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中 패권주의, 글로벌 경제 위기 부르나...전력 부족 사태, 제조업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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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中 패권주의, 글로벌 경제 위기 부르나...전력 부족 사태, 제조업으로 확산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10.01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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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패권주의가 부른 호주와의 갈등... 그 뒤에는 미국의 그림자 보여
- 韓, 중국발 경제위기 대비해야 ...국제적 인플레이션+경기 침체 동반 우려
[사진=CNN화면 캡처]
중국의 송전선 [사진=CNN화면 캡처]

중국 전체 31개 성(省) 중 적어도 20개 성에서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의 제조업을 이끌고 있는 장쑤, 저장, 광둥성 등에서도 전력부족으로 인해 수많은 공장의 조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로써 블랙프라이데이와 성탄절 등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반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력부족 사태는 자원부국인 호주와의 갈등이 배경이어서 중국의 패권주의가 시험대에 오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력부족으로 깜깜해진 중국의 대도시 야경 [사진=CNN화면 캡처]
전력부족으로 깜깜해진 중국의 대도시 야경 [사진=CNN화면 캡처]

중국의 패권주의가 부른 호주와의 갈등... 그 뒤에는 미국의 그림자 보여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호주는 중국의 패권주의를 상징하는 일대일로에 참여할만큼우호적인 관계였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위해 막대한 식량과 광물자원을 필요로 했고, 호주는 고품질의 철광석과 석탄, 식량을 수출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호주는 중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과정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고, 중국굴기를 외치던 중국은 이에 반발해 주호주 중국대사관을 통해 ▲위구르, 홍콩, 대만 문제에 간섭하지 말 것 ▲국제적인 반중 분위기를 주도하지 말 것 ▲중국을 사이버 테러국으로 의심하지 말 것 등의 내정간섭 수준의 14가지 요구사항을 호주 정부에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적으로 돌리면 중국은 호주의 적으로 돌아설 것"이라며 ​호주산 보리에 81% 관세를 매겼고, 최고 200%에 이르는 반덤핑 관셰율을 적용해 호주산 소고기, 목재, 와인, 랍스터 수입을 제한하거나 중단했다.

이에 호주는 중국 총수요의 60% 이상을 호주에 의존하고 있는 철광석 가격을 톤(ton)당 100달러에서 200달러 이상으로 인상했다. 고품질의 호주산 철광석은 대체가 힘든 품목이어서 중국은 철강 부족과 가격급등이 불가피해졌다. 

그러자 세계최대 석탄 수입국인 중국 정부는 호주산 석탄수입을 금지했다. 게다가 시진핑 중국 주석은 내년 2월 개최 예정인 베이징 올림픽에 맑은 하늘을 보여줘야 한다며 중국 내 석탄발전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것이 또다시 부메랑이 되어 중국의 전력부족사태를 초래한 셈이다. 중국은 여전히 석탄발전이 주력이기 때문이다. 

전력이 부족해지자 중국정부는 전기를 많이 쓰는 알루미늄 제련소 등의 가동을 중단했고, 공장이 많아 전력수요가 많은 장쑤, 저장, 광둥성 공장들을 멈춰 세웠고, 상당수 기업에게 다음달 7일까지 조업중단을 통보한 상태다. 

한편, 호주는 지난해 12월 지방정부 등이 외국과 맺은 협정을 호주 정부가 폐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후, 지난 4월 21일, 빅토리아 주정부가 중국과 체결한 일대일로 협정을 파기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는 5억8000만 달러를 들여서 북방 군사기지 4곳을 대형 수송기를 위한 활주로 연장, 해병대 훈련시설 건설과 함께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15일 미국, 영국과 함께 '오커스(AUKUS) 동맹'을 출범시킨 호주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핵잠수함 기술을 전수받아 최신 핵추진 잠수함 8척을 건조하는 77조원 규모의 방위사업을 발표했다. 

[사진=CNN화면 캡처]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오커스 동맹 출범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CNN화면 캡처]

韓, 중국발 경제위기 대비해야 ...국제적 인플레이션+경기 침체 동반 우려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교역국이고, 지정학적으로도 가까워 중국발 경제위기에 대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전력부족으로 제조업 침체가 나타날 조짐이다. 

30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주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을 거듭하다가 지난주(4643.79) 대비 소폭(29.69)하락한 4614.1을 기록했다. SCFI가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2721.94에서 2570.68을 기록하며 3주 연속 하락한 뒤 약 5개월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제조업 침체와 이에 따른 물동량 감소 전망 때문이다. 

해상물류난에 시달리던 수출기업들에게는 다소 숨통이 트이는 소식이지만, 중국의 제조업은 한국 경제와 다양하게 얽혀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중국 내 주요 발전소 6곳의 발전용 석탄 비축량은 1131만 톤으로 향후 15일간 쓸 수 있는 정도라고 전했다. 이는 당국 규정인 20일 이상 비축수량에 미달하는 수치다. 그러면서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발전용 석탄이 최대 3억4400만톤 가량 부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에서도 다음달 3일까지 일부 지역에서 단계적 정전을 예고할 만큼 중국의 전력부족 사태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겨울이 다가오고 있어 난방용 수요도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중국이 호주와의 갈등 국면을 해소할 수 없다면 전력부족으로 인한 제조업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제조업이 활기를 잃게되면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공산품 가격의 인플레이션이다. 더구나 할러윈,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성탄절, 춘제 등 계절적 특수를 앞두고 있어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중국발 인플레이션이 미국의 테이퍼링과 맞물리면 경기침체를 동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국제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위기감도 배제하기 힘들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아시아지역의 외교적 갈등은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고 있고, 여기에 경제적 위기까지 확산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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