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㉑] 항공업계, 화물사업 가능성 발견...대형항공사·LCC, 화물 수송력 강화 '액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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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㉑] 항공업계, 화물사업 가능성 발견...대형항공사·LCC, 화물 수송력 강화 '액셀'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1.05.2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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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항공사, 화물사업 강화로 위기 속 '흑자' 빛나
- 대한항공, 4개분기 연속 흑자...아시아나, 올 1분기 적자폭 크게 줄여
- 진에어, LCC 최초 화물기 개조...제주항공·티웨이, 기내 화물 수송 강화
- 화물수요 강세 지속 전망...올해도 여객 급감 속 실적 방어 성공할지 주목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경제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쿠팡 100조원 기업가치 돌파가 상징하듯 집콕 트렌드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급팽창 국면에 돌입했고 자연스럽게 프리미엄TV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뜨면서 글로벌 물류 수요가 늘었으며 이에 따라 조선업도 활황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대장기업들은 포털, 금융,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에 걸쳐 기존 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화학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며 2차, 3차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국경제 대변혁의 시대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 지형도를 시리즈로 정리합니다. [편집자 주]

백신 등의 의약품을 실은 특수 컨테이너가 이동하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는 화물사업에 가능성을 발견했다.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뿐 아니라 LCC(저비용항공사)들도 수익성 다각화 전략에 화물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는 작년 초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하늘에 있어야 할 비행기들이 주기장이 부족할 정도로 땅 위에 멈춰섰다. 말 그대로 '전례 없는' 위기였다.

이에 대형항공사들은 생존의 위기 속에서 빠르게 활로를 찾았다. 여객 매출이 출입국 제한 등으로 90%가량 쪼그라든 상태에서 '화물' 수송으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기존 매출 90% 이상이 여객수송에 나왔던 LCC(저비용항공사)들도 화물 매출 확대를 꾀했다.

가장 전투적으로 화물사업 확대에 뛰어든 항공사는 대한한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고효율 대형 화물기단의 강점을 활용해 방역물품과 전자 상거래 물량, 반도체 장비 및 자동차 부품 수요 등을 적극 유치해 수익 극대화에 나섰다. 또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개조하며 공급을 추가적으로 늘려나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화물 확대와 관련, "고효율 최신 화물기로 기단을 재편하고 화물사업 미래 경쟁력에 적극 투자하는 한편, 발상의 전환을 통해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색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해 2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거둔 원동력이 됐다. 

대한항공은 작년 1분기 별도 기준 600억원대 적자에서 같은 해 2분기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분기에는 항공화물 운임하락 영향 등으로 흑자 규모가 축소됐지만 4분기에는 다시 2분기 수준을 회복한 14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1200억원대의 흑자를 달성했다. 화물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덕분이다. 대한항공은 항공화물 수요 강세에 힘입어 1분기에만 화물기를 주간 140여회 운항했고, 화물 전용 여객기는 월 700여회 운항했다. 

화물 운임 상승도 호재였다. 지난 3월 홍콩~북미 노선 화물 운임은 1kg당 8.48달러로 치솟으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화물 교역량 증가와 해운 공급 부족 심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 2분기 562억원, 3분기 547억원, 4분기 8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측 역시 여객기 벨리 공급 부족, 국제 무역 회복세 전망 등으로 상반기까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화물 매출이 지난해 2~4분기 흑자 달성에 기여했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1분기 화물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6105억원을 기록한 덕분이다.

아시아나는 화물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해 여객기(A350) 2대의 화물기 개조에 이어 올해 2대를 추가로 개조했다. 또 화물 운송 수요가 높은 미주, 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IT·전자기기 부품 ▲전자상거래 수출품 ▲개인보호장비 등의 탑재 물량을 늘려 해당 노선의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82%까지 끌어 올렸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화물기 개조로 편당 최대 46톤의 수송력을 확보해 화물 수송력을 극대화하고, 개조 화물기를 화물 주력 노선에 적극 투입해 화물 호실적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화물 매출 미미한 LCC들도 가세...화물기 개조 이어 '카고시트백' 적극 활용

LCC들도 화물 확대에 본격 나섰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은 올해 인천~대만 타이베이 노선과 인천~중국 하이커우 노선, 인천~베트남 호찌민 노선 등을 중심으로 화물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회사는 화물 사업 강화를 위해 기존 여객기 좌석에 부피가 작은 화물을 중심으로 최대 8톤까지 적재하는 방식을 택했다.

앞서 지난 1월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창립 16주년 기념식에서 "불확실성이 극대화한 상황에서는 민첩하게 대응하는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항공운송 등 핵심역량이 아니던 사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진에어,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화물 전용기와 카고시트백 운영
진에어,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화물 전용기와 카고시트백 운영. [사진=진에어]

진에어는 국내 LCC 최초로 작년 10월 B777-200ER 여객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해 화물 운송에 투입했다. B777-200ER 화물 전용기는 동체 하단부 전체를 화물칸으로 운영하는 '벨리 카고'보다 10t이 추가된 약 25t의 화물 탑재가 가능하다.

진에어는 또 국내 LCC 최초로 '카고 시트백'을 활용한 화물 운송 사업도 시작했다. 카고 시트백은 기내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특별 제작된 화물 전용 가방이다. 

티웨이항공도 카고 시트백 활용은 물론, 최근 인천~하노이 노선을 추가하며 B737-800 여객기 3대를 화물 전용기로 운영하는 등 화물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LCC들은 아직 매출에서 화물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3%대로 작아 실적 반등까지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항공화물 수요가 세계 경제 회복세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13.1% 증가, 2019년 대비 2.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화물운임 강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 화물업황 호조 속 대형항공사에 이어 LCC들도 점차 화물수송 전문 인력과 노하우를 확보해 매출 비중을 늘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티웨이항공]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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