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요즘엔 운동이 남은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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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요즘엔 운동이 남은 장사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20.09.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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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피트니스 테크 기업의 성장 호조세
소비자의 기대수명연장, 젊음 유지, 단련된 신체에 담긴 새로운 사회경제적 인식의 발현

운동하는 당신은 엘리트 공동체의 일원
실내 피트니스 센터 문화가 일반화돼 있는 미국 시장에서 올 봄 코로나 사태 발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조치로 피트니스 스튜디오들이 영업중단에 들어갔고, 급기야 미국 최대 헬스클럽 체인인 24 Hour Fitness가 ‘챕터11’ 파산 신청했다. 열심히 운동하고 땀 흘리며 느끼는 성취감은 열심히 운동해 본 사람 만이 아는 중독적 쾌감이라고 하던가. 또한 평균 기대수명 증가와 젊고 단련된 신체는 높은 신분과 성공한 삶의 심볼이라 여기는 미국인들은 가정 실내에 갇혀 자유로운 야외 활동 - 조깅, 자건거 타기, 정기적 피트니스센터 방문 등 - 이 불가능해지자 집에서 피트니스기기와 온라인 트레이닝 강의를 통해 신체단련을 향한 열정을 불살랐다.

2019년 에피 마케팅 대상의 본선 후보로 선정펠로톤 광고 캠페인. ‘동계 올림픽을 집으로 가져오다’라는 슬로건의 이 광고는 강열한 운동 끝에 느끼는 성취감과 희열감을 효과적 자극해 특히 소득이 높고 성취욕 높은 미국 중상층 소비자들의 열망을 자극했다. Courtesy: Peloton
2019년 에피 마케팅 대상의 본선 후보로 선정펠로톤 광고 캠페인. ‘동계 올림픽을 집으로 가져오다’라는 슬로건의 이 광고는 강열한 운동 끝에 느끼는 성취감과 희열감을 효과적 자극해 특히 소득이 높고 성취욕 높은 미국 중상층 소비자들의 열망을 자극했다. Courtesy: Peloton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의 여파로 무수한 사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난파한 최근 리테일 업계에서, 펠로톤(Peloton)은 코로나 봉쇄조치로 수혜를 경험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최근인 2020년 5월 기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이후 1분기에만 주가(NASDAQ: PTON (Class A) 상승률 36%, 매출증가율 61%(4억 2천 여 달러)를 기록했고, 바로 어제인 9월 23일 업체 역사상 주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부터 5월까지 봉쇄령과 재택근무 추세는 펠로톤에게 절호의 시장 확장의 기회였다. 기존 유료 회원자 수는 예년보다 94% 증가(2020년 3월 기준 886,100명)하자 폭발적 성장 잠재력을 포착한 펠로톤은 기존 1개월 무료 디지털 유료회원제 시험 기간을 3개월로 늘리는 획기적인 제공을 제시했다. 코로나 봉쇄조치로 재정적 타격을 입은 회원들에게 사실상 회원비 납부 유예기간을 2개월 연장(또는 무료 제공) 해주는 이 임시 요금정책으로 회원수 약 17만 명을 추가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24 Hour Fitness가 점진적인 회원수 감소와 경영난에 처하는 사이, 펠로톤은 프로 트레이너들이 방영하는 유튜브 방송의 영향력을 간파하고 2017년부터 펠로톤 디지털 피트니스 강사진이 진행하는 실시간 스프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Courtesy: Peloton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24 Hour Fitness가 점진적인 회원수 감소와 경영난에 처하는 사이, 펠로톤은 프로 트레이너들이 방영하는 유튜브 방송의 영향력을 간파하고 2017년부터 펠로톤 디지털 피트니스 강사진이 진행하는 실시간 스프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 Courtesy: Peloton

소비자 심리학과 스포츠 전략을 응용한 디자인
피트니스 브랜드 펠로톤은 이미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피트니스와 운동광 사이에서 인기를 누려왔다. 브랜드 설립 초기부터 아는 사람만  알게하자는 소비자 입소문 마케팅(word-of-mouth) 전략을 활용해 오늘날 펠로톤 브랜드 실내 피트니스 기구는 북미인들 사이에서 무언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심볼이 됐다. 요가 피트니스 어패럴 부문의 럭서리 브랜드로 룰루레몬을 꼽는다면 사회상위층 우등인구를 대변하는 럭셔리 피트니스계에는 펠로톤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펠로통(peloton)이란 본래 군대어로 소대(小隊, platoon)라는 뜻의 프랑스어 어휘다. 도로사이클경주, 마라톤, 쇼트트랙 같은 경쟁 스포츠에서 선수들이 체력 소모량을 조절하며 상호경제하기 위해 주변 동료 선수들과 군집을 형성하고 밀착해 달리는 경주 전술을 뜻한다. 펠로톤 페달운동기와 러닝머신에 오른 사용자들은 어느새 위험할 정도로 서로 가깝지만 절대 닿으면 함께 낙오하는 절묘한 도로 위 맨 앞의 최정예 경쟁자들 새에 섞여 개인기 對 집단 역학, 경쟁 對 협력이란 역설적이고 짜릿한 스피드전으로 불꽃 튀는 가상의 프로 스포츠 경주 세상으로 폭풍몰입된다.

피트니스광이라면 알만한 인기 셀럽 피트니스 강사들이 매일 뉴욕 첼시 사이클링 스튜디오에서 촬영해 업로드 해놓은 피트니스 강의를 24시간 아무때나 실시간 스트리밍 또는 온디맨드로 접근할 수 있다. Courtesy: Peloton
웬만한 피트니스광이라면 알만한 인기 셀럽 피트니스 강사들이 매일 뉴욕 첼시 사이클링 스튜디오에서 촬영해 업로드한 피트니스 강의를 24시간 아무때나 실시간 스트리밍 또는 온디맨드로 접근할 수 있다. Courtesy: Peloton

펠로톤 피트니스 기구로 몸을 단련하는 회원들 사이서 펠로톤 브랜드는 ‘매사에 의욕적이고 성공한 자들이 모인 엘리트 공동체’를 의미한다. 펠로톤을 소유하고 펠로톤 운동기구로 신체를 단련하는 소비자는 대체로 대도시나 중상층 교외에 거주하며 월소득중 4천 달러 가량을 라이프스타일 충족에 소비할 수 있는 자들로 프로파일링된다. 엘리트주의적 마케팅이란 비난도 받지만 소비자들이 추종・흠모하는 ‘럭셔리 피트니스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기 효과적인 전략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 
펠로톤은 2012년 창업한 뉴욕 주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이다. 2013년 킥스타터(Kickstarter)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런칭한 펠로톤은 피트니스용 정지 자전거에 스크린을 설치하여 원격으로 사용자에게 피트니스 수업을 스트리밍하는 유로회원제로 출발했다. 당시만 해도 유로회원제 컨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는 다소 새로운 제안이었지만 펠로톤의 그같은 사업 모델은 점진적인 회원수 증가와 인기를 단단히 확보해 나가기 시작했다.

진지한 운동마니아들을 주타겟으로 어필하는 ‘플라이휠(FlyWheel)’ 피트니스 스튜디오는 코로나 사태 이후 헬스공간의 물리적 운영이 어려워지자 최근 디지털화로 선회하고 있다. Image: FlyWheel homepage
진지한 운동마니아들을 주타겟으로 어필하는 플라이휠 피트니스 스튜디오는 코로나 사태 이후 헬스공간의 물리적 운영이 어려워지자 최근 디지털화로 선회하고 있다. Image: FlyWheel homepage

펠로톤의 지속적 매출 성장의 원동력은 온디맨드(on-demand) 유료 회원제다. 과거 시절 소비자들은 비디오나 DVD를 집에서 틀어놓고 따라했지만 지금은 디지털 테크와의 연계로 소비자가 원하는 때과 장소에서 운동하는 온디맨드 트렌드로 전환했다. 그같은 매출 성장을 타고 펠로톤은 작년까지 지난 3분기 걸쳐 약 4억 달러에 육박하던 고가의 마케팅 캠페인을 잠시 중단하고 당초 설립시기부터 해오던 입소문 마케팅으로 회귀하고 매출증가와 비용절감이란 이중수혜를 건졌다.

피트니스를 한 판의 즐거운 파티라고 선언하는 ‘소울사이클’ 피트니스 스튜디오는 도시 젊은 남녀를 겨냥하여 상큼한 시트러스 브랜드 로고와 상쾌한 ‘부티크 피트니스’ 환경을 조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으나 코로나 사태로 사업 규모 축소를 겪으며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다. Courtesy: SoulCycle
피트니스를 한 판의 즐거운 파티라고 선언하는 ‘소울사이클’ 피트니스 스튜디오는 도시 젊은 남녀를 겨냥하여 상큼한 시트러스 브랜드 로고와 상쾌한 ‘부티크 피트니스’ 환경을 조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으나 코로나 사태로 사업 규모 축소를 겪으며 디지털 전환을 꾀하고 있다. Courtesy: SoulCycle

펠로톤의 ‘홈 커넥티트 피트니스(home connected fitness)’ 마케팅은 전통적 피스니스 운동기구와 디지털 피트니스 트레이닝 강의를 접목시킨 펠로톤 만의 전략이다. 펠로톤의 수익 모형은 실내 페달 운동기(기기 당 가격 2천 달러 이상)와 러닝머신(treadmill, 기기 당 가격 4천 달러 이상) 운동기구 판매 외에도, 펠로톤의  유료 회원제는 혁신적 트레이닝과 동기부여 강의 컨텐츠 제작에 의존한다. 지난 2018년 펠로톤은 자체 트레이닝 영상 컨텐츠 프로덕션을 위해 디지털 음악 배분업체인 누로틱 미디어(Neurotic Media)를 인수했다.

펠로톤의 경이로운 성공에 뒤따라 디지털 홈 피트니스 사업 확장에 돌입한 에쉴론 피트니스. 유사한 피트니스 기구와 디지털 서비스를 펠로톤 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제공한다. Courtesy: Echelon
펠로톤의 경이로운 성공에 뒤쫓아 디지털 홈 피트니스 사업을 확장중인 에쉴론 피트니스. 유사한 피트니스 기구와 디지털 서비스를 펠로톤 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제공한다. Courtesy: Echelon Fitness, BusinessWire

펠로톤의 홈 커넥티드 피트니스 열풍은 코로나 위기가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는 지금도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설혹 백신 및 치료제의 개발로 코로나의 위협이 가신다고 하더라도 여러사람이 모이는 공공장소에 대한 기피증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런 추측에 미루어볼 때 긴 실내 생활 속에서 디지털화된 실내운동기구로 신체 트레이닝과 몸관리를 하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은 더 늘어날 것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했다. 운동을 통한 신체 단련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정신건강을 부여잡을 수 있는 길 중의 하나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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