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동학개미', 왜 KB금융지주에 뿔났을까...배당이슈에 발목잡힌 대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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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동학개미', 왜 KB금융지주에 뿔났을까...배당이슈에 발목잡힌 대장주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12.09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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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연일 사상 최고치,금융업종 대장주 KB금융지주 주가 게걸음
- 감독당국, 금융지주 향해 배당 자제 권고에 관치금융 비판 등 불만여론 비등
- 스트레스 테스트 후 년내 배당규모 정할 듯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금융지주들과 대장주 KB금융지주의 주가가 게걸음을 보이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금융지주의 연말배당 규모를 두고 감독당국의 압력이 적지 않아 KB금융지주는 난감한 상황이다. 배당 제한 소식이 금융주를 추후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9일 오후 3시 현재 업종 대장주 KB금융지주의 주가는 전일대비 0.98% 상승에 그치고 있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는 상황에서도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일 종가 4만 5900원이던 주가는 8일 종가도 같은 수준으로 제자리 걸음에 그쳐 주주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KB 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 11월 26일 종가 4만 8450을 찍은 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근래 횡보하고 있다. 이와같은 주가의 부진한 흐름은 배당이슈에 발목이 잡힌 이유가 크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호실적을 거두면서 연말배당 시즌을 앞둔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한껏 높아진 상태라 투자자들의 실망은 더욱 크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신한금융지주 2조9502억원, KB금융지주 2조8779억원, 하나금융지주 2조9502억원 등으로 코로나19 충격의 비상상황에서도 선방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다.

금융지주들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장기적으로 배당성향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배당성향은 우리금융지주 27%, KB금융지주 26.0%, 신한금융지주 25.97%. 하나금융지주 25.78% 등이다.

그러나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를 향해 배당을 자제하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금융지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윤석헌 금감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권과 협조해 나름대로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며 "종합적으로 분석해 결과에 따라 적절하다는 판단이 나와야 (배당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달부터 은행들과 배당을 줄이는 방안을 협의중에 있다. 당국은 코로나19 장기화에 실물경제 위기가 금융시장으로 전파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와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대출원금과 이자 상환을 유예하면서 내년 원리금 상환 유예가 끝났을 때 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크게 나빠지면서 금융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

현재 금감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은행들이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진행을 검토 중으로 그 결과에 따라 연말 배당 규모를 은행들과 협상을 통해 결론 지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 1월 배당이 시작되는만큼 년내 대략적인 은행 금융지주의 올해 결산 배당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들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있는 점도 금융지주들이 연말배당을 늘리는 데 부담이다.

이에 대해 주주들의 불만은 커져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금융주 연말 배당 축소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정부가 사기업에 배당축소 의무를 강요하는 것은 자유경제시장 체제에 위배되며,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경영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사내유보로 쌓을지, 주주에게 배당으로 돌려줄지 판단하는 일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더우기, 금융감독원의 배당 축소 권고는 법적 근거가 없어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수 없다.

KB금융지주는 연말배당 규모를 두고 금융감독원과 주주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올해 실적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고려하면 연말배당을 늘릴 필요가 있는데 배당을 자제하라는 금감원의 신호를 무시하기도 쉽지 않다.

KB금융지주의 관계자는 "현재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었던 금융지주사들은 당국 개입으로 배당 규모를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불만 여론도 비등한 만큼 금융지주간 눈치보기도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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