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환불 2개월 걸린 안타까운 사연 ...삼성 "중고나라에 팔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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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환불 2개월 걸린 안타까운 사연 ...삼성 "중고나라에 팔아라"
  • 조아라 기자
  • 승인 2016.11.2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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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용자 A씨가 리콜결정 이후 환불받는데 두달 반, 전화만 20통 이상 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 8월 갤노트7 사자마자 폭발 논란 '멘붕이 따로없네'

8월 19일 사업파트너가 중국으로 귀국하는 길에 KT신제주직영점에서 갤노트7을 사전예약으로 구입했던 게 고난의 시작이었다. 그 사업파트너는 시원스럽게 사전예약을 결제했고 삼성페이 10만점 포인트을 받았다. 나중에 환불된 이후 이 포인트는 사라졌고 바로썼으면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8월 말로 가면서 갤노트7 폭발 및 발화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을 수령했다. 리콜결정이 나기 전이니까 8월 말이다.

◇ 9월, 베터리 교환 요청에 삼성 측 '함흥차사'

9월 2일 삼성의 전량 리콜결정이 났지만 갤노트7이 화질등 모든 면에서 맘에 들어 배터리만 교환키로했다. 그런데 배터리 교환이 쉬운게 아니었다. 직영점은 “베터리 교환은 시기가 지나야 가능하다. 그리고 베터리 교환 절차와 방법을 모른다. 어떻게 해야하는 지 본사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려달라.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베터리 교환을 다시 문의했다. 삼성은 “해당 모델의 베터리 제품이 있는지 해당 매장별로 확인해야 한다. 삼성프라자 어디든 매장에 전화를 걸어서 해당 제품 유무를 확인하고 방문 후 베터리 교환을 받으시라”라고 말했다. 나는 화가 나 “물건을 가지고 있어야지. 베터리가 있는 시기에 맞춰서 매장을 가달라는 게 말이 되냐”고 따졌다. 삼성은 “미안하다”말했다.  

이후 한 달 간 직영점에 전화를 열 번 정도 했다. 직원은 같은 말을 같았다.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베터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 한 달이 걸리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 10월, 환불요청에 또 "확인 중"

10월 10일 즈음 베터리 판매중단이 발표됐다. 13일부터 환불절차가 진행된 걸로 기억한다. 환불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5살 아이를 데리고 제주도 본가에 자주 왕래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성 문제로 환불이 낫다고 판단했다. 대리점에 전화를 걸었다. 

대리점은 중국의 지인이 카드로 결제를 했다고 수 차례 설명하고 환불하겠다고 했더니 “환불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 지 본사에 확인 후 전화주겠다”고 말했다.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11월, 하루만에 바뀐 치침, 별안간 "환불 불가"

직영점에서는 아무 연락이 없었다. 직영점에 전화를 해보니 “환불이 안 될 것 같으니 다시 와달라. 본사에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14일에 다리를 다쳐 붕대를 감고 5살 아이를 데리고 직영점에 갔다. 직영점에 “15일에 서울에 올라가야 한다”며 환불을 다시 문의하니 직영점은 “본사에서 환불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전산상 문제로 환불이 어려우니 오후 4시 이후에 다시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오후에 다시 갔다. 환불이 가능하다고 해서 갤노트7을 들고 갔다. 본인 확인을 위해 환불 통장 사본이 필요하다고해 제출했다. 

15일 서울에 도착한 다음날 직영점에서 처음으로 전화가 왔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받으니 직영점은 “카드 소유자가 중국사람이라 환불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미 수차례 중국사람 카드로 결제했다고 설명한 상황이라 직영점의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직영점은 “어제 카드 주인에게만 환불할 수 있도록 방침이 바뀌어 내려왔다. 카드를 취소해야 환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카드 주인은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지인이다. 기업 운영자에게 전화해서 카드 번호를 불러달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직영점은 “본사에 다시 확인해보겠다”고 같은 말을 반복했다. 

다음날 오전 11시 21분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대표번호로 전화해 강력히 항의하고 지난 3개월간 있었던 사정을 다시 한번 설명했다. 서비스센터는 “본인이 썼던 휴대폰임을 확인하기 위해 A/S제출용 가입원부와 휴대폰을 소지하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어디에서든 환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그런 서류까지 직접 끊어가며 환불을 받아야 하나 생각했다. 

바로 직영점에 전화를 걸어서 “본사 측에 환불이 가능한지 알아봤느냐?”고 물었다. 직영점은 “본사에 확인해보니 환불이 안 된다. 고객님이 손해보시면 안되니까 중고나라에 파시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당신같으면 폭발할지도 모르는 중고나라에서 팔면 사겠냐”고 화를 냈다. 그리고 “삼성전자에 전화했더니 환불이 된다고 하더라”고 항의하자 직영점은 “잘됐네요”라고 말하더라. 

긴 싸움 끝에 결국 이번 주중에 환불을 받기로 했다. 

이런 사례가 있는지 온라인을 찾아 봤다. 의외로 이런 일을 겪는 사람이 많았다.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환불받기 어려워 LG로 갈아탔다는 고객도 있었다. 아이가 없었으면 환불을 포기하고 그냥 사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야해서 안전을 고려해 환불을 받았다. 요즘 갤노트7 폭발 소식을 더 이상 들려 오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잊은 듯 하다. 그렇겠거니 하다가도 그 과정을 다시 생각하면 시트콤을 찍은 것 같다. 총 20번은 전화했다. 너무 길고 힘든 시간이었다. 

조아라 기자  archo@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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