원래 내 꿈은 우리나라를 건축 강국으로 만드는 것"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10.15 10: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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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성향의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서울시의회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진보성향으로 알려진 김헌동(66)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SH공사 사장에 내정했다. 

정작 진보정당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110명의 시의원 중 102명으로 무려 92%를 장악하고 있는 서울시의회는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의 SH사장직 임명에 대해 이례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SH사장직을 두고 이번처럼 많은 이목이 모였던 적은 없었다. 다음달 2일 시의회의 최종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녹색경제신문>은 김헌동 SH사장 내정자를 만나 그간의 사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편집자 주>>

김헌동 SH사장 내정자는 그가 나고 자란 동네를 들러 방 하나에서 7식구가 함께 잠을 청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원래 내 꿈은 우리나라를 건축 강국으로 만드는 것이었다"며 북촌 맹사성 고택에서 한옥이 얼마나 뛰어난 건축물인지 한참을 설명했다. 

[사진=녹색경제]
김헌동 SH사장 내정자 [사진=녹색경제]

 

서울시의회가 지난번 면접에 이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전히 불편한 심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말해달라.

여당과 시의회는 경실련이 부동산정책을 비판하기만 했다고 오해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경실련은 부동산 시장을 조사하고 그것을 근거로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가진 오류와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부가 잘 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해왔다. 그것을 무시해왔던 것은 정부와 여당이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시민단체인 경실련은 자체 조사를 통해 문제를 분석하고, 결과를 예측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점에 대해 시민사회에 알렸다. 그리고 항상 대안을 제시했다. 정부를 비판하거나 비난하려는 목적으로 기자회견을 한 적은 없었다. 시의회가 그 부분에 대해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만일, 정부가 국민을 위한 부동산정책을 통해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었다면, 경실련이 굳이 나설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시의회는 (본인의) 시민단체 활동 경험만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 전에는 대기업 건설사에서 중동 건설 현장을 포함해 20여년을 근무한 경험이 있다. 

SH사장이 되면 강남에 30평짜리 아파트를 3~4억원에 분양할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그같은 계획이 있는지 밝혀달라.

사실, 지원서를 내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다.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과 실제로 그것을 실행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깊이 생각했다. 그리고, 시민단체에서든 SH사장이든 시민들을 위해서 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야한다는 관점에서 근본적으로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만일 SH사장이 된다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와 그리고 무엇보다도 SH직원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좋은 품질의 저렴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에는 많은 시유지가 있다. 서울의료원, 성동구치소, 용산 미군기지 반환지역, 태릉 골프장 부지 등에 토지임대부 건물분양방식을 통해 저렴한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

아파트 분양가는 땅값과 건축비에 의해 결정된다. 지역마다 땅값이 다를 뿐, 건축비는 대동소이하다. 평당 1000만원이면 품질 좋은 아파트를 시민에게 공급할 수 있다. 토지임대부 아파트도 사는데 불편한 점은 없다. 

토지분양 아파트라도 장기임대아파트를 우선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SH공사는 원래 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설립됐기 때문이다. 공공택지를 개발해 민간업자에게 팔면 화천대유같은 문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서울의료원부지에 대해 해당 지자체의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강남구와 기꺼이 만나 대화하고 공감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 외에 집값 안정을 위한 또 다른 대안이 있다면 말해달라.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비싸진 이유는 일반인들이 건축원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땅값과 건축비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분양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기 어렵다. 

오세훈 시장은 실제로 지난 2006년 서울시장에 당선된 후, 당시 경실련이 주장해왔던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 등을 실행했다. 그래서 집값이 안정됐다. 

서울 집값이 안정되면 수도권 집값이 잡히고, 그에 따라 전국 집값이 안정된다. 

대장동처럼 부동산공기업(성남도시개발공사)이 특정 소수 민간업자의 배를 불리는 방식으로 택지 개발을 하면 안된다. 대장동 토지수용단가는 평당 200만원인데, 토지분양가는 그 10배인 평당 2000만원이었다.

만일 토지임대부 건물분양방식으로 했다면 평당 500만~700만원, 30평 아파트 기준 3억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성남시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었고, 그랬다면 인근 아파트 값이 안정됐을 것이다. 

[사진=녹색경제]
북촌 한옥마을에서 종로방향 전경[사진=녹색경제]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 외에 SH사장으로서 다른 포부도 있는지 궁금하다. 

20년 근무한 건설회사를 나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우리나라를 건설 강국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이었다. 

한옥은 완전 친환경주택이면서도 외관도 아름답고, 내구성도 탁월하다. 우리 민족은 원래 손기술도 좋아 더 아름답고 좋은 집과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아파트 재건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지을 때는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아파트로 짓도록 해야 한다. 아파트는 사는(LIVE) 곳이어야 하는데, 사는(BUY)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혼란스럽게 됐다. 

건축기술이 발달해야 하는데, 법률가들이 땅 장사로 돈 버는 나라가 됐다. 좋은 건축기술과 자재를 적용하면 냉난방비를 포함한 관리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앞으로 SH가 지어서 공급하는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 보다 수명은 2배, 건축기간은 절반, 관리비도 절반, 가격은 투명하게 공개해 적정한 이윤만 챙길 수 있도록 하겠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직원들과 함께 힘을 모으면 해낼 수 있는 일들이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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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균 2021-10-18 14:45:39
김헌동사장님 꼭 반값아파트 공급해주세요. 서울의 국공유지에 반값아파트를 대량 공급해서 서울집값을 절반으로 떨어뜨려주세요.
문재인정부가 얼마나 무능한지를 국민에게 꼭 알려주시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