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본방송, 시작만 하면 끝?...소비자 대책 전무
상태바
UHD 본방송, 시작만 하면 끝?...소비자 대책 전무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02.10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최초 지상파 4K UHD 본방송 시작을 놓고 방통위와 지상파 3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정작 시청자들에 대한 고려는 전무해 기존 4K UHD TV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4K UHD 방송은 기존 풀HD(1920X1080)대비 4배 이상 높은 3840X2160 해상도의 화질로 전송하는 초고화질 방송을 말한다. 

방통위는 올해 2월 방송 시작을 조건으로 지난해 11월 지상파3사에게 UHD 방송을 허가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UHD로 생중계해 한국 방송의 위상을 높인다는 목표다.

이에 방송 시작 시기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준비된 방송사부터 최대한 빨리 본방송을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지상파 업체들 "UHD방송 9월이나 돼야 가능, 방통위 너무 서두른다"

하지만 KBS, MBC, SBS 등 지상파 업체들은 기술적 문제와 방송사고 등을 우려해 9월로 일괄 연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들 지상파는 지난 1월 장비 도입 미비와 기술적 문제 등을 이유로 본방송을 9월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 지난 8일 SBS, 9일 KBS를 방문해 UHD 본방송 관련 협의를 진행중이다.

업계에서는 방통위가 본방송 개시를 서두르는 것은 상임위원들의 임기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음달 26일 김재홍 부위원장과 이기주, 김석진 상임위원 등 3명이 임기를 다하고, 4월 7일에는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임기를 마친다. 상임위원들의 임기 중에 UHD 본방송 실시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UHD 방송 시청 가능 TV보급 턱없이 부족

정작 방송을 시청해야 할 일반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는 전무하다. 당초 예정대로 2월에 UHD 방송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이를 정상적으로 시청할 수 있는 가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삼성, LG의 고급형 UHD TV를 비롯해 국내에 판매된 UHD TV만으로는 직접 UHD 방송을 수신하고 시청할 수 없다. 현재까지 판매된 UHD TV들은 유럽식 방송표준(DVB-T2)을 채택하고 있어, 지난해 7월 미래부가 채택한 북미식(ATSC 3.0)과 맞지 않는다. 

지상파가 방송하는 UHD 방송을 보기 위해서는 UHD TV를 이미 사용하고 있는 가구라도 대부분 따로 비용을 들여 셋탑박스를 설치해야 한다. 

최근 국내 중소기업, 중국 제조사들의 중저가형 UHD TV들이 인기를 끌며 지금까지 판매된 UHD TV는 100만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미미한 보급률이지만 이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 대한 대책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국내 중소 TV제조사 관계자는 "현재 판매중인 제품은 모두 유럽식 표준이 적용된 제품이며, 아직까지는 방송표준과 관련된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LG전자의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UHD 방송시작 이전에 방송표준에 맞는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IPTV나 케이블TV를 이용해 TV를 시청하는 가구들은 방송표준과 상관없이 UHD 방송 시청이 가능하지만 UHD를 지원하는 셋탑박스를 사용하는 서비스로 바꿔야 한다.  

다나와 4K UHD TV 인기순위 <사진=다나와 캡처>

하지만 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들과 지상파간의 UHD 방송 재전송에 따른 협의도 없는 상태여서 향후 논란이 예상되기도 한다. 

또 공공주택과 같은 안테나를 공유하는 다세대 공청망으로 UHD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기존 HD방송(8VSB) 설비를 OFDM 방식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설비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다.

◇평창올림픽외 UHD콘텐츠도 사실상 전무

턱없이 부족한 UHD 콘텐츠에 대한 문제도 지적된다. 방송이 시작된다 해도 전송할 콘텐츠가 없다. UHD 콘텐츠 제작은 기존 FHD(풀HD) 콘텐츠 제작에 비해 2~3배 가량의 비용이 든다. 

비용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UHD 콘텐츠를 제대로 제작할 PP(방송콘텐츠제공사업자)도 얼마되지 않는다. 

이런 현재 상황에 비춰 방통위가 충분한 준비와 토론 없이 세계최초에 집착하며 무리하게 UHD 본방송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