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북해 항만 체증으로 물자 공급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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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경제, 북해 항만 체증으로 물자 공급 대혼란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1.07.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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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전방 수송업무 담당하던 외국인 인력의 부족이 원인
- 단기적 해소는 어려울 듯

아시아 발 유럽 도착 운송용 화물선박들이 북유럽 항만들의 극심한 물류 체증과 운영 차질을 빚고 있다. 

독일 최대의 물류항구인 함부르크 항이 연결돼 있는 독일의 엘베강(江)과 브레머하벤 항이 인접한 라이강(江)은  입항을 대기하며 정박중인 국제 컨테이너선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육로 물류 스케줄의 차질과 컨테이너 적체에 따른 야드 부족으로 화물 하역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Photo: Dominik Lückmann. Source: Unsplash.
Photo: Dominik Lückmann. Source: Unsplash.

세계 최대의 해운 회사인 몰러-머스크 그룹(Maersk Line, 덴마크)은 북해 독일 함부르크 항에 아예 정박하지 않는다. 세계 5위의 독일 해운사 하파크-로이드(Hapaq-Lloyd)는 유럽 최대의 물류 허브인 네덜란드 로텔담 입항을 취소하고 다음 정박지인 안트베르펜 항으로 직행한다.

유럽의 항만에서 수 개월째 매일 겪고 있는 이같은 항만 체증은 우리나라 대도시 출퇴근 시간의 만원 버스에 비유할 수 있겠다. 더 승객을 태울 수 없을 정도로 꽉 찬 버스가 다음 정거장에 도달해도 아예 정차하지 않고 정거장을 통과해 버리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라던 승객은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하고, 하차할 정거장을 놓친 버스 탑승객은 다음 가까운 정거장에서 내려 되짚어가야 한다.

선박 체증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세계 최대 두 해운선박운수업체인 머스크와 MSC (Mediterranean Shipping Company,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선두로 국제 해운사들은 함부르크 항 입항을 취소하고 그 근방 빌헬름스하벤과 브레머하벤 같은 제2,3차 항구에 하역한다. 입항된 물류 루트 차질과 지연이 만성화되는 가운데, 함부르크 항의 독점 물류운영 업체 유로게이트(Eurogate Terminal)에게도 막대한 타격을 안기고 있다.

국제해양분석운영센터(Maritime Analysis and Operations Centre, 사무소: 리스본)의 집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사회경제적 봉쇄책이 본격화된 2020년 4월 이후부터 국제 항만 적체가 시작됐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2020년 화물선 평균 스케줄 엄수율은 70%에 이르렀으나, 올들어 정시 스케줄을 준수하는 화물선은 25%에 그칠 만큼 상황이 악화됐다.

그중 유럽 화물선 항구들과 화물선박들이 겪고 있는 입항, 정박, 화물 컨테이너 이동, 컨테이너 적체와 수송 지연 차질의 근원지는 아시아다. 세계 2위의 싱가포르 항만의 경우, 항만 직원과 노동자들 다수가 외국인 출신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귀국 조치된 후 재입국하지 못한 해외인력의 부족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최근 글로벌 물류공급망 차질은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화물선 허브인 남중국 옌톈 항에서 비롯됐다. 옌텐 항은 북미와 유럽행 중국산 제조업계 공산품과 전자용품이 수출되는 관문이나, 5월부터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진을 받은 항만 노동자 수의 급증으로 인력난을 맞았다. 

물류처리인력의 부족, 항만 야드 수출용 컨테이너 물량 과적, 선박 터미널 운영 혼잡이 넘어지는 도미노처럼 이어지며 글로벌 항만 체증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옌텐 항은 6월 말부터 수입항의 운영을 중단시켰다. 

이같은 상황이 올 여름 내내 지속될 경우 지난 3월 23일 수에즈 운하에서 발생한 에버기븐호 좌초 사건으로 초래된 피해 보다 더 심각한 유럽-아시아 간 경제적 파급을 끼칠 수 있다. BBC뉴스는 이 사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영국에서 올 연말 크리스마스 쇼핑철을 대비한 소비자 물품과 공산품 공급이 어려워져 공급난과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물류 선박업체들은 유럽-아시아 구간 더 큰 초대형 선박 추가 투입, 육로 물류망 개선 (트럭 및 선로 운반), 고가 프리미엄 컨테이너 운반 서비스 제공 등 항만체증 해소 방안을 모색중이나 당장 오는 3/4분기 말까지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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