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 직전…헝다그룹發 유동성 위기에 경제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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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 직전…헝다그룹發 유동성 위기에 경제 ‘악순환’
  • 노설희 기자
  • 승인 2021.10.13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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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총 부채 5조 2천억달러
- 국경절 연휴 기간 부동산 거래량 ‘33%’ 감소
- 관련업체 파산, 소비·고용 불안…경제성장 ‘하락’
[출처=바이두]
[출처=바이두]

중국경제 성장동력 핵심 중 하나는 부동산이다. 그동안 중국의 지방 정부들은 부동산 기업과 함께 부동산을 개발하고, 발생하는 수익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켰다.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자국 기업을 육성하는데 필요한 인프라 구축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부동산 개발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룬 중국은 현재 2위 부동산 그룹 ‘헝다’ 사태로 인해 경제 위기에 봉착한 실정이다. 헝다는 시작에 불과했다. 중국 부동산 부채의 뇌관을 건드린 헝다 파장이 중국 부동산 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중국 부동산 업체들의 재무 건전성 악화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중국 시멘트 경제 붕괴

중국의 부동산·건설 산업은 GDP의 29%를 차지한다. 중국 GDP를 ‘시멘트 GDP’라 부르는 이유다. 중국 경제활동의 약 3분의 1이 부동산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업체들은 대규모 차입금을 통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진행했다.

그동안 호황을 누린 중국 부동산 부실 사태는 지난해부터 결정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8월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 규제 강화’ 정책을 쏟아냈다. 부채자산비율 70% 이하, 부채주식비율 100% 이하, 현금단기채무비율 100% 이상 등의 3 가지 레드 라인을 도입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이 같은 정책에 중국 부동산 업체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게 된다.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자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 총 매출이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헝다그룹을 포함한 10대 부동산 개발업체 매출 감소폭은 전년대비 44%에 달했다.

일본 금융기업 노무라홀딩스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총 부채는 5조 2000억 달러(약 6238조 원)로 추산된다. 2016년 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는 헝다그룹만의 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부동산 업체들의 유동성 위기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9월 17일 공사가 중단된 헝다그룹의 문화관광도시 건설 현장 [출처=바이두]
지난 9월 17일 공사가 중단된 헝다그룹의 문화관광도시 건설 현장 [출처=바이두]

중국 부동산 업체에 번지는 연쇄 디폴트

헝다그룹의 채권 규모는 1조 9665위안(약 365조 원)이다. 이는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중 가장 많다. 지난 11일에는 3건의 채권 이자 1억 4800만 달러(약 1774억 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지난달 23일과 29일에도 이자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달 중 지급 유예 기간이 끝나지만 사실상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헝다그룹보다 작은 규모의 ‘화양녠(판타지아)’기업도 기한 내 이자를 지불하지 못했다. 지난 4일 지불해야할 이자만 2억 570만 달러(약 2480억 원)이었다. 화양녠의 자회사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서비스)’도 1억 800만 달러(약 1203억 원)의 대출을 상환하지 못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또 다른 중국 부동산 기업 ‘신리홀딩스’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CC’로 강등시켰다. 신리홀딩스가 오는 15일 만기인 채권 원금의 5%만 지급하고 해당 채권을 2023년 만기 채권으로 교환하는 방식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전문 연구소인 ‘중즈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업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인한 연쇄 파산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자 지난 1~7일까지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부동산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33% 감소했다. 국경절 기간은 중국내 부동산 거래가 활발이 이뤄지는 성수기다.

2022년 중국 경제 전망…5%대로 하락

그동안 중국 경제성장은 부채와 부동산 시장 거품의 합작으로 이뤄졌다. 중국 부동산 경제 뇌관이 된 헝다그룹 리스크는 중국 부동산 시장을 악화시켰다. 관련 건설·설계·자재 공급업체의 도미노 파산도 우려된다. 고용과 지방정부 재정 문제 등에도 타격이 커진다. 중국이 부동산에 의존했던 경제적 구조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전문가들이 내놓은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은 밝지 않다.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2020년 중국 경제는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했다. 그러나 2021년에 들어서며 그 속도가 급감하고 있다. 델타주 감염 예방을 위한 고강도 대책은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의 민간기업 규제 강화도 투자심리를 저버리게 했다. 여기에 심각한 전력 부족 문제까지 더해 중국 경제에 가해지는 타격이 크다.

영국 시장조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 6일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중국의 2022년 경제 전망치를 6.2%에서 5.3%로 낮췄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5.2% 수준으로 더 낮은 성장률을 예상했다. 중국의 부동산 악화로 5%대 성장률조차 유지가 힘들어진다면 세계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이라 판단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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