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쿠르츠 총리, 여론조작 검찰 수사중 사임 발표...후임은 샬렌베르크 외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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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쿠르츠 총리, 여론조작 검찰 수사중 사임 발표...후임은 샬렌베르크 외무장관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1.10.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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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정계, 유럽연합의 정치경제적 전조 지표로서 주목할 필요
2021년 10월 3일 친환경 세제개혁안을 발표하는 세바스티안 쿠르츠 총리. 사진: Christopher Dunker. 원천: BKA
2021년 10월 3일 친환경 세제개혁안을 발표하는 세바스티안 쿠르츠 총리. 사진: Christopher Dunker. 원천: BKA

오스트리아의 총리 세바스티안 쿠르츠(Sebastian Kurz, 35세)가 10월 9일 토요일 저녁 7시 45분(현지 시각)에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수상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로이터통신이 가장 먼저 이 소식을 타전했고, 이어서 블룸버그 통신,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언론들이 헤드라인 기사로 보도했다.

쿠르츠는 총리직에서 물러나지만 그의 소속당인 기독보수주의 국민당(Volkspartei)의 당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한채 국회의회 내 당정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보수당은 9월 30일 기준, 국회 의당 의석수 35%를 차지하는 주도 정당이다.

또 이 발표문을 통해서 쿠르츠 수상은 현 외무부 장관인 알렉산더 샬렌베르크(Alexander Schallenberg, 52세)를 후임으로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샬렌베르크 외무 장관은 외교관을 해 온 귀족가문 태생의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오스트리아 검찰은 지난 9월 6일 수요일 쿠르츠 수상 직원 집무실과 기독보수당 본부를 압수 수색했다.

현재 쿠르츠 수상은 직무 권한을 이용한 부패 행적에 대한 오스트리아 검찰 당국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2016~2017년 외무장관으로 일하고 있을 당시 연방재정부의 자금을 도용해 특정 언론사에 선거철 호의적인 언론 보도와 여론조사 조작을 하게했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쿠르츠 총리는 현재 검찰 측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그 어떤 범법 행위도 한 바 없다고 주장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의 기사는 쿠르츠 수상은 사임 발표를 통해 ‘잠시 한발짝 뒤로 물러서는 것일 뿐 정치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분석한 오스트리아 정치전문가 토마스 호퍼(Thomas Hofer)를 인용하면서 쿠르츠 수상은 현정부의 정책추진에 계속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오스트리아 헌법에 따르면, 쿠르츠 총리는 사퇴 후 국회에서 당대표로 활동할 경우 오스트리아 검찰의 부패 혐의 조사에 불응할 면책특권이 주어질 수도 있다고 APA 뉴스에이전시는 보도했다. 소속당인 국민당은 쿠르츠 수상을 강력하게 지원하는 입장이다.

쿠르츠는 27세의 나이로 외무 장관으로 임명됐고, 31세의 나이로 오스트리아 수상직에 오르며 현재까지 유럽의 신보수주의 정치 바람을 주도하는 젊은 정치인으로 주목받아왔다.

지난 2019년 쿠르츠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수상으로는 최초로 한국을 방문했고, 이어서 올 2021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은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1년 앞두고 오스트리아를 공식 방문하고 쿠르츠 수상과 양국간 이중과세방지협약문 개정에 동의하고 문화예술 및 4차 산업 부문의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 의지를 약속한 바 있다.

오스트리아 정계, 유럽연합의 정치경제 전조 지표로서 주목할 필요
가장 최근인 10월 5일 화요일, 보수-녹색 연정 쿠르츠 정부는 오는 2022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친환경’ 세제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쿠르츠 수상의 사퇴로 이 세제개혁안의 예산안 통과와 추진 가능성 여부도 의문시되고 있다.

1톤 당 30유로의 이산화탄소 배출세 징수와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 동참하는 개인 및 기업 납세자들에게 감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 코로나-19 이후 국민세금 부담을 덜고 비즈니스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법인세를 감소한다는 내용이 이 새로운 새재개혁안의 주요 골자다.

동서 유럽을 잇는 지리적・문화적 특성 때문에 오스트리아는 특히 이민, 환경, 재정 정책 면에서 유럽연합의 정치적 분위기에 영향력을 끼쳐왔다는 점에서 특히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 인접 서유럽국들과 중유럽국들이 오스트리아의 정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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