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등 주요 그룹 총수 '수소경제 선점' 특명에 합종연횡 속도전...SK가스·롯데케미칼 등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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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등 주요 그룹 총수 '수소경제 선점' 특명에 합종연횡 속도전...SK가스·롯데케미칼 등 제휴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5.3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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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가스-롯데케미칼, 31일 수소 합작사 설립 MOU
- GS칼텍스-가스공사 1만톤 수소 생산 협력...한화-두산 수소 발전소
- 최태원 "2050 탄소중립 실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미래성장사업으로 ‘수소’를 지목한 가운데 ‘수소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총수들이 수소 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화두와 들어맞고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 총수들은 2050년 탄소중립 시대에 있어 가장 적합한 새 에너지원으로 ‘수소’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국내 10대 기업 중 삼성과 LG를 제외하고 모두 수소 사업에 속속 진출했는데 ‘수소경제’는 협력모델이 중요해 기업간 제휴를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SK, 롯데, 한화, GS, 두산 등 주요 그룹은 총수의 특명에 수소사업 강화를 위해 기업간 짝짓기가 한창이다.

SK가스와 롯데케미칼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SK가스 사옥에서 수소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연내 합작사를 설립해 기체 수소 충전소 건설과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사업을 공동으로 전개한다. 에너지와 화학 기업이 합작사를 만드는 것은 롯데GS화학에 이어 이종 산업 간 협업의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SK가스 윤병석 대표(좌)와 롯데그룹 김교현 화학BU장이 판교 SK가스 사옥에서 31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는 “수소 사업의 확장을 위해서는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한 수소 생태계의 조성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은 “미래 에너지 성장의 핵심축이 될 수소 산업 초기 생태계 형성을 주도하기 위한 협업으로 친환경 수소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SK가스는 울산의 SK어드밴스드에서 부생수소를 생산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3개 생산기지(여수·대산·울산)에서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 생산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를 뜻한다.

SK는 수소 충전소를 운영하는 등 에너지 유통 부문에서 강점이 있고, 롯데는 물류 부지 등 오프라인 인프라에서 독보적이다.

앞서 GS칼텍스와 한국가스공사 지난 28일 서울시 강남구 GS타워에서 액화 수소 생산과 공급 사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액화 수소 플랜트, 액화 수소 충전소, 수소 추출 설비의 구축 등 수소산업 전반에서 협력한다.

 인천시 수소산업기반 구축 MOU 체결 후 기념 촬영 모습. (왼쪽부터) 이재현 인천서구청장,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세균 국무총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양사는 가스공사의 천연가스(LNG) 인수기지 내 유휴부지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1만톤(t) 규모의 액화 수소 플랜트를 건설한다. 이는 수소차 8만대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생산량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현대자동차와도 제휴한 후 서울 강동구 소재 LPG 충전소 부지에 수소 충전소를 구축했다. 올해에는 제주에 수소 충전소를 신설한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18년 (주)두산, 한국동서발전과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 대산그린에너지를 세웠다. 한화에너지가 발전소 운영을,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 공급과 유지 보수를, 그리고 한국동서발전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발급한 인증서 매입을 각각 담당한다.

한화솔루션 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3월 세계적인 가스 터빈 업체인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를 인수해 국내 최초로 수소 혼소 발전 기술을 확보했다. 현재 수소를 최대 65%까지 혼합해 사용하는 수준에서 할 수 있는데, 향후에는 수소 비율을 10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한국수력원자력과 청정수소 생산 및 에너지 융복합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수소사업 밸류체인 전 분야에 걸쳐 포괄적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오일뱅크는 세계 최대 수소 생산업체인 에어프로덕츠와 손잡고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을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GS칼텍스 강동구 수소충전소 모습

효성중공업은 올해 초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전문기업인 독일 린데그룹과 제휴했다. 양사는 울산에 3000억원을 들여 합작사를 설립해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양산 공장을 건설한다.

에쓰오일은 지난 3월 연료전지 기업 FCI와 82억원의 투자 계약과 함께 수소 사업에 진출했다.

"골드만삭스, 세계 수소시장은 2050년 12조 달러(약 1경3400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

특히 주요 그룹이 수소 사업에 앞다투어 뛰어드는 것은 총수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수소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3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라며 "SK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사회공헌을 비롯 'ESG 경영'에 의기투합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함께 수소차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수소경제위에서 "수소는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저장체로도 활용할 수 있어 탄소 중립 시대의 '에너지 화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 등 주요 그룹 대표들이 수소 사업에 대해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수소 협업에 적극적인 건 세계적으로 수소 시장을 선점한 국가나 기업이 아직까지 없고 특정 기업이 밸류체인을 독점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골드만삭스는 세계 수소시장이 오는 2050년 12조 달러(약 1경3400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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