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백화점 등 유통업계, 성별 임금 격차 최대 46%까지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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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백화점 등 유통업계, 성별 임금 격차 최대 46%까지 벌어져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1.09.02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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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는 성별 임금 격차 오히려 높아져
백화점 임금 격차, 전체 산업군 평균보다 높아
여가부 "고용형태와 직급 등 세부적인 조사 필요"

2일 '양성평등임금의 날'을 맞아 <녹색경제신문>이 유통업계의 성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산업군에 비해 격차 감소폭이 적거나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화점 업계는 전체 산업군의 임금격차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2일 <녹색경제신문>이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GS25, CU, 세븐일레븐 등 대기업 편의점 빅3의 1인 평균 급여액은 남성 5966만원, 여성 4166만원으로 나타났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임금 격차는 평균 30%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또 주요 백화점(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은 남성 8309만원, 여성 4460만원으로 무려 2배 가까운 평균 46.3% 격차(50% 격차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두배의 임금을 받는 것)를 나타냈다.

편의점 업계 성별 임금 격차 "더 벌어져"

편의점 업계가 취약계층 상생지원책 등을 확대하며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성별 임금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산업군의 임금격차 평균이 소폭 감소한데 비해 편의점 업계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편의점 업계의 지난해 1인 평균 급여액 성별격차는 2019년 27.3%였던 것과 비교해 3%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경우 8% 가까이 늘어 세븐일레븐(1.6%)에 비해 증가폭이 4배 가량 높다. 반면 CU는 여성임금이 100만원 증가해 2019년에 비해 격차 폭이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성별 임금격차가 큰 이유는 평균 근속연수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의 여성 근속연수 평균은 4.2년으로 남성(6.1년)에 비해 2년 가량 적어 32%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GS25의 여성 근속연수 평균은 4.3년으로 남성(7.9년)에 비해 45.5%의 높은 격차를 보였다.

세븐일레븐도 남성 7.7년, 여성 5.9년으로 편의점업계 평균보다 낮은 23.3% 격차를 보인 반면 CU는 남성 2.7년, 여성 2.6년으로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CU의 근속연수가 타 경쟁업계에 비해 2배 이상 짧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균 근속연수의 격차가 크면 성별 임금 격차도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 출산과 육아 등에 따른 높은 퇴사율과 재취업 후 임금인상이 정체되기 때문이다. 또 저임금 비정규직 여성비율이 높은 대형유통기업의 업계 특성이 반영된 걸로 풀이된다.

한국여성노동자회 관계자는 2일 <녹색경제신문>의 전화에서 “여성임금 격차는 크게 비정규직, 비관리직, 낮은 직무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며 “특히 대형 유통업계에서 여성은 대체로 낮은 임금을 받는 하위직,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가 성별 임금 격차, 전체 산업군 평균보다 높아

지난 1일 상장기업 2149개의 1인당 평균급여에 대한 여성가족부(여가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성별 임금 격차는 35.9%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녹색경제신문>에서 백화점업계의 지난해 1인당 평균급여를 분석한 결과,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의 성별 임금 격차는 46.3%으로 전체 산업군 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여성의 평균 급여는 4460만원으로 남성 8309만원에 비해 2배 가까이 적은 수준이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지난해 성별 임금 격차는 56.3%으로 업계 평균을 상회했다. 여성의 1인 평균 급여는 남성에 비해 4900만원이나 적은 수준이다.

반면 롯데백화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임금 격차는 33.8%로 백화점 빅3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근로환경을 포함한 임금 격차 문제 해소에 적극 동참해 노동부로부터 ‘노사문화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그 결과 2019년에 비해 성별임금격차는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총평균 임금은 6255만원으로 2019년(6145만원)에 비해 110만원 이상 삭감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성별 임금 격차도 2019년 50.5%에 비해 3.4% 줄은 47.1%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성 1인 평균급여는 4600만원으로 2019년(4500만원)에 비해 100만원 인상됐다. 반면 남성 1인 평균급여는 2019년(9100만원)에 비해 400만원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가의 성별 임금 격차는 전 산업계에 비해 10%이상 높지만 편의점 업계의 격차 폭이 더 벌어진데 비해 2.1% 소폭 감소한 점은 고무적이란 평가다. 

백화점업계 역시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가 짧아 임금격차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빅3 백화점의 지난해 여성 평균 근속연수는 10.7년으로 남성(13.6년)에 비해 2.9년 짧아 21.3% 격차를 보였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성별 근속연수 격차는 60.9%로 여성(4.8년)이 남성(12.3년)에 비해 3배 가까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분석한 결과 유통업계의 성별 임금 격차는 산업 전반을 통틀어도 낮지 않아 보인다. 다만 DART는 고용형태와 직급 등을 구분하지 않아 현장의 실황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관해 여성가족부는 “앞으로 전자공시시스템상에서 고용형태와 직급, 등기·미등기 임원별 임금 정보가 성별로 분리돼 공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 산업군을 통틀어 성별 임금 격차는 점차 줄고 있지만 유통업계는 오히려 증가하거나 감소폭이 적다. 유통업계에서도 ESG경영이 화두가 되는 가운데 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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