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 ‘폭풍성장’ 끝났나?"..위드코로나 기대에도 일각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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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폭풍성장’ 끝났나?"..위드코로나 기대에도 일각 '우려 목소리'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1.08.3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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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가속화, '위드코로나'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도
중국시장 둘러싼 중국 자국브랜드·글로벌기업간 경쟁 더 치열
ODM·OEM 업체 최소주문량(HOQ) 축소, 화장품업계 진입장벽 낮아져

백신 보급 확대와 방역체계 완화를 골자로 “하반기부터 위드코로나 시대가 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화장품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반기 실적도 기대보다 낮을 것이라 예상하면서 국내 뷰티브랜드의 성장동력이 멈춘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이니스프리 매장[사진=이용준 기자]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이니스프리 매장
[사진=이용준 기자]

 

지난 30일 정부가 12~17세 소아청소년을 포함한 고위험군 백신접종을 추가하면서 방역정책 전환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혀 ‘위드(with)코로나’ 체계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최근 방역당국이 코로나19의 종식보다 치명률을 낮추는 ‘위드코로나’ 시기를 검토하면서 뷰티브랜드도 수혜 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주가하락이 이어진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우량주들의 주가상승이 기대돼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위드코로나가 실제로 시행되면 야외활동과 면세점 소득이 높아져 화장품 업계의 매출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

다만 일각에서는 화장품 업계의 성장률이 이전만 못해 주가회복도 더딜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빅2 뷰티브랜드의 성장도 업황의 불확실성이 높아 지켜봐야한다는 분석이다.

먼저 중국시장을 둘러싼 국내브랜드와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의 화장품시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거의 회복된 상태다. 이에 중국의 화장품 소비력이 높아져 고가브랜드의 매출은 급성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후’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등도 상반기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중국의 구매력이 오르는 동시에 소비취향이 고급화돼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글로벌 경쟁사도 중국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국내 브랜드는 엄청난 마케팅 비용에 비해 매출효율성은 질적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둘째 중국 내 자국 브랜드의 성장이 가파르다. 애초에 화장품 업계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업종이다. 여기에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까지 겹쳐 중국브랜드의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국내브랜드와 중국내 자국 브랜드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과거와 같은 고성장률은 기대하기 힘들단 지적이 나온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상하이자화, 허보리스트 등 중국브랜드도 럭셔리쪽으로 많이 진출하고 있으며 퍼펙트다이어리 같은 온라인 기반 업체도 가파르게 성장 중”이라면서 “과거와 달리 중국내 브랜드와 글로벌기업간 경쟁이 더 치열해 국내브랜드의 상황이 예전과 많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셋째 ODM, OEM 업체를 통한 화장품업계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최근 SNS인플루언서나 1인기업 혹은 중소기업의 화장품시장 진출이 주목받고 있다. ODM 및 OEM 업체가 최소주문수량(MOQ)를 낮추면서 소자본가들의 시장진출이 용이해진 것. 개인판매자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변동성이 강한 화장품 시장에 신속히 대처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진입장벽이 낮은 중저가 브랜드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화장품시장의 성장률이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코스맥스의 HOQ는 1000여 개 정도부터 가능하며, 작은 제조업체들은 500개 단위로 생산할 수도 있다”며 “최근 OEM과 ODM기업이 소규모 브랜드를 대상으로 최소주문량을 낮추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어 화장품업계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31일 <녹색경제신문>에 말했다.

넷째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빅2 화장품업계의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해 시장의 신뢰와 향후 성장 가시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ODM업체인 코스맥스의 독보적인 주가상승이 빅2에 대한 낮은 의존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빅2 의존도가 상당히 낮고 온라인 고객사에 대한 영업을 활발히 전개해온 회사”라며 “올해부터는 단순 생산을 넘어서 중국 최대 색조브랜드 ‘이셴’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이 30일 “접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12∼17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의 접종, 그 외 미접종자의 접종, 고위험군의 추가접종 등이 진행되면서 어느 정도 면역도가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방역정책의 보완,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위드코로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을 시작으로 전세계적인 ‘위드코로나 시대’가 임박한 가운데 화장품업계의 업황이 어떻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하반기 실적이 화장품업계의 주가 모멘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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