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취재] LG전자 스마트폰 떠난 빈자리...삼성전자 독주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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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취재] LG전자 스마트폰 떠난 빈자리...삼성전자 독주 시작되나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2.02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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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3%...삼성전자(65%), 애플(21%)에 이어 3위
LG전자의 빈 자리를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이 차지할 가능성은 낮아
최대 수혜는 삼성전자...삼성전자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70~80%선까지 대폭 상승 예상
가격상승 등 부작용 우려도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 또는 축소키로 결정하면서 삼성전자의 내수시장 독주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중국 스마트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예상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보이며, 애플이 소폭의 반사이익을 얻고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점유율을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20일 권봉석 사장은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면서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매각설에 휩쌓였다. 현재 베트남 빈 그룹의 인수가능성이 가장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중이다. 

2일 2일 녹색경제신문 취재 결과, LG전자는 작년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의 LTE 버전을 출시했지만 스마트폰 사업 축소, 매각 등을 고려하는 만큼 별도의 홍보활동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3%로 삼성전자(65%), 애플(21%)에 이어 3위다.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왔다. 지난 2016년 점유율 17%를 기록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으나 2017년에도 17%를 기록하며 애플에 2위자리를 뺏겼다. 2018년과 2019년에는에는 14%로 3%포인트 이상 점유율이 하락했고, 2020년에는 13%까지 떨어지면서 4년연속 3위자리에 머물렀다. 

13%의 점유율이지만 대수로 치면 상당한 숫자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대폭 축소방침을 밝히면서 13%의 점유율이 어디로 향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치열하다. 

더욱이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조선비즈에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새로운 폼팩터(제품외양)의 스마트폰 출시가 본격화된다"면서 "올해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보다 약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갤럭시S21
삼성전자 갤럭시S21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경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활성화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폰은 샤모미, 화웨이를 중심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끊임없이 노크 중이다. 중국 업체들은 4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 최신기능을 갖췄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LG전자의 빈 자리를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이 차지할 가능성은 낮다. 현재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은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지 않는다. 샤오미의 판매량은 극히 미미하다.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아 브랜드 경쟁력 자체가 약하다. 낮은 인지도는 물론이고 중국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정보 유출 가능성에 소비자들의 우려감이 크다. 

AS망도 부족하고, 가격 메리트도 딱히 없다. 삼성전자 구세대 모델을 사면 대폭 할인된 가격에 제품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0의 경우 갤럭시 S21의 구형모델이지만 20만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굳이 새로 출시된 제품을 사기보다 한세대 전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에 스마트폰을 구매한다. 한세대 전 제품이라고 해서 오래된 제품도 아니다. 갤럭시노트20의 경우 지난해 9월 출시돼 아직 반년도 되지 않았다. 

애플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이폰 운영체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고, 높은 가격부담도 있는 만큼 LG전자 고객을 흡수하는 데엔 한계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최대 수혜는 삼성전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폰을 구매하던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삼성전자로 갈아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 외에도 가성비 모델들이 잘 갖춰져 있고 AS망도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LG전자 고객들을 대부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5%의 점유율을 보인 삼성전자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70~80%선까지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주체제를 갖췄을 때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단말기 가격 상승 우려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판매 경쟁이 제품가격 상승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판매촉진을 위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다양한 이벤트 경쟁도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으로 돌아왔었다. 

하지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게 되면 독과점인 삼성전자가 판매가격을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독점적 지위에 선 삼성전자로선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소비자들에게 각종 지원금을 풀 이유도 없어진다. 다만 글로벌 플레이어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국내에서만 더 비싸게 판매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통신업계도 삼성전자와의 협상력에서 밀릴 수 있다. 통신업계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 만으로 라인업을 꾸려야 하기 때문에 제품 다양성 확보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결과도 초래할 수 있다. 

삼성전자로써도 국내시장 점유율이 70~80%에 달하게 되면 독과점 이슈로 국감 등에서 정치권의 맹공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적 이슈와 맞물리며 재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어떻게 될지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된 내용에 대해 특별히 코멘트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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