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으로 은행 점포 정리 잇달아…"쌓여가는 폐쇄점포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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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으로 은행 점포 정리 잇달아…"쌓여가는 폐쇄점포 어쩌나"
  • 김호연 기자
  • 승인 2021.06.24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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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은행, 하반기에만 40개 점포 폐쇄…은행점포 1년 새 207곳↓
- 유휴점포 처리 어쩌나…KB·하나, 유휴점포 유찰 이어져
신한은행 고덕동 지점 내부.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고덕동 지점 내부. (사진=신한은행)

시중은행의 점포 폐쇄 릴레이가 다시 이어지면서 매각이 늦어지는 일부 유휴점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하반기에만 40개의 점포를 폐쇄한다. 다른 은행도 지난 5월 말 기준 1년 사이 200여개의 점포를 줄였다.

이 중 은행이 처분하지 못한 유휴점포 일부는 구 도심에 위치하거나 입지 조건이 열악한 곳에 있다는 이유로 유찰이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은 유휴점포 매각 난항이 ‘사소한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매각이 계속 늦어진다면 원하는 값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은행권 디지털 전환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이 매각하지 못한 유휴점포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 하반기에만 40개 점포 폐쇄…은행점포 1년 새 207곳↓


신한은행이 하반기 대규모 점포 폐쇄에 들어간다. 조흥은행과 합병으로 인한 점포 중복 때문에 2009년 101개, 2014년 43개 등을 줄인 뒤 최대 규모다.

신한은행은 오프라인 점포의 운영 효율성에 한계를 느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수도권 대형 점포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15억원 정도다. 대규모 오프라인점포만 40개를 정리한다 가정하면 약 6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른 은행도 점포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씨티은행 등 7개 은행이 폐쇄한 점포 수는 39개다. 지난해 5월 기준으로 1년 간 사라진 영업점은 207개에 달한다.

하반기에도 은행권 점포 폐쇄 릴레이는 계속된다.

KB국민은행은 오는 7월 역삼동 종합금융센터, 제주 종합금융센터 등 27개, 9월 구리 종합금융센터, 남대문 종합금융센터 등 2개를 정리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6월 2개, 7월 19개 영업 점포를 통폐합한다. 신한은행을 포함해 올해 약 160여개의 점포가 문을 닫을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은행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이와 동시에 디지털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은행이 생각하는 점포 운영의 필요성이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휴점포 매각 지연 ‘성가신 고민’…세금 등 유지비 지출 계속


시중은행이 폐쇄한 점포 중 은행이 소유한 곳 일부는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유찰이 반복될수록 매각가도 떨어져 은행의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은 더 이상 활용가치가 없는 유휴점포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바람직한 순서다. 하지만 매각가를 두고 시장에서 형성된 적정가격과 차이가 있어 유찰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올해 세 번째 유휴부동산 매각 공고를 냈다.

이번에 내놓은 매물은 모두 과거 점포로 사용한 것이며 경북 영천, 충남 공주, 충남 논산, 경남 김해, 경남 창원, 부산 해운대 등 7곳이다. 모두 유찰에 의한 재공고로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는 게 문제다.

영천지점과 공주 중동점은 7회, 논산지점과 김해 삼방동지점은 2회, 창원 중앙동지점과 부산 신해운대점 그리고 센텀파크점은 1회씩 유찰됐다.

매각대금도 계속 떨어졌다. 공주 중동점 최저입찰가는 지난해 6월24일 37억2700만원에서 현재 19억830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하나은행은 경기 고양시, 서울 성북구, 전남 목포시, 대구 달서구 등에 위치한 유휴점포와 토지, 건물 등 9개 매물로 내놨다. 2017년부터 꾸준히 시장에 나왔지만 유찰이 이어지면서 과거 대비 매각가가 급감했다.

다만 시중은행은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매각하는 점포 대부분이 오래전부터 있던 것들이라 매각가가 크게 떨어져도 어느정도 차익이 남는다”며 “유지비 등의 지출도 세금을 제외하면 많은 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권 디지털 전환이 확대되면 처분하지 못한 유휴점포는 계속 늘고 매각도 늦어지는 등 어느 정도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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