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최태원·최정우 등 기업인 33명, 문 대통령 주관 '수소 선도국가 비전' 행사 대거 참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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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최태원·최정우 등 기업인 33명, 문 대통령 주관 '수소 선도국가 비전' 행사 대거 참석한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10.08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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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 공장 기공식장에서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 보고’ 행사 열려
- 수소기업협의체(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한 주요 그룹 총수 및 CEO 대거 참석
- 기업인 33명과 공기업 사장 15명 등 50여명 바쁜 업무 제쳐두고 행사 참석 '볼멘소리'도 나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등 총수를 비롯해 전국 수소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CEO) 33명이 7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수소 선도국가 비전 보고’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 공장 기공식에 추가된 이벤트라는 점에서 정부가 숟가락을 올렸다는 비판과 함께 업무에 바쁜 기업인들이 대거 관제 동원됐다는 재계의 불만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첨단산업단지 내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 공장 기공식장에서 열린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 보고’ 행사에서 “탄소경제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므로 국가적 역량을 모아 수소경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수소경제는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미래경제의 핵심 중의 하나”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역량을 갖춘 대한민국이 새로운 에너지의 당당한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인천광역시 서구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공장 기공식장에서 열린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를 움직이는 첫 번째 에너지로 수소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소기업 30개를 육성하고 수소 관련 일자리 5만개 창출에 나선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30년까지 연 100만t, 2050년까지 연 500만t의 블루·그린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수소 사용량은 현재 22만t 수준에서 2030년 390만t, 2050년 2700만t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블루수소는 화석 연료를 이용해 생산되지만 추출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수소이며,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한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수소를 뜻한다. 

또한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2030년 660곳, 2040년 1200곳, 2050년 2000곳 이상으로 확대한다. 전국 주요 거점에 수소배관을 설치해 대규모 수소 유통망도 구축한다. 수소전기차 가격을 2030년까지 현재의 절반 수준인 3000만원대로 낮춘다. 수소전기차의 최대 주행거리를 현재 600㎞에서 1000㎞ 이상으로 약 2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열차·선박·도심항공모빌리티(UAM)에도 적용한다.

또한 정부는 수소 관련 주요 기업들의 청정수소 도입, 수소연료전지 공장 구축 등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글로비스·포스코·GS에너지·롯데정밀화학 주도로 호주와 러시아, 중동 국가에서 블루·그린 암모니아 도입을 추진한다. 질소와 수소가 결합된 암모니아는 분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수소 운반체다.

SK E&S는 충남 보령에 건설하는 수소 공장에서 블루수소 연 25만톤(t)을 2025년부터 공급한다. 

현대모비스는 1조 3000억원을 들여 인천과 울산에 수소연료전지 공장 2곳을 추가로 구축한다. 수소연료전지 공장은 내년 하반기에 완공하고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

앞서 현대차·SK·포스코·한화·효성 등 5개 그룹은 지난 9월초, 2030년까지 수소경제 활성화에 4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게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의선(왼쪽부터)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난 6월,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를 방문,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장 도착 직후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구동휘 E1 전무 등 수소기업협의체(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한 주요 그룹 총수 및 CEO들과 사전 환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15개 기업이 자발적으로 수소기업협의체를 발족해 협력한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날 정부의 행사에 대해 뒷말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기업 행사에 숟가락을 올혔다는 것. 결국 정부의 발표 내용도 기업들이 투자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 

하지만 재계에서는 정부가 기업이 차려 놓은 잔칫상에서 주인 행세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마치 정부가 다 할 것처럼 발표했지만 결국 투자는 기업 몫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 33명과 공기업 사장 15명 등 50여명이 바쁜 업무를 제쳐두고 행사에 동원됐다"며 "정부와 관계에서 '을'의 입장인 기업과 기업인은 대통령 참석 정부 행사 참석 요청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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