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개미는 어디에 투자?…국내외 주식·VC 개인투자조합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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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개미는 어디에 투자?…국내외 주식·VC 개인투자조합 다각화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09.25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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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채식인구 250만명, 관련 투자 관심도 높아져
- 주로 해외주식 투자…국내 시장은 아직 문턱 높아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20대 채식주의자 현모씨는 환경과 동물복지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는 2년 전 비욘드미트에 투자해 S&P500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투자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에 비욘드미트에 저축하듯 돈을 묻어뒀던 그는 투자수익을 전혀 바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며 쑥스럽게 웃는다.

국내 채식인구가 늘어나며 이들의 투자방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올해 약 250만명으로 2008년 대비 약 15배 증가했다. 이들 인구 중 절반을 차지하는 MZ세대는 투자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성향이 짙다. 이러한 MZ세대를 중심으로 국내 ‘채식개미’들은 국내외 채식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며 자신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고 있다.

◇ 해외주식으로 투자 집중…국내보다 종목·섹터 다양

국내 채식개미들은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와 비교해 투자할 종목도 많고 섹터도 넓어 투자의 폭이 훨씬 자유롭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증시에는 식물성 육류, 유제품, 냉동식품 등 다양한 채식기업들이 상장돼 있다.

비욘드미트는 이들을 대표하는 채식 대장주로 꼽힌다. 비욘드미트는 2019년 미 증시에 상장된 최초의 대체 육류 종목으로 투자 수익률까지 높아 채식개미들 사이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비욘드미트의 주가는 상장 3달 만에 상장가 대비 약 4배까지 뛰기도 했다. 이후 주가는 현재까지 상장 이후 약 70% 상승하며 채식 대장주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5월 상장한 오틀리에 대한 채식개미의 관심도 크다. 오틀리는 귀리, 아몬드 등의 곡물로 만든 식물성 유제품 업체다. 오틀리는 전 세계적인 채식인구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작년 매출액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오틀리는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유당(젖산)을 분해하지 못하는 일반인의 수요도 존재해 시장잠재력이 크다고 평가된다.

◇ 기관 중심의 국내 채식투자시장…개인투자조합 통해 개인에게도 열려 있어

국내 채식개미들은 국내주식에 대한 투자에 어려움이 크다. 국내 증시종목 중에는 비욘드미트와 같은 채식 전문 종목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투자금이 어떻게 쓰일지 알 수 없다는 리스크가 있다. 국내 채식기업으로 꼽히는 롯데푸드,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은 모두 채식제품과 함께 육류제품을 취급한다.

[출처=옐로우독 임팩트 리포트 2021 중에서, 옐로우독]
[출처=옐로우독 임팩트 리포트 2021]

국내 채식전문기업은 아직까지 규모가 작아 비상장 투자시장에 포진돼있다. 이에 대부분 벤처투자 등의 기관투자가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임팩트 벤처캐피탈 옐로우독은 이들 중 특히 채식 관련 투자에 활발하다. 옐로우독은 비건 마요네즈 등 채식 관련 제품을 만드는 더플랜잇, 대체 육류를 제조하는 언리미트, 식물성 젤라틴을 개발하는 젤라텍 등에 투자했다.

그렇다고 채식개미에게 벤처·기관 중심의 국내 채식투자의 문이 닫힌 건 아니다. 개인도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얼마든지 벤처투자에 참여가능하다. 흔히 벤처사모펀드라 불리는 개인투자조합은 최근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그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한국엔젤협회에 따르면 이달 24일까지 조성된 국내 개인투자조합은 총 535개로 이미 지난해 총 조성량(477개)을 뛰어넘었다.

한 국내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채식 시장 규모가 커지는 추세”라며 “향후 1~2년 내 국내외 증시에 상장되는 채식 관련 종목의 수가 늘어날 것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장벽도 그만큼 낮아질 것”이라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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