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시대 유통] 고마진으로 불황 넘는다···아동복업계, 프리미엄화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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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시대 유통] 고마진으로 불황 넘는다···아동복업계, 프리미엄화 활발
  • 박금재 기자
  • 승인 2020.11.09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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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B족 증가하며 아동복 프리미엄화 뚜렷
'가치소비'와 맞물려 아이 옷에 투자 아끼지 않는 부모 늘어나

2019년 11월 출생아가 사망자를 1600명 밑돌며 한국은 인구 자연감소 시대에 진입했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혼인 건수도 역대 최소치로 집계됐다. 출산율 감소는 더욱 가팔라져, 통계청은 2050년 무렵이면 한국 사회에서 고령 인구 비율은 4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유통업계는 이 변화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기업들은 유래 없는 위기를 맞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나? 제품과 서비스의 변화 모습을 짚어 본다. 

 


신세계 강남점의 프리미엄 키즈 편집숍 '분주니어'.
신세계 강남점의 프리미엄 키즈 편집숍 '분주니어'.

출산율 감소에 직격탄을 맞은 아동복업계의 미래를 놓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지난 2015년 이래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출산율은 현재 0.92 아래를 밑돌고 있어 아동복 수요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아동복 기업들은 '프리미엄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동 수 감소로 인해 구멍난 매출을 고마진 제품 판매를 통해 메꾸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2년 8조원 정도였던 국내 키즈 산업 시장은 2007년 19조원, 2015년 38조원으로 성장했고 2017년에는 40조원을 돌파했다.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음에도 '프리미엄화'라는 전략이 먹혀들며 관련 산업은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아동용 명품 전문 편집숍인 '분주니어'의 지난 9월 14일부터 20일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9%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가 아동용품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자녀, 손주, 조카를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VIB(Very Important Baby)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아이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데다, 양가 조부모·부모 ·삼촌·이모 등 8명이 한 명의 아이를 공주왕자처럼 챙긴다는 뜻의 '에잇 포켓(여덟 명의 주머니)'이라는 용어도 있다. 요즘엔 주변 지인까지 더해 '텐 포켓(열 명의 주머니)'까지 쉽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몽클레르의 키즈 라인인 '몽클레르 앙팡'의 패딩도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데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더불어 버버리 칠드런의 브랜드 대표 제품인 체크 퀼팅 아우터 또한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아 품절을 자주 겪는 아이템이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아동 컬렉션 이미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 또한 브랜드 최초로 아동 컬렉션을 론칭하며 국내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에 도던장을 던졌다.

이탈리아 솔로메오 지역 현지에서 장인들이 손수 제작해 최고급 품질을 자랑하는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클래식한 디자인에 스포티하면서 세련된 스타일을 접목한 스타일을 선보여왔다.

이번 아동 컬렉션도 성인 의류 제작 방식과 동일하게 제작됐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를 대표하는 고급 니트 제품들을 비롯해 셔츠, 티셔츠, 팬츠, 스커트, 점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인다.

'가치소비'를 하는 젊은 세대가 소비층의 주축이 되면서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는 입고 버리는 주기가 짧은 아동복 제품을 구매할 때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최근 젊은 부모들은 고가의 아동복을 아이들에게 사주는 것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가치소비는 제품을 구매할 때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와 부합하는 제품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행하는 소비성향을 말한다.

때문에 향후 아동복 시장은 기성 명품 성인복 브랜드의 키즈 라인과 기존 아동복기업의 프리미엄 제품 사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모들의 연령대가 높아져 경제력이 올라간 반면 아이들의 수는 줄어들어 한 자녀에게 쓸 수 있는 돈이 많아졌다"면서 "이와 같은 시장 특성에 주목해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명품 브랜드들의 키즈 라인 론칭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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