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한샘, 매출 호조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왜"
상태바
[진단] 한샘, 매출 호조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왜"
  • 김지우 기자
  • 승인 2020.12.18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에도 매출-영업이익 실적 호조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기업 이미지' 제고 시급
강승수 한샘 회장 [사진=한샘]
강승수 한샘 회장 [사진=한샘]

한샘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특수'를 누리며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적 호조에도 '바람 잘 날 없는' 논란으로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153억원, 영업이익은 6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9%, 86.1% 증가한 수치다.

한샘의 이같은 실적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아진 까닭이다. 게다가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로 인해 리모델링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 몫을 더했다.

한샘은 그러나 실적 호조에도 지난 몇 년 간 회사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아 기업 이미지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샘은 지난 10월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았다. MBC 보도에 따르면, 한샘이 광고대행사 4곳을 대상으로 44억원을 협찬했지만, 페이퍼컴퍼니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일부 광고대행사 전현직 사내 이사직에는 한샘 상무와 팀장이 등재돼 있었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직원의 개인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광고대행사 계약 최종 결재자가 강승수 회장이라는 점과 코로나19 여파에 비상경영 체제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협찬 지원금은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비자금을 조성하려다 적발되자 '꼬리 짜르기'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샘은 또 '고객 감동을 생명으로 생각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기업 목표이지만, 남성중심 군대문화와 과도한 성과 압박, 휴무일 출근 강요 등으로 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사내 여직원 성희롱 사건을 회사 자체에서 덮으려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한샘은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기업문화실을 신설했고, 홈페이지에는 '임직원의 인격과 가치를 존중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한샘의 일부 전·현직원들에 따르면, 수직적인 군대식 조직문화와 과도한 성과 압박, 욕설과 폭언 등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샘에서 퇴사한 전 직원 A씨는 "젊은 신입 직원들이 많이 입사하지만 극심한 성과 압박에 시달리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금방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외적으로는 업계 최고인 듯 하지만 수직적인 사내문화인데다 중간 계급이 많이 퇴사하다보니 체계가 부족한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 직원 B씨는 "영업직은 신규 제휴부터 고객상담, 설계, 발주, A/S까지 모든 걸 다 맡고, 매출 실적 또한 압박이 세다"며 "휴무일에도 출근을 강요받거나 유연근무제가 있지만 눈치를 줘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은 실적 압박으로 인해 신입직원들이 2~3년 이내로 퇴사가 잦아 또 다른 신입 직원으로 다시 메우는 구조다"라며 "직무 강도가 세다보니 중간계급이 형성되기 전에 퇴사하는데, 이 때문에 신입사원이더라도 계장 직급을 달고 연차 대비 굵직한 일을 맡아 강한 업무 강도에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성과 압박은 모든 회사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기업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