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골드, '물'에 투자하라…글로벌 물 관련 ETF 연간 30%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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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골드, '물'에 투자하라…글로벌 물 관련 ETF 연간 30% 성장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10.08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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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 세계기상기구 2050년 전체 인구 절반이 물부족 겪을 것
- 물 관련 글로벌 ETF 1년 수익률 30%대…韓기업도 고수익률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물은 ESG 테마를 충족할 뿐만 아니라 최근 관련 종목들의 수익률도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SG의 지표격인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는 물이 6번째 목표로 담겨있다. 이에 글로벌 ESG 트렌드에 힘입어 이들 종목을 테마로 묶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의 지난 1년 수익률은 30%대를 기록했다. 한국의 경우에도 이와 관련된 종목이 연중 25%에서 최대 100%대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물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나 점차 귀한 자원이 되어가며 최근에는 ‘블루골드(blue gold)'라고도 불린다. 물은 지구 전체 지표면에 70%를 차지하지만 인류가 마실 수 있는 물은 이 중 1%도 안 된다. 문제는 기후위기, 수질오염 등의 영향으로 이 또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지난 5일 UN 세계기상기구(WMO)는 2050년도에는 전체 인구 절반에 해당하는 50억명이 물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 같은 문제에 최근 수자원을 재활용 및 관리하는 물과 관련된 산업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NICE평가정보 김혜란 연구원은 "ESG 중 환경분야 내에서는 산업의 규모 측면에서 폐기물 분야가 2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물 분야도 20.9%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물 산업은 세계 인구 증가, 도시화 및 산업화 등에 따른 물 수요 증가, 충분치 않은 인프라 등으로 인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

◇ 2020 글로벌 물 시장 960조원…美·中 수처리 인프라 투자계획에 기대감 높아

인베스코 수자원 ETF 1년 주가흐름

글로벌 물 산업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영국의 연구기관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WI)에 따르면 세계 물 산업 시장규모는 전년기준 약 8034억달러(약 960조원)로 추정된다. 2024년까지 연평균 3.4%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이 수처리 관련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31일 미국 전역의 수처리 인프라에 약 1110억 달러(약 130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에 물 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인베스코가 운용하는 ‘인베스코 수자원 ETF’(PHO)가 있다. 해당 ETF는 관련 ETF 중 가장 자산규모(약 1조7000억원)가 크다. 7일(현지시간) 기준 1년 수익률은 34.27%다.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의 성장률(18.65%)을 약 2배 뛰어넘는 규모다. 포트폴리오에는 수처리, 정화시스템 기업 이콜랩이 가장 큰 비중(8.17%)을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로 큰 ETF는 퍼스트트러스트가 운용하는 ‘First Trust Water’(FLW)다. 이베스코 다음으로 순자산총액이 두 번째(약 1조3000억원)로 크다. 7일(현지시간) 기준 1년 수익률은 36.38%로 '인베스코 수자원 ETF'보다 2%가량 더 높다. 포트폴리오에는 음용수와 폐수처리 기업을 주로 담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은 인베스코와 같은 이콜랩(4.02%), 아메리칸워터웍스(4.00%), 에센셜유틸리티(3.96%)다.

◇ 한국의 물 산업 시장, 글로벌보다 규모 작으나 잠재력 커

코오롱인더스트리 7일 기준 연중 주가흐름
코오롱인더스트리 7일 기준 연중 주가흐름

국내 물 산업은 글로벌 시장규모에 비해 작은 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국내 물 산업의 총 매출액은 43조원이다. 이 중 해외수출액은 1.2%(약 5000억원)를 차지하며 대부분의 매출이 국내에 집약된 모습이다. 특히 전체 1만5473개 사업체 중 약 80%가 관련 지적재산권을 미보유하고 연구개발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환경에 국내증시에는 물과 관련된 ETF 상품이 아직까지 없다. 관련 종목들도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성장률이 더딘 편이다.

그렇다고 국내시장 전망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환경부와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국내 하수처리시설은 1990~2000년대 이전에 대부분 설치됐다. 2019년에는 보급률이 94.3%에 달한다. 문제는 노후화다. 최근 전국 수돗물에서 흙탕물·녹물이 나오는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향후 이들 노후화된 시설을 유지·보수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국내 물 산업 전반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수도에 포함된 각종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시 관련 기술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관련 국내 기업들의 성장도 최근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1989년부터 약 30년간 수처리 분리막 기술을 연구했다. 그 결과 2000년대 초 대규모 정수처리 및 하·폐수처리가 가능한 분리막 모듈 국산화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해당 분리막 기술을 발전시켜 수소연료전지에 들어가는 수분제어장치를 개발했다. 현재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7일 기준 연중 117% 올랐다.

코스닥 종목 중 눈에 띄는 건 자연과환경이다. 자연과환경은 환경생태복원, 수처리, 토양수질정화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환경기업이다. 수질사업분야는 2005년부터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 주택공사 등 정부·공공기관을 주요 매출처로 가지고 있다. 자연과환경은 7일 기준 연중 19.8% 성장했다. 연중 2.5% 하락한 코스닥지수와 상반된 모습이다. 다만 전년도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며 성장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SK증권 박기현 연구원은 “물이 ESG투자의 주류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며 “물이라는 자원이 투자하기 매력적인 상품이라 판단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급은 제한되어 있는 반면 수요는 끊임없이 늘어나는 자원이며 기후 위기라는 매크로 리스크를 헤지하기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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