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LG전자 MC사업부 거론되는 인수후보 많지만 가능성 낮아...빈그룹이 가장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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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LG전자 MC사업부 거론되는 인수후보 많지만 가능성 낮아...빈그룹이 가장 '유력'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1.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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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매각을 포함해 모바일 사업운영 방향을 검토 중인 가운데 MC사업부의 차기 주인은 누가 될 것인지 벌써부터 소문이 무성하다. 

과거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부 매각설이 나올 때마다 적극 부인해 왔지만 권봉석 사장이 내부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LG전자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 어떤 식으로든 MC사업부의 정리가 있을 전망이다. 권 사장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한 것은 사업부 전체 매각까지 포함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업부 완전매각, 사업부 내 생산설비 등 분할매각, 조직 규모 대폭 축소 등이 유력한 향후 운영방안으로 거론된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인수 후보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초집중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베트남 빈 그룹, 독일 폭스바겐, SK그룹 등이 꼽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SK 등 가능성 높지 않아...베트남 빈그룹이 가장 유력해보여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고, IT사업이 주력이라는 점에서 상시 거론되는 인수후보다. 

구글은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크지만 자체 휴대폰 생산사업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LG전자 MC사업부 인수를 통해 이를 강화하려 한다는 예상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LG전자와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SW 개발을 위해 지난 2019년 1월 MOU를 맺을 만큼 관계가 좋다는 점에서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그동안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사업 이력을 볼 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두 회사는 이미 과거에 휴대폰 업체를 인수했다가 실패를 맛보고 매각한 이력이 있다.

구글은 지난 2012년 모토로라를 인수했다가 2014년 중국 레노버에 다시 매각했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4년 핀란드 노키아를 인수했다가 2016년 대만 폭스콘에 노키아의 피처폰 사업을 매각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적자투성이인 LG전자 MC사업부를 또 다시 인수해 스마트폰 제조업을 시도할 가능성이 낮게 점쳐진다.

페이스북은 2014년 인수한 자회사 오큘러스를 통해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앞으로 AR·VR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스마트폰과의 기술적 결합을 강화하고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는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제조업에 뛰어들기 보다는 스마트폰 관련 기술 확보 차원이라는점에서 생산설비 등의 인수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도 잠재 인수후보군으로 꼽힌다. 자동차 산업이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모빌리티로 급전환하면서 전장사업과 시너지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생산설비 인수 가능성은 낮다. 

국내에서는 SK그룹이 거론되기도 한다. SK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이 통신업을,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생산하기 때문에 가장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SK텔레콤은 SK텔레텍, SK텔레시스 등을 통해 휴대폰 제조업을 영위한 바 있다. 

하지만 LG전자 역시 LG유플러스를 통해 통신업을 영위했었고, 다양한 연관 산업들이 뒤를 받쳐줬지만 스마트폰에서 6년간 5조원의 적자를 냈었다. 아무리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생산하더라도 스마트폰 사업에서 흑자전환의 핵심요소가 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인수가능성은 낮아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치열한 소송전을 펼치며 양사간 관계가 크게 악화된 점도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는 이유다. 

현 시점에서 가장 인수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업체는 베트남 빈그룹이다. 빈그룹이 LG전자 휴대폰사업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른 것은 LG전자 베트남 생산공장이 빈그룹 공장과 가깝고, 그룹 차원에서 스마트폰, 자동차 사업을 대폭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빈그룹은 부동산개발(Vinhomes), 리조트(Vinpearl)), 유통(Vincom Retail), 자동차(VinFast), 스마트폰(Vinsmart)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이다. 빈그룹은 지난 2019년 SK그룹으로부터 1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국내기업과 언론에도 알려졌으며 지난 2013년부터 워버그핀커스, 싱가포르투자청 등을 비롯해 세계적인 투자사와 기업들로부터 모두 73억달러를 유치하는 등 베트남내 제1 투자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자금 측면에서 LG전자 MC사업부 통인수까지도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개발과 유통이 주력사업이었던 빈그룹은 최근 3~4년 사이 새로 진출한 스마트폰, 자동차 사업을 앞세워 제조업과 첨단산업으로의 사업구조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빈그룹의 주력사업 전환 의지는 빈마트, 빈마트플러스, 빈커머스 등 유통부문 자회사들을 마산그룹에 매각한데서 뒷받침되고 있다. 빈스마트(Vinsmart)는 2018년 12월 첫 휴대폰을, 빈패스트는 2019년 첫 자동차를 출시했다. 모두 베트남 최초의 토종 스마트폰, 토종 완성차다.

빈스마트는 스마트TV, 5G 스마트폰 생산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 AT&T에 OEM방식(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스마트폰 200만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빈스마트는 현재 미국 시장 진출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과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롤러블 등 LG전자의 첨단 기술에 눈독을 들일 수 밖에 없고, 생산공장도 비슷한 곳에 위치해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가 수월하다. 

중저가 제품에 강점이 있는 빈스마트가 LG전자의 베트남 공장 및 프리미엄 제품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사업 확대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폰 아레나에 따르면 분석가 로스 영과 팁스터 블랙 크립트는 LG스마트폰 사업을 인수할 대표적인 입찰자로 현재 베트남의 빈그룹을 언급했다. 

한편, LG전자는 현재 MC사업부의 정리 방향을 두고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르면 3월 이내에는 매각과 관련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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