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진의 뉴욕 이슈] 가상화폐 시장의 ‘암흑기’ 도래하나…연이은 악재 속 ‘반토막’ 난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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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의 뉴욕 이슈] 가상화폐 시장의 ‘암흑기’ 도래하나…연이은 악재 속 ‘반토막’ 난 비트코인
  • 노우진 기자
  • 승인 2021.05.20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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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화폐, 불법이다”…칼 빼든 中 정부, 속내는?
- “스탑일론!” 커져가는 ‘머스크 리스크’, 하락세 멈추지 못해
- 시장의 ‘큰 손’인 기관들, 가상화폐 매도세

가상화폐 시장이 연이어 터진 대형 악재 탓에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한때 7만 달러를 넘보던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결국 3만 달러대로 주저앉았다.

가상화폐는 이번 주 내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입방정’에 시달렸다. 한때 ‘파파 머스크’라 불릴 정도로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머스크는 이제 가상화폐 시장이 갖고 있는 최대 리스크 중 하나가 됐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또다시 가상화폐 시장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가상화폐를 밀어내고 정부에서 발행한 디지털 화폐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사 표시를 보인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연이은 악재에 가상화폐 시장이 붕괴할 조짐을 보이자 시장의 ‘큰 손’이라고 불리는 기관들 역시 가상화폐를 대량 매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손절’(손해를 감수하고 매도하는 것)을 고민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가상화폐 몰아내는 중국 정부, “가상화폐 투자자들, 법의 보호 받지 못해”


중국 당국이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19일 중국은행업협회·중국인터넷금융협회·중국지불청산협회 세 기관은 공동으로 ‘가상화폐 거래 및 투기 위험에 관한 공고’를 발표했다.

3대 협회는 “가산자산은 실질적인 가치가 없다”며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대중들도 자신의 투자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가격의 등락이 반복됨에 따라 가상화폐 투기 현상이 재연되자 통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대 협회는 공고에서 가상화폐 투기 현상이 일어나면 국민의 재산 안전은 물론 정상적인 금융 질서를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가상화폐 뿐만 아니라 파생상품의 거래와 거래 중개 행위까지 처벌 범위에 들어간다. 채굴업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았으나 가상화폐 채굴장에 저렴한 산업용 전기 공급을 중단하며 간접적인 의사를 비쳤다. 현재는 일부 지역에서 채굴장 퇴출을 유도하고 있는 등 중국 당국은 기조를 바꾸지 않은 채 점차적으로 강한 규제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빠른 시일안에 디지털 형태의 ‘가상 위안화’를 발행할 것이라는 전망과도 맞물린다. 즉 기존의 가상화폐를 몰아내고 정부의 관리 하에 디지털 화폐를 발행해 통제권을 더욱 강고히 하겠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민간 주도의 가상화폐가 체제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해왔다.


가상화폐 시장 위협하는 ‘머스크 리스크’


한때 대표적인 가상화폐 지지자였던 머스크의 존재가 가상화폐 시장의 최대 불안요소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의 매각을 시사한 발언을 하자 비트코인이 급락 곡선을 그렸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결국 팔게 될 것이라는 한 누리꾼의 트위터 게시물에 “정말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전에도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며 비판했고 이어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까지 중단했다.

이후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비판한 것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갑자기 가상화폐 중 하나인 도지코인을 띄우는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이 비트코인에 비해 모든 면에서 더 월등하다”며 “도지코인의 거래 시스템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발언에 힘입어 큰 폭으로 뛰어올랐고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머스크의 발언에 본격적으로 반격했다. 심지어 잭 도시 트위터 CEO는 머스크를 저격하는 듯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머스크는 트위터에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팔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여전히 비트코인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의 발언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도지코인 역시 전일대비 30% 가까이 급락하며 가상화폐 시장을 더욱 큰 혼란 속에 빠트렸다.


JP모건, “기관들, 가상화폐 팔았다”…가상화폐 시장 몰락의 전조일까


기관들이 잇달아 가상화폐 매도세를 보이며 개인투자자들을 불안에 빠트렸다. 19일(현지시간) JP모건은 투자자 메모를 통해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선물과 펀드에서 돈을 인출해 ‘금테크’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펀드에 대한 자금 유입은 비트코인의 최고가 경신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JP모건은 “비트코인 자금 흐름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기관들은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포지션을 줄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비트코인 선물 시장은 지난해 말 상승세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며 “비트코인 펀드에서 인출된 자금이 전통 자산인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되고 있고 비트코인 선물 투자에서 빠져나간 자금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기관들의 움직임을 두고 비트코인이 더 이상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가상화폐 지지자들은 가상화폐가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경쟁하는 대안 통화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JP모건은 “기관들이 비트코인의 최근 상승세가 끝난 것으로 느끼는 듯하다”며 “비트코인이 급락세를 보여 기관들은 전통적인 투자 수단인 금에서 안정성을 추구할 것”이라 전망했다.

노우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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