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옵션만 차 한대값?..."선택 폭 확대" vs "소비자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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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옵션만 차 한대값?..."선택 폭 확대" vs "소비자 기만"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2.18 0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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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V70 풀옵션 7600만원 육박...시작가 4800만원대
- 국산 고급차, 시작가-최고가 차이 커...벤츠·BMW와 비교돼
- 국산차 '개인 맞춤형' 구매 추구...필요 기능만 넣어 가격 인하 효과 주장도

GV70의 옵션(선택사양)가가 연일 화두다. GV80에 이어 GV70도 옵션 선택에 따른 가격 상승폭이 260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16일 브랜드 첫 중형 SUV 모델인 GV70의 가격을 공개했다. 지난 8일 이 모델의 잠정 판매가격을 발표한 지 8일 만이다. 

일각에선 해당 모델의 잠정가가 나왔을 때부터 현대차그룹 특유의 옵션 구성을 두고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요 옵션들을 적용하면 차 한 대 값이 나온다는 의견이다.

실제 제네시스에서 발표한 GV70의 가격을 보면, 가솔린 2.5 터보 모델이 4880만원, 가솔린 3.5 터보 모델은 5830만원이고, 디젤 2.2 모델은 5130만원이다. 여기에 선택사양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는데, '풀옵션'을 적용하면 7550만원이 나온다. 시작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2700만원에 육박하는 것이다.

옵션에 따른 가격 상승폭이 큰 점은 동일 브랜드이자 한 체급 높은 GV80에서도 확인된다. GV80은 6067만원을 시작가로 하여 풀옵션 적용 시 890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는다. 옵션가만 2833만원으로 GV70보다 상승폭이 100만원가량 더 높다.

GV70. [사진 제네시스]
GV70. [사진 제네시스]

이는 고급차 시장에서 경쟁사로 거론되는 대부분의 수입차와도 비교되는 지점이다. 한 예로 BMW의 경우 엔진에 따라 라인업이 다양하게 꾸려지되 옵션이 다 적용된 모델이다. 선택사양을 추가한다는 개념이 없다는 얘기다. 스포티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고객을 위해 'M 스포츠 패키지' 정도가 마련돼 있을 뿐이다. 

수입차 모델은 가격 상승폭도 제네시스보다 적은 편이다. GV70의 직접 경쟁 모델로 꼽히는 벤츠 GLC는 6840~7990만원으로 가격차가 1100만원대 정도다. 또다른 경쟁 모델인 BMW X3는 엔진 등에 따라 가격이 6410만원에서 8500만원 사이다. 이 역시 제네시스 GV70보다 시작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덜 나는 셈이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현대차그룹의 옵션 비중이 크다는 점에 불만을 토로한다. 신차 구매를 계획 중인 한 시민은 "최근 공개된 GV70의 가격과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홈페이지에서 실 견적을 내보니 필요 옵션을 추가한 가격이 6000만원이 넘었다"며 "이 가격이었다면 처음부터 다른 차를 생각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옵션을 넣으면 가격이 확 올라간다', '옵션, 패키지 구성이 너무 복잡하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불투명한 가격' 등의 반응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다양한 옵션을 통해 선택폭을 넓힌 것은 소비자에게 실익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필요한 기능만을 선택해 전체 차량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측은 GV70의 옵션과 관련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원하는 사양으로 구성하도록 했다"며 "이를 통해 고객의 선택권을 확장하는 한편 필요한 사양만으로 합리적 구성이 가능한 개인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V70에선 옵션 폭이 넓고 그에 따른 가격 상승분도 크지만 주요 안전사양을 기본화 한 것은 좋은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GV70은 기본 트림부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등이 탑재됐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는 말그대로 수입이라 맞춤 제작이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근본적으로 국산차와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긴 힘들다"며 "국산 고급차의 옵션 논란은 풀옵션 가격이 너무 높다는 데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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