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RS직 일반직 재채용 실시···'차별' 개선 물꼬?
상태바
신한은행, RS직 일반직 재채용 실시···'차별' 개선 물꼬?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0.05.20 12: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2500여명 규모···입행 만 2년 이상 대상
▲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 = 녹색경제신문 DB)
▲ 신한은행 본점 전경 (사진 = 녹색경제신문 DB)

 

신한은행이 RS(Retail Service)직군 직원들을 일반직으로 재채용한다.

해묵은 은행권 '차별'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단초가 될지 기대된다.

신한은행 RS직은 약 25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주로 창구 업무를 담당하는 '텔러'직원이라고 보면 된다.

여성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RS직군은 은행에 따라 그 명칭이 조금씩 다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LO직, 하나은행은 행원B, 우리은행은 개인금융서비스군으로 부른다.

공통된 차이가 있다면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 외에도, 임금이 일반직에 비해 60~80%까지 낮다는 점, 별도의 승진체계를 갖는다는 점, 단순직무 위주로 담당한다는 점 등이 있다.

과거 은행에는 행원과 '여행원'이 있었다.

여행원은 은행에서 오래 근무해도 승진을 해야 '행원'이 됐다.

여행원제가 은행에서 없어지기 시작한 것은 1992년부터다.

현 SC제일은행인 당시 제일은행에서 제일 먼저 구습이 폐지됐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는 은행권에도 큰 아픔을 남겼다.

3년여에 걸쳐 약 5만명의 은행원이 일자리를 잃으며, 정규직이 떠난 자리를 계약직이 메웠다.

이후 2000년대 중반 비정규직법 등으로 이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며, 다소나마 고용불안에서는 숨통이 틔였다.

하지만 비단 은행에서만이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비정규직' 문제의 깔끔한 해결이 아니었다.

오히려 고용 기간에 정함이 없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처우에 관한 논란은 안으로 곪아가고 있었던 것.

정부나 사용자는 무기계약직 전환이 '정규직 전환'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아무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앞서 RS직과 일반직의 비교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차별로 느낄 소지가 다분함에도 눈가리고 아웅 격이다.

더욱이 각 은행마다 영업점과 인원을 점차 줄여가는 판국에, 기존 RS직의 직무범위는 점점 넓어졌다.

은행노조들은 차츰 조직 내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본질 상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목소리를 언제까지 외면할 순 없었다.

무엇보다 이들 '반쪽 정규직' 직원들의 숫자가 상당했고, 이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면 조직세를 키울 수 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제였다.

가령 은행측이 비용 등의 문제로 정규직 전환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과연 어떻게 난관을 돌파할지가 관건이다.

노동조합 지도부의 가장 든든한 뒷배인 정규직 조합원들의 의견도 제각각이다.

동료의식을 앞세우는 이가 있는가 하면, 노조 지도부는 기존 정규직 조합원들의 이권을 위한 활동에 매진하라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나 은행권의 임금수준이 높아지며 우리 사회 고스펙자들이 입행하자, 오히려 노-노 갈등의 소지가 다분했던 것.

일반직 신입 직원들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입행한 자신들이 오히려 역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의견을 낸다.

대부분 은행들이 우선 복리후생과 관련한 사안들을 일반직과 동일하게 맞추는 것으로 한 걸음씩 내딛었다.
 
또 앞서 언급한 다양한 명칭의 별도 직군을 신설해 이들의 노동조건을 점차 일반직과 끌어맞추는 방법을 택했다.

신한은행의 이번 재채용 계획도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논란을 피해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번 일반직 채용 대상은 입행 만 2년 이상에 해당하며, 필수 자격증으로 ▲증권·파생 등 펀드 2종 ▲생명·손해·제3보험·변액 등 방카슈랑스 4종이 있어야 한다.

또 2020년 직무베이직 RS직 과정 중 수신, 여신, 외환 전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전형절차는 지원서 접수 후 NCS직업기초능력, 직무수행능력평가 필기시험을 치른다.

이후 실무자면접과 최종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하게 되는 것.

이들은 입문연수 과정 역시 신입 직원들처럼 받게 된다.

구체적 일정은 추후 확정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이야기되던 '전환'과는 다른 프로세스"라며 "지원 접수가 시작되지 않아 아직 구체적인 채용 규모에 대해 언급되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