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로 뻗어가는 삼성 5G 장비 사업…영역 확장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상태바
'글로벌'로 뻗어가는 삼성 5G 장비 사업…영역 확장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6.16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삼성, 영국 보다폰과 5G 장비 공급 계약 체결…미국·일본 이어 유럽 시장에도 진출
- 미국 제재로 인한 화웨이 위축이 영향 미쳤다는 분석…삼성 "영역 확장 모색할 것"
- 에릭슨·노키아 등 주요 경쟁업체 성장세 지속…동남아 등 화웨이 입지 공고한 시장 공략도 과제

삼성전자가 영국 통신사 보다폰과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일본에 이어 유럽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기존 유럽 내 5G 장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위축되면서 수혜를 입었다는 평가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번 계약을 발판으로 삼아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그러나 화웨이의 제재 효과를 에릭슨·노키아 등 주요 경쟁업체들이 흡수하고, 유망한 5G 장비 시장인 동남아시아에서 화웨이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대하는 점 등은 삼성전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5G 장비 시장에서 선두권을 지켜 온 화웨이의 하락세는 경쟁업체들에게는 수혜로 다가온다"면서도 "여전히 일부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가 탄탄하고 에릭슨·노키아 등이 크게 성장해 삼성전자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br>
[사진=픽사베이]

삼성, 美·日 이어 유럽에도 5G 장비 시장 진출…"사업 영역 확대 적극 모색할 것"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영국 보다폰의 5G 가상화 기지국(vRAN) 분야 공급사로 선정됐다. 삼성전자가 유럽 지역에서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다폰은 유럽 내 1위 통신사로서 세계 69개국에 3억15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으로 에릭슨, 델 등의 공동 공급사와 함께 가상화·다중입출력 기지국 등 다양한 4G·5G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유럽의 5G 장비 시장은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등 주요 업체들이 입지를 공고히 다져온 지역이다. 특히 영국의 경우 4개 중 3개의 통신사가 화웨이의 5G 장비를 채택할 만큼 화웨이의 비중이 높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영국 보다폰의 5G 상용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2019년부터 본격화된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꼽힌다. 이탈리아·프랑스 등이 반(反)화웨이 동맹에 참여한 데 이어, 영국 또한 올해부터 화웨이의 5G 장비 도입을 금지하고 오는 2027년까지 화웨이의 장비를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유럽의 통신사들이 화웨이를 대신할 공급사로 삼성을 점점 더 많이 고려하고 있다"며 "스페인과 프랑스 통신사도 이전에 삼성전자와 회담을 가진 적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과의 5G 장비 공급 계약을 시작으로 사업의 영역을 크게 확장시켜왔다. 지난 3월에는 캐나다 사스크텔, 일본 NTT 도코모를 고객사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공백을 기반으로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5G 장비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 부사장 역시 이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외에도 삼성은 인도, 호주 및 동남아시아 등에서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픽사베이]

유럽 내 주요 경쟁업체들 약진…여전히 굳건한 화웨이 위세 등은 '과제' 

에릭슨·노키아 등 주요 경쟁업체들이 유럽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점, 화웨이의 시장 지배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 등은 한계로 지적된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5G 장비 시장은 화웨이가 32.8%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에릭슨(30.7%), 3위는 ZTE(14.2%), 4위는 노키아(13.0%), 5위는 삼성전자(6.4%)다.

화웨이의 경우 점유율이 2분기 기준 43.7%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레 줄어든 수준이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에릭슨은 2분기 점유율 20.7%에서 10%p 상승을 이뤄내 화웨이 제재의 수혜를 입었다고 평가 받았으며, 노키아는 2분기 10.1%의 점율에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1분기 13.2%에서 2분기 7.5%로, 3분기는 6.4%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글로벌 기업들과의 계약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결과이지만 경쟁업체들과의 격차가 큰 상황이다.

또한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의 유럽 5G 장비 시장에 여러 난항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는 화웨이가 기존 구축한 4G 네트워크와 호환이 되지 않아 시장 진입 시 과도한 교체 비용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라며 "에릭슨과 노키아의 텃밭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킴모 스탠벌(Kimmo Stenvall) OP마켓 애널리스트 역시 "도이치텔레콤이나 텔레포니카 등 유럽 통신사와 계약을 성사시키려면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원할 수 있는 큰 조직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가 이러한 여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신흥' 5G 장비 시장으로 꼽히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화웨이의 입지가 공고하다는 점 또한 삼성전자의 고민거리로 지목된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중앙사이아 및 동남아시아에서부터 유럽에 이르는 지역을 육상·해상으로 연결하는 경제권 구상) 전략에 따라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를 적극 도입해왔다.

지난해 하반기 싱가포르와 베트남이 화웨이의 장비를 사실상 배제하기도 했으나, 두 나라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화웨이의 장비를 선호하고 있다.

일례로 태국은 지난 2019년부터 화웨이와 함께 동남아 최초로 5G 테스트 기지를 구축하는 등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태국 1위 통신사 AIS는 지난해 5G 코어 네트워크 구축 사업자 중 하나로 화웨이를 선택했다.

또한 화웨이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와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말레이시아에서도 5G 인프라 구축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인프라 구축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모든 사업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실제로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중국 업체의 영향력이 막대해 이를 파고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