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장 "인구감소에 따른, K-MAVNI 제도 도입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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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장 "인구감소에 따른, K-MAVNI 제도 도입 검토해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5.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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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일 교수 [사진=녹색경제신문]
최기일 교수 [사진=녹색경제신문]

지난해 신생아 출생자 수가 27만명을 기록하면서 출산율이 0.8명으로 한해 출생아 수는 5년 간 40% 이상 급감했다. 이는 불과 5년전 통계청 인구추계 통계보고서에서 대한민국 한 해 출생아 수가 27만명대를 기록하게 될 시점이 2060년경일 것으로 예측한 예상치를 무려 40년이나 앞당긴 것이다.

작년 6월 대통령직속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본격적으로 인구절벽 시대에 접어들면서 현재 인구 5000여만명에서 오는 2090년에는 1800여만명까지 감소할 수 있음을 우려한 바 있다. 더욱이 올해 출생률을 예측한 국제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226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행 인구 감소 추세를 대입할 경우 2200년에 이르면 인구소멸로 인해 대한민국이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인구감소에 따른 군 병력부족 상황, ‘문제’에서 ‘위기’로 부상

인구감소에 따른 병력부족 문제는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특수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상비병력 감소는 자칫 안보 공백을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병무청은 올해부터 현역 입영대상자 신체검사 판정기준을 일부 완화하고, 병역처분 기준에 학력사유도 폐지해 초등학교조차 졸업하지 않은 만 19세 이상 남성에 대해서도 현역 입영대상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정부 조치에 따라 병력자원이 감소하는 상황 하에서도 현재 수준의 상비병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내년 징병 대상자 100명 중 88명이 현역 입영대상자로 판정될 전망이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 막바지였던 1945년 일본의 징집률이 90%, 독일은 78%, 미국은 60%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황망한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병역제도 개편 논의가 사회적 화두로 쟁점화되면서 모병제 도입이나 여성징병제까지 회자되는 실정이다. 영원히 시기상조일 것이라는 모병제와 더불어 양성평등과 남녀갈등의 정점인 여성징병제에 대한 논쟁에 앞서, 문제를 제대로 진단해 해결방안이 나와야 할 시급한 상황이다.

이제는 ‘문제’에서 ‘위기’가 된 병력부족 상황에 대한 이분법적 논쟁과 소모적 접근보다는 실현 가능한 해법이 절실히 요구된다.

 

▲귀화자 병역의무화와 ‘한국형 매브니(MAVNI)’ 제도 검토해야

현재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는 공식집계상 500만명 이상으로 연평균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는 귀화자는 1만명 정도에 달하고 있으며, 해마다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나는 신생아는 전체 출생자 중 약 5.2% 정도를 차지한다.

향후 10년 뒤에는 군대에 입영할 한국인 남성 중 다문화가정 출신자가 1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국내 출생아 수 급감에 따른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인구감소 충격과 여파 속에서 이는 결코 무시할 만한 수치가 아니다.

국내에서는 2010년 병역법이 개정되면서 1992년 1월1일 이후에 출생한 다문화가정의 자녀에게 병역의무가 부과되고 있다.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병역법 개정 이후 2018년까지 약 4000여명의 다문화가정 출신 장병이 군에 입영했다.

정부 당국과 국회에서는 다문화가정 출신 뿐만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 등 귀화자에게도 병역을 의무화하는 입법이 추진 중인데, 현행 귀화자에 대한 병역은 기본적으로 면제 대상이나 본인이 희망해 지원할 경우에는 현역 또는 사회복무요원 등으로 입대가 가능하다.

미국은 일찌감치 영주권이 없는 외국인에게도 입대를 허용하는 모병(募兵) 프로그램인 ‘매브니(MAVNI, Military Accessions Vital to National Interest)’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2008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 미 국방장관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가 아랍어, 페르시아어, 한국어 등을 구사하는 이민자들을 입대시키기 위해 미 육군 예비군 법무관이자 이민법 변호사인 육군 사관학교 마가릿 스탁(Margaret Stock) 교수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시행됐다.

당시 미국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병력자원이 부족해지는 곤란을 겪었는데, 입대한 인원을 대상으로 10주 기간의 군사훈련이 끝나면 영주권 절차 없이 즉시 시민권을 부여했기 때문에 선풍적 인기를 누렸다.

일본 자위대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해 해외학생 대상으로 ‘해외자위관‘ 모집 제도가 성공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앞으로 ‘한국형 매브니(K-MAVNI)’ 제도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기일(40)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와 과학기술혁신특위 부위원장이다. 대한민국 방위사업학 박사 1호로 잘 알려져있으며 국방대, 건국대, 미드웨스트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상지대 군사학과장을 맡고 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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