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가 실손보험금 15% 수령···형평성 위해 보험료 차등제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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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1%가 실손보험금 15% 수령···형평성 위해 보험료 차등제 바람직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0.12.08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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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손보험금 청구 상위 1%가 연평균 2천만원, 전체 보험금의 15% 차지
- 실손 전체 가입자 95%는 무청구자 혹은 연평균 50만원 이하 수령
- 보험료 부담 형평성 제고 위한 보험료 차등제 도입 마련해야
소수 의료이용자가 실손보험금의 상당부분을 수령하고 있어, 보험료 차등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실손의료보험의 위험손해율이 130%를 넘어서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가입자 1%에 해당하는 소수 의료이용자가 실손보험금의 15%를 수령하고 있어, 보험료 차등제 도입 등의 합리적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실손의료보험의 위험손해율은 131.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2.6%p 증가한 수치로 1조4000억원의 위험손실액이 발생했다. 올해 3분기 위험손해율은 130%로 코로나19 등으로 발생손해액 증가율은 다소 둔화됐으나, 올해 적용 요율 인상이 최소화됨에 따라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보험연구원 정성희 연구위원은 "실손보험금 청구는 특히 의원급 진료가 증가하고 근골격계 등의 비급여 진료 비중이 높았으며, 소수 의료이용에 편중된 특징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의원의 실손보험 비급여 진료 청구금액은 1조1530억원 규모로 지난 2017년 상반기 6417억원 보다 무려 79.7% 증가했다. 이는 의원의 비급여 진료가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 기록으로, 실손보험 전체 청구의료비에서 비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시행 전보다도 늘어나게 됐다.

또한 실손보험 청구금액에서 비급여 진료 비중이 높은 근골격계·안과 질환이 상위 청구 항목으로 나타났다. 근골격계 질환은 실손보험 전체 청구금액에서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청구금액에서 비급여 진료 비중도 81.2%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안과 질환 청구금액의 78.7%는 백내장으로, 이는 전체 의료기관 중에 의원이 89.6%를 차지했다.

[사진=보험연구원]

 

문제는 일부 소수의 과다 의료이용으로 인해 의료를 전혀 이용하지 않았거나 꼭 필요한 의료이용을 한 대다수의 가입자에게 보험료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입원의 경우 전체 가입자의 95%가 무청구자이거나 연평균 50만원 이하의 소액 보험금 수령자였다. 반면 전체 청구자 중 1%에 해당하는 소수이용자가 전체 지급보험금의 15%에 해당하는 연평균 2천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전체 지급보험금의 절반에 가까운 48.5%를 10%의 소수 의료이용자가 수령했다.

정 연구위원은 "소수의 불필요한 과다 의료이용은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 악화 원인일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부담으로도 작용하고 있다"며 "실손가입자의 보험료 부담 형평성 제고 및 비급여에 대한 비용 의식 제고를 위해, 가입자의 개별 비급여 의료이용량과 연계하는 할인·할증 방식의 보험료 차등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는 상해와 달리 질병의 발생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가입자의 건강관리 정도에 따라서 어느 정도의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료이용량에 따른 보험료의 할인·할증 적용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비급여는 선택적 의료 성격이 강하고 보험금 청구가 비급여에서 큰 금액에 집중되며, 가입자의 의료이용에 대한 통제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볼 때 비급여에 대한 보험료 차등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 연구위원은 "실손의료보험제도의 지속적인 운영과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효과를 증대하기 위해서는 공·사 협업하에 비급여 관리를 위한 합리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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