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회적 책임 다하는 성장으로, 근본적 변화"...자영업자 죽음·정부 규제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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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회적 책임 다하는 성장으로, 근본적 변화"...자영업자 죽음·정부 규제 '정면 돌파'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9.1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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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와 중소상공인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해야"
- 카카오, 골목상권 침해 사업에서 철수하고 본연의 혁신 사업에 집중
- 카카오모빌리티...최스마트호출 폐지, 꽃 배달 서비스 철수 등 변화
- 오는 10월 국회 국정감사, 내년 대선 앞두고 선제적 대응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골목 상권 침해' 논란에 기존 성장 방식에서 탈피해 자영업자들과 '동반성장'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 강화에 나섰다.

카카오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언택트(Untact, 비대면) 산업 수혜로 성장 가도를 달렸지만 정부의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과감한 변화에 나선 것이다. 

김 의장은 14일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의장은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본질에 맞게 카카오와 파트너(중소상공인)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카카오는 이날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일부 사업을 조정하는 등 상생 방안을 내놓았다.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을 5년간 3000억원 조성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기술과 혁신으로 종사자와 이용자의 후생을 더할 수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재편한다”며 “카카오는 앞으로 골목 상권 논란 사업은 진출하지 않고,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은 철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일각에선 '흙수저' 김 의장이 코로나19 사태 여파를 이기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잇단 죽음을 목도하고 카카오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 마포에서 맥줏집을 운영해온 24년 차 자영업자 A씨가 코로나19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연이 지난 12일 세상에 알려지면서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사망하기 직전에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자신의 원룸 마저 매각했다. 전국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단순한 자살이 아닌 사회적 죽음”이라는 시각이다. 

카카오가 오는 10월 1일부터 시작하는 국회 국정감사와 내년 초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와 국회는 물론 대권주자들고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공룡에 대한 규제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 

공정거래위원회는 시가총액 55조 원의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인 카카오의 김 의장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김 의장은 카카오 지주회사 격인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당국에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가 가맹택시에 호출을 몰아준 혐의로 카카오모빌리티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총수와 지배구조 문제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는 전방위적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하면서 '문어발식' 재벌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카카오는 골목 상권 논란 사업 등에 대해 계열사 정리 및 철수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IT 혁신과 이용자의 후생을 더할 수 있는 영역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한편 콘텐츠와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카카오는 회사의 지주사 역할(지분율 10.59%)을 하고 있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꽃·간식 배달 등 일부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돈을 더 내면 카카오 택시가 빨리 잡히는 기능인 ‘스마트호출’도 폐지하기로 했다. 배차 혜택을 주는 요금제 ‘프로멤버십’ 가격은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낮춘다. 대리운전 중개 수수료도 현재 20%에서 더 낮춘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으로 자율주행과 이동 서비스 혁신, 기업용(B2B) 분야의 모빌리티 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등 신사업 발굴, 글로벌 비즈니스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은 이미 자신의 재산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하는 등 사회적 책임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번 카카오의 상생방안은 진정성에서 출발했을 것"이라며 "아직 미흡한 부분은 지속 개선해 나간다는 것이 김 의장의 '근본적 변화' 키워드의 의미일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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