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이야기] 김대일 펄어비스 창업주, 고졸 개발자에서 한국 게임업계 리더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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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이야기] 김대일 펄어비스 창업주, 고졸 개발자에서 한국 게임업계 리더가 되다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1.10.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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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고 중퇴 후 펄어비스 창업
- '붉은사막', '도깨비' 성공적 출시 과제

‘별의 순간’이란 무엇인가. 한 인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운명의 순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선대의 말 한마디가 웅장한 울림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책에서 읽은 한 구절 또는 사소한 이벤트가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별의 순간이 되기도 한다. 

기업인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다. 이 별의 순간은 기업인 개인의 운명은 물론 국가미래까지 변화시키는 ‘터닝 포인트’다. 산업을 재편하고, 일반인의 일상과 사회의 미래까지 바꾸는 거대한 수레바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별의 순간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 회장의 밥상머리 교육이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애플의 아이폰을 보고는 스마트폰 시대에 ‘사람이 모이면 돈이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에 카카오톡을 창업한다. 단순한 생각이 그에게는 카카오를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게 하는 터닝 포인트였다.

<녹색경제신문>은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움직이고, 결정하는 주요 기업인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함께 오늘 그들의 성공을 가져온 터닝 포인트와 위기에 임하는 그들의 자세 등을 다루는 ‘CEO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註(주)]


우리나라 게임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한때 3N이 대표하던 과거를 지나 이제는 펄어비스가 혁신을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펄어비스가 업계의 큰 기대를 받는 신작을 준비하는 데 분주한 가운데, 창업주인 김대일 의장의 행보를 되돌아보며 펄어비스의 미래를 점쳐본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

◇ 터닝포인트 

'게임광' 김대일 의장, 대학교 중퇴하고 펄어비스 창업하다

김대일 의장은 어린 시절 게임을 매우 좋아해 '게임광'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한양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지만 직접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학교를 중퇴했을 정도다.

김 의장은 지난 2000년 가마소프트에서 3D MMORPG '릴 온라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후에는 NHN게임스에서 R2, C9 등의 인기 게임 개발에 앞장서기도 했다.

하지만 김 의장은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신만의 게임을 개발하고 싶은 욕심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경기도 안양의 한 오피스텔에서 펄어비스를 창업하고 게임 개발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4년 동안의 개발 기간을 거쳐 PC 온라인 MMORPG인 '검은사막'이 탄생했다. '검은사막'은 카카오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후 일본과 러시아에도 진출했다. 

'검은사막'은 소위 '대박 게임'이 됐다. 현재 150개국에서 2000만명이 플레이하는 펄어비스의 대표 게임으로 거듭났고 지난 2017년 매출 기준으로 세계온라인게임 IP 톱 10에 들기도 했다.


검은사막 대표 이미지.
'검은사막' 대표 이미지.

◇ 성공과 위기

'검은사막' 글로벌 성공과 함께 불거진 근로 환경 논란 

'검은사막'의 흥행에 힘입어 펄어비스는 국내 증시 상장에도 성공했다. 지난 2017년 9월 코스닥에 입성했고 현재 시가총액은 약 5조3000억원에 이른다.

매출 측면에서도 펄어비스는 급성장을 이뤘다. 2015년 217억원을 기록하던 매출은 '검은사막'의 흥행에 힘입어 2018년 4048억원까지 뛰어올랐다. 

펄어비스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을 고려해 '검은사막 모바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게임은 출시 초기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순위 상위권을 기록하며 탄탄한 '검은사막' IP의 인기를 입증해냈다.

펄어비스는 유저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검은사막'의 직접 서비스를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5월부터 카카오게임즈와의 협업을 끝내고 '검은사막'을 직접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이다.

'검은사막'은 지난 2014년부터 약 4년 동안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서비스를 맡아왔는데, 펄어비스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직접 서비스를 진행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검은사막'은 한국 시장 및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갔다. 이전까지 한국 MMORPG 게임이 해외 시장에서 고전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깜짝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검은사막'은 게임 순위 사이트인 'MMO Populations'에서 전 세계 '가장 많이 플레이하는(Most Played) MMORPG' 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펄어비스는 사내 노동환경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도 했다.

지난 2020년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악덕기업 펄어비스'라는 게시글에서 펄어비스가 당일 해고를 밥 먹듯이 한다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커졌다.

이후 펄어비스 측은 "프로젝트 취소와 대규모 권고사직 및 당일 해고 소문은 사실 무근, 권고사직의 경우 정식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이슈에 대해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해 개선할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보완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붉은사막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 '붉은사막' 이미지.

◇ 향후과제

'붉은사막'·'도깨비' 성공적 출시 이뤄낼까

정경인 대표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고 개발자로 돌아간 김대일 의장에게는 차기작인 '붉은사막'과 '도깨비'를 차질 없이 출시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붉은사막'은 지난 2019년 '지스타 2019'에서 최초로 공개된 MMORPG로 AAA급 콘솔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어 업계의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당초 '붉은사막'은 연내 출시를 예고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개발 과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내년으로 출시를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국내에 이렇다 할 대작 MMORPG가 없는 상황 속에서 '붉은사막'이 출시에 성공한다면 큰 흥행을 이뤄낼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에 의존한 국내 대표 게임사들의 게임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붉은사막'에게 좋은 기회가 열렸다고 바라보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편 '도깨비' 역시 글로벌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도깨비'는 메타버스 형태로 개발되고 있는 수집형 MMORPG 게임인데, 최근 게임 플레이 영상이 공개되며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고 펄어비스의 주가를 급상승시키기도 했다. 

김 의장은 특유의 뚝심을 통해 과거 많은 게임들을 성공적으로 개발해왔다. 이제 펄어비스의 미래는 '붉은사막'과 '도깨비'가 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속에서 김 의장이 다시 한 번 뚝심을 발휘하며 두 게임을 통해 펄어비스를 글로벌 대표 게임사로 만들어낼 지를 놓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펄어비스 '도깨비' 이미지.
펄어비스 '도깨비' 이미지.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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